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은 모두 알지만 우리는 몰랐던 고전
격언 한마디에 담긴 인생의 지혜
《증광현문(增廣賢文)》은 《명심보감》, 《채근담》과 함께 동양의 3대 격언집으로 꼽히는 책이다. 중국 고전 속 격언이나 중국에서 예전부터 내려오는 속담 등을 모아 묶은 《증광현문》은 명나라 때부터 자녀들을 계몽하는데 사용되었고, 중국에서 필독서로 읽혀 왔다.
이 책 《증광현문의 지혜》는 《증광현문》에서 가려 뽑은 365가지 구절과 함께 먼 옛날의 격언을 현대인의 입장에서 어떤 식으로 접근하고 이해하면 좋을지 다양한 이야기 형식으로 깨달음을 주고 있다. 구절마다 세상 만물의 이치를 함축적인 비유로 표현하여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의 마음가짐이나 사람을 대하는 자세 등 선현들의 처세에 관한 가치관을 배울 수 있다. 수백 년 동안 인생에 대한 지혜를 전하는 데 사용되어진 문구들을 한 구절씩 매일 음미하다 보면 현명하게 세상을 살아갈 방도를 깨우치게 될 것이다.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 말하는 것보다 듣기가 더 중요하다. 중국의 사상가인 ‘순자’ 역시 “쓸데없는 말과 급하지 않은 일은 그만두고 다스리지 말라”며 말의 가벼움에 대해 충고했다. 말은 하기보다 하지 않는 것이 더 어려운 법이다. (17p)
시대가 변함에 따라 그 시대가 필요로 하는 사람도 달라진다. 시대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역행하는 자는 더불어 살아가기 힘들어진다. 시대가 흘러가는 것은 자연의 이치이자 순리이다. 가는 것을 보내 주고, 오는 것을 반가이 맞이하여야 과거라는 시간을 발판 삼아 나아갈 수 있다. 그렇게 손에 쥔 것을 놓아야만, 새로운 것을 쥘 수 있는 법이다. (40p)
입에서 나오는 비밀을 함부로 말하는 것은 도적에게 문을 열어주는 것과 같다. 정신과 생각에 중심을 갖지 못하면 집안에 도둑이 든 것이나 마찬가지다. 주인인 본심이 정신을 차리고 또렷이 깨어 입을 지키고, 굳건히 자리를 잡고 있으면 모름지기 이러한 적들도 쉽사리 넘볼 수 없을 것이다. (51p)
선행은 아무리 베풀어도 그 이로움이 바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그것은 마치 풀 속의 동아와 같아서 모르는 사이에 저절로 싹이 터 자라난다. 악행은 아무리 저질러도 그 손해가 바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그것은 마치 뜰 앞의 봄눈과도 같아서 반드시 모르는 사이에 녹아 추함이 드러나게 된다. (63p)
중국의 ‘견딜 내(耐)’라는 글자에는 ‘산에 오르려고 험한 비탈길을 견뎌 내고 눈길을 걸으려면 위험한 다리를 견뎌 내라’는 뜻이 숨어 있다. 만약 험한 인정과 울퉁불퉁한 세상길을 이 ‘내(耐)’ 자 하나로 지탱해 나가지 않으면, 가시덤불과 구렁텅이에 빠지지 않을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83p)
맹자는 아무리 곤궁한 상황이라 하더라도 자신이 지닌 예를 다하여 신념을 즐겁게 추구한다면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삶을 살 수 있게 된다는 말을 덧붙였다. 내 머릿속을 채우는 근심거리들을 끌어안고, 머리를 싸맨다 한들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한다면 그것들이 더 이상 근심으로 남지 않게 될 것이다. (137p)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그 일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모른다. 작은 친절 하나가 어떤 보상이 되어 돌아올지 모르는 법이며, 작은 악행 하나가 큰 파도가 되어 날 집어삼키게 될지 모르는 법이다. 작은 일이든 큰일이든 선행은 할 수 있을 때 하는 것이 좋으며, 사소한 일이든 무거운 일이든 악행은 하지 않는 것이 제일이다. (167p)
책을 읽는 것만큼 고귀한 일도 없을 것이다. 책은 저자의 시간과 경험을 대신 습득할 수 있는 최고의 도구다. 몇 년, 또는 평생의 경험을 한 권의 책으로 대신 체험하고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대가 시간을 가장 유용하고 알차게 보내는 방법을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독서를 권하겠다. 세상의 모든 질문과 답이 책에 담겨 있으니 말이다. (232p)
손자병법에 보면 ‘가장 좋은 승리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잘 싸우고 대처를 훌륭히 한다 하더라도 싸움이나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는 의미이다. 문제가 일어난 다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하는 삶을 산다면 인생의 걱정을 크게 덜 수 있다. (320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