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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로 간 자전거

달로 간 자전거

  • 양진채
  • |
  • 문학나무
  • |
  • 2017-12-18 출간
  • |
  • 256페이지
  • |
  • 128 X 190 mm
  • |
  • ISBN 979115629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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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스마트소설은 오늘날 현대인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는 스마트폰과 소설의 결합을 시도하는 새로운 변환의 문학 장르라고 할 수 있다. 둘의 만남을 위한 조건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크게 세 가지이다. 우선 고려해야 할 점은 적절한 분량이다. 독자가 짧은 시간에 완독이 가능한 분량이 적당하다. 두 번째로 스마트소설은 무엇보다 압축미와 간결미를 지녀야 한다. 잘 만들어진 광고 카피가 수천 마디의 말보다도 더한 힘을 발휘하듯이, 스마트폰에 들어간 소설은 짧은 분량 안에 문학이 지닌 통찰과 혜안을 담아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각종 실험적인 기법이 총동원될 수밖에 없다. 또한 압축미와 간결미를 위해서는 문체상의 혁신도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는 강렬한 시사성을 지녀야 한다. 또한, 끝내 포기할 수 없는 것은 문학적 품격이다. 양진채 소설가의 『달로 간 자전거』는 이러한 스마트소설의 세계를 시적 이미지와 서사로 낯설고도 완벽하게 구현해내고 있다.

