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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알고 있다

고양이는 알고 있다

  • 전성희
  • |
  • 사계절출판사
  • |
  • 2015-08-13 출간
  • |
  • 120페이지
  • |
  • ISBN 9788958288916
★★★★★ 평점(10/10) | 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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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글쓴이의 말
빅토리아는 알고 있다
너로 정했어!
낯익은 목소리
토리를 만난 적 있나요?
고양이 따라 하기
선생님의 고백
도둑고양이
보리의 인사

도서소개

《거짓말 학교》, 《난 쥐다》, 《요괴 소년》 등 그동안 주로 그로테스크한 작품으로 아이들이 처한 세계의 어두운 단면에 천착해 온 전성희 작가는 신간 『고양이는 알고 있다!』를 통해 보다 가벼운 소재, 톡톡 튀는 문장, 발랄하고 다채로운 이야기로 친구, 부모, 형제자매와 갈등을 겪는 아이들의 현실적이고도 평범한 일상을 그린다.
짧은 책 소개
『고양이는 알고 있다!』는 현실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선과 기이하고도 흡인력 있는 이야기로 독자를 사로잡고 있는 전성희 작가의 동화 여덟 편을 담고 있다. 마음을 다 내줄 것처럼 다정하게 굴다가도 어느 순간 날을 세우고 쌩하니 뒤돌아서는 고양이의 묘한 습성을 예리하게 포착하여, 친구 사이 혹은 형제자매나 부모 자식 간에 존재하는 ‘관계와 소통의 어려움’에 대해 다채롭게 그리는 동화집이다. 때로는 귀엽고, 때로는 밉살스러운 고양이의 모습을 세련되고도 따뜻하게 재현한 손지희 화가의 그림이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알쏭달쏭 알다가도 모르겠는 너. 너란 녀석은 바로…… 고, 양, 이!
사계절 아동문고 여든일곱 번째 책 『고양이는 알고 있다!』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 관계를 맺고 서로 소통하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경우의 수를 ‘고양이’의 습성에 빗대 그린 동화집이다. 타인과 타인이 만나 낯섦과 두려움을 극복하고 점점 서로를 이해하기까지의 과정을 담담하게 그리면서,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가 이어질지 계속해서 궁금증을 갖게 한다. 신비로운 동시에 조금은 두렵기도 한 고양이에 대한 이미지를 섬세하게 포착하여 모든 이야기에서 저마다 독특한 고양이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신선하다.
서로 다툰 후 친구와의 통화가 조금은 어색하고 불편해져 버린 아이의 심리를 섬세하게 다루는가 하면, 꼬리 끝만 하얀 고양이가 나오는 꿈을 동생과 공유하게 되면서 얄밉고 귀찮던 동생을 비로소 이해하게 되는 아이를 통해 형제자매 간의 관계를 그리기도 한다. 또 늘 공부 타령뿐인 엄마 대신 차라리 고양이와의 대화를 선택한 아이, 도둑고양이의 실체를 밝히며 새엄마와 아빠로부터 받은 상처를 치유해 가는 아이, 이것저것 참견하는 엄마와 얄미운 동생에게 나 대신 야유를 보내 주는 고양이가 그저 신통방통할 따름이라 여기는 아이도 만날 수 있다. 특히, 우연히 가까워진 길고양이가 안내하는 곳까지 따라간 아이가 겪게 되는 기묘한 이야기는 기존의 동화에서 좀처럼 느낄 수 없는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고양이를 소재로 다양한 인간관계를 다채롭게 그린 단편동화 여덟 편을 만나 보자.

고양이를 통해 ‘나’와 ‘너’의 관계를 들여다보고 진심으로 소통하기
「빅토리아는 알고 있다」에서 주인공 세연이는 고양이 ‘빅토리아’ 덕분에 엄마의 이야기 속에 숨은 거짓을 귀신처럼 골라낸다. 세연이의 마음은 조금도 몰라주고 늘 이것저것 참견하는 엄마와 얄미운 동생에게 세연이 대신 야유(?)를 보내는 고양이를 만날 수 있다.

엄마는 아무리 자식이라도 사생활을 존중해야 하고 가족 사이에도 지켜야 할 예의라는 게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니 세연이는 화장실에 갈 때도 휴대 전화를 가져갈 수밖에 없다.
“네가 잘못 기억하는 거겠지. 난 네 방에 들어간 적도 없어.”
엄마는 냉장고에 붙여 둔 메모지를 확인하고 있다. 여전히 세연이에게는 눈길을 주지 않는다.
“아우, 아우.”
빅토리아가 엄마를 보고 울었다. 꼭 “아유, 아유.” 하고 야유하는 것만 같다. “아유, 아유, 거짓말.”이라고.
세연이는 빅토리아가 꼭 자기편을 드는 것 같아 기분이 조금 좋아졌다. - 본문 12쪽

“아우, 아우.” 하며 목을 빼고 우는 고양이의 모습에는 단짝과의 비밀을 공유하는 일기장을 엄마가 몰래 훔쳐보는 것도 물론 싫지만, 보지 않았다고 잡아떼는 게 더 싫은 아이의 마음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너로 정했어!」의 길고양이 숙자는 어김없이 나를 기다린다. 떠돌이 생활에 지친 모습이 역력하지만 절대로 집 안에는 들어오려 하지 않는 가여운 녀석. 여느 날처럼 날 따라오겠거니 했는데, 숙자는 웬일로 앞장서서 재개발 지역의 으슥한 건물로 나를 이끈다. 녀석을 따라 건물 엘리베이터에 들어선 순간, 속이 울렁거리고 어지러워 서 있는 것조차 힘이 드는데. 정신을 차려 보니 나와 고양이의 영혼이 바뀌어 버렸다. 이대로 죽을 때까지 고양이로 살아야 할까? 이젠 어디로 가야 하는 거지? 원래의 나로 돌아가는 방법은……? 가엾게 여기던 길고양이를 따라갔다가 겪게 되는 오싹한 이야기가 진한 여운을 남긴다.
「낯익은 목소리」의 나은이는 지은이와 다툰 게 못내 맘에 걸려 먼저 전화를 걸어 본다. 그런데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친구의 목소리가 이상하게 낯설다. 정말 내 친구 지은이가 맞는 걸까? 지은이가 아니라면, 혹시 고양이 ‘비비’?

나은이는 휴대 전화에서 얼굴을 떼고 잠시 숨을 골랐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은이 같지가 않았다. 누가 지은이 흉내를 내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너 지은이 아니지?”
“너 누구한테 전화했는데?”
“지은이한테.”
“그래 놓고 왜 아니래?”
평소 지은이 말투와 조금 다르지만, 계속 듣다 보니 비슷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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