짧은 소설은 대개 시의 원리를 품고 있다. 이 책에 수록된 양진채의 짧은 소설들에도 물론 시적 착상이 잘 드러나 있다. ?껌?을 먼저 읽어보자. 누군가가 건넨 추억 속의 껌 ‘쥬시 후레쉬’를 입에 밀어 넣은 순간, 그 껌을 손에 쥐어주었던 누군가의 손길이, 이어 그 껌을 달라고 해서 손에 받아가던 또 다른 누군가의 야무진 손길이 떠오른다. 그 껌은 언젠가 ‘나’에게 ‘닿았던’ 것이다. ‘나’는 인생의 여분과도 같은 알츠하이머 병의 시간을 껌을 씹으며 버티던 노교수를 떠올려버린 것이다. 그때 노교수가 씹고 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궁금했던 나에게 ‘껌’은 베트남어로 ‘밥’이라는 가이드의 말이 들려온다. 그때 껌과 밥이 ‘닮았다’는 것이 불현 듯 머리를 친다. 그것들은 달다. 그러고 보면 껌을 밥처럼 씹었던 노스승은, 남은 삶의 시간을 채워내는 껌의 달콤함을, 지난 삶의 시간을 지탱해 온 밥의 달큰함으로 바꾸어 느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아니, 바꾸어 말하면 그는 그 시간을 씹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남은 시간을 껌 삼아, 지난 시간을 밥 삼아, 곱씹고 있었는지 모른다. 껌과 밥과 우리 생의 시간은 꼭 ‘쥬시 후레쉬’ 맛으로 ‘닮아’ 있는 것이다.
「달로 간 자전거」 역시 ‘닮은’ 것에 대한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자전거 바퀴를 보면 ‘나’의 마음에는 늘 그것과 꼭 ‘닮은’ 달이 떠오른다. 그리고 자전거를 보면 ‘나’는 끝내 한 사람을 더 떠올리고야 만다. 늘 자전거를 어루만지던, 자전거를 조립하거나 수리하는 손길이 더없이 익숙하던, 자전거의 곁에 있던 그 사람. 자전거와 ‘닿아’ 있던 그 사람. 마음속에서 달과 자전거, 그리고 자전거포 그 사람은 하나가 된다. ‘닮음’과 ‘닿음’의 마음의 길이 훤히 보인다. 그런데 그 마음 길은 이내 모양을 바꾼다. 자전거, 그 사람, 그리고 달이라는 또 다른 연결고리. 영화 속 자전거를 타고 달 너머로 날아가던 아이들의 모습을 그 사람은 오래 기억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그 사람도 자전거를 타고 달 속으로 일찌감치 떠난 것이다. 자전거와 그 사람과 달은 ‘닿아’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나’의 마음속에는 자전거와 그 사람과 달이 ‘닮아’ 있을 터이다. 어떤 ‘먼 환함’으로, 아니 ‘멀리 있어 환한’ 어떤 것으로 여겨질 터이다. 마음 길은 조금씩 마음을 바꾸며 이어져간다. 그 길을 따라가는 것이 바로 소설이다.
?연희, 여름」은 산책하는 이야기이다. 산책이란 ‘닿아’ 있는 길을 따라 춤을 추듯 발길을 옮기는 것이다. 길을 따라가면서, 그 다음에는 무엇이 나오나, ‘닿아’ 있는 것들로 가볍게 눈길을 옮기는 것이다. ‘나’의 이 발길, 눈길을 따라가다 보면 홍제천변의 풍경이 펼쳐진다. 어느 날에는 운동기구를 이용하고 있는 사람을 보기도 하고, 어느 날에는 봉고차에서 채소를 내리고 있는 사람을 마주치기도 한다. 발밑에 자색 양파 하나가 굴러오기도 하고, 땡감들이 떨어진 것을 보기도 한다. ‘나’의 마음은 차분하다. 발길, 눈길에 와 ‘닿는’ 것들을 그저 조용히 바라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홍남교자전거대여소앞’라는 버스정류장을 보게 된다. 둘러보아도 자전거대여소라 할 만한 곳은 찾지 못했다. 지나간 시간에 대한 사람들의 기억을 담고 있는 정류소인지도 몰랐다. 그러니 천변길은 어디까지 ‘닿아’ 있는 것일까, 몇 십 년 전, 아니 백 년 전의 아득한 시간에까지 ‘닿아’ 있는 것일까. 그러고 보니, 아득한 생의 기억들이 그대로 흔적을 남기고 있는 도시 천변의 거리로 무작정 나선 ‘나그네’가, 곧 소설가와 ‘닮아’ 있음을 알게 된다. 저 구보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서도 산책하는 소설가가 등장하듯이, 산책이란 본래 소설가의 일이기도 하다(산문은 본래 은유보다는 환유에 가까운 것이라 했다). 이 산책자-소설가는 산책길에 “아직 여물지 않아 둥근 것들”을 주워올리기도 하는 것이다. 세상에 구르는 무수한 생의 기억들, 보나마나 ‘떫은 맛’을 머금은 생의 파편들을 하릴없이 줍는 일로 살아가는, 그 덧없는 보람으로 숨 쉬는 것이 곧 소설가가 아니겠는가.
한편 ‘달개비꽃’을 모아다 빛깔 고운 잉크를 만들어 연서를 쓰는 것이 시인의 일이라 해보자. 어쩐지 그것은 소설가인 ‘나’의 일과는 다른 것만 같다. 그러나 조금은 달라 보이더라도 결국은 꼼짝없이 같은 것이 바로 시의 일과 소설의 일이다. ‘연희’에 머무르게 되면 ‘연희’를 어느새 연인처럼 사랑해버리는, 백 년 전부터 있었던 이 시장통과 몇 십 년 전에 다니던 자전거대여소를 언제까지 잊지 못해 그리워하는 그 마음, 다정한 ‘연희백련’의 마음, 그것이 우리가 어쩌지 못하는 시와 소설의 마음 아닌가. 우리네 몸을 대고 비비던, 우리가 ‘닿은’ 것과 우리네 삶을 그대로 닮아 덜 여물고 둥근, 우리를 ‘닮은’ 것에 마음을 주어버리는 것이, 그것이 바로 우리가 끝내 버리지 못하는 문학의 그 마음 아닌가. 그 마음 씀씀이를, 우리는 양진채 작가의 소설 속에서 다시 확인한다.

양진채 작가의 소설은 그리하여 ‘흥남자전거대여소’를, 그 어떤 추억의 자전거포, 비밀의 자전거포와도 같다. 정겨운 그곳을 ‘닮아’ 있고, 흔적뿐인 그곳에 ‘가닿아’ 있다. 그 소설을 읽으며 우리의 마음은 덩달아 바쁘다. 그가 보여주는 마음길을 따라 자전거의 바퀴처럼 둥그런 마음의 바퀴를 바지런히 굴리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우리 마음속에는 훤하지만 우리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어떤 천변길에 이르러 있다. 분명 우리가 아는 곳인데 우리가 처음 온 그곳, 우리네 마음을 꼭 ‘닮아’ 있지만 우리가 잃어버린 그곳, 우리네 삶과 꼭 ‘닿아’ 있지만 우리가 잊어버린 그곳, 그 기억의 천변, 꿈속의 길로 그녀의 자전거는 우리를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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