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담기 close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았습니다.

백제의 신검 칠지도

백제의 신검 칠지도

  • 손주현
  • |
  • 푸른숲주니어
  • |
  • 2017-12-26 출간
  • |
  • 120페이지
  • |
  • 165 X 227 X 9 mm /247g
  • |
  • ISBN 9791156751557
판매가

12,800원

즉시할인가

11,520

배송비

2,300원

(제주/도서산간 배송 추가비용:3,000원)

수량
+ -
총주문금액
11,520

※ 스프링제본 상품은 반품/교환/환불이 불가능하므로 신중하게 선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출판사서평

백제인의 야심과 지혜로 벼린 칼, 칠지도
일곱 개의 칼날이 하늘로 치솟아 있는 칠지도. 엄마 아빠가 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국사책에 흑백사진으로나 실리던 이 칼이 요즘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그리고 웹툰에까지 어마어마한 화력을 지닌 무기로 등장하고 있다. 사람으로 치면 나이가 1600살쯤은 되어 전설에나 등장할 법한 칼인데……, 대체 어떤 매력이 있어 지금까지 우리 앞에 불쑥불쑥 되살아나는 것일까?
뿐만 아니라 칠지도는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뉴스에 나오는 단골손님이기도 한다. 바로 우리나라와 일본의 고대사를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서 100년 가까이 논쟁의 주인공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백제의 신검 칠지도》는 이처럼 들여다볼수록 재미난 내력을 지닌 칠지도를 둘러싸고 펼쳐진다. 그 무대는 탄탄한 외교력으로 백제의 전성기를 연 근초고왕 시대. 얼떨결에 대장장이 조수가 되어 버린 귀족 소년 근차가 백제와 왜의 친교를 방해하려는 고구려 첩자로부터 칠지도를 구해 내는 재기 넘치는 모험담이 펼쳐진다. 겉보기에는 투정이나 부리는 철부지 같지만, 알고 보면 속 깊고 야무진 이 열한 살 소년은 독자를 백제 최고의 철기 공방으로, 야심찬 백제의 외교 현장으로 발길을 이끈다.
근초고왕은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삼국 시대 3대 정복왕으로 꼽힐 만큼 대단한 전술가인 한편, 그 누구보다 빨리 한반도 밖으로 시선을 돌려 서해안 교역로를 개척한 뛰어난 외교 전략가였다. 《삼국사기》에서는 그를 ‘드넓은 식견’을 지닌 군주로 평가했을 정도.
당시 백제는 선진 문물을 왜에 전파해 백제 편으로 만들고자 했고, 칠지도 속에는 그런 백제인의 시대정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말하자면 단순히 쇠붙이로 만든 칼이 아니라 야심과 지혜로 벼린 칼이랄까? 백제는 칠지도라는 검 한 자루로, 오늘날로 치면 IT와 맞먹을 첨단 철기 기술을 뽐내면서 왜라는 든든한 아군까지 얻은 셈이니 말이다. 그럼 이제 막 칠지도의 탄생을 앞두고 있는 삼국 시대 외교 강국 백제를 만나러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누더기를 입은 귀족 소년, 백제 최고의 철기 공방에 가다
세상의 배란 배가 다 모인 것처럼 북적북적한 한나루. 열한 살 근차는 이곳에서 아버지, 그리고 왕인 박사와 함께 막 여행을 시작할 참이다. 근차네 아버지는 백제에서 가장 높은 벼슬인 좌평인데, 이번에 어라하(임금)의 특명을 받았다. 바로 왜에 보낼 특별한 선물을 만들어 오라는 것! 목적지는 백제 최고의 대장장이, 탁소 장인이 살고 있다는 쇠펭이 마을이다.
그런데 쇠펭이 마을에 도착해 배에서 내린 직후, 요상한 일이 벌어진다. 근차가 해변에서 물놀이를 하는데 난생처음 보는 쇠펭이 마을 아이들이 짓궂게 장난을 걸며 다가오더니 근차더러 쇠사리라고 불러 대는 게 아닌가? 근차가 그게 누구냐고 하자, 아이들은 제 이름을 가지고 아니라고 우긴다며 퉁을 놓더니 근차에게 펄을 잔뜩 뒤집어씌우고는 깔깔대며 도망쳐 버린다.
혼자 바닷가에 남겨진 근차는 고이 벗어 둔 비단옷이 사라진 걸 뒤늦게 알아차린다. 모래사장에는 땟국이 줄줄 흐르는 누더기가 한 벌 뒹굴고 있고……. 하는 수 없이 누더기를 주워 입은 근차는 아까 그 녀석들의 발자국을 뒤쫓는다. 비단옷을 훔쳐간 그 녀석들을 혼쭐내 주리라 마음을 먹고서…….
쇠펭이 마을로 가 보니 망치 소리, 기합 소리, 노랫소리가 뒤섞인 요란한 난리통 속에 신나게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그곳 사람들은 모두 근차를 향해 쇠사리라고 부른다. 아마도 이 마을에 근차와 똑 닮은 쇠사리라는 아이가 살고 있었던 게 아닐까?
근차는 일꾼 아저씨에게 또 어디서 게으름을 피우다가 왔냐고 호되게 꾸지람을 듣고 하룻저녁 내내 덩이쇠를 두드리는 벌을 받는다. 아뿔싸, 귀족 도련님이 눈 깜짝할 새에 대장간의 심부름꾼이 되어 버린 것이다!

위기에 빠진 천하 명검, 칠지도를 지켜라!
근차는 아버지가 묵고 있는 태수(마을의 수령)의 집에 숨어들었다가 그곳에서 자신과 똑같이 생긴 쇠사리를 목격한다. 때마침 한성에서부터 달려온 심부름꾼이 들이닥쳐 다급하게 전갈을 읊는다. 신물에 관한 정보가 샜는지 고구려와 신라 쪽 움직임이 수상하니 조심하라나? 그 바람에 우르르 몰려온 병사들 눈에 띈 근차는 항변도 제대로 못 해 본 채 문밖으로 쫓겨난다.
마을을 탈출하는 일도, 아버지와 왕인 박사를 뒤쫓는 일도 번번이 실패만 하는데, 설상가상 돌아가신 어머니의 유품인 가락지까지 도둑맞는다. 게다가 그 범인은 신물을 제작 중인 대장간에 잠입한 첩자일 가능성이 무지무지 높은데……. 근차는 이대로 쇠펭이 마을을 떠날 수 없다며 첩자가 또다시 대장간에 나타나길 기다려 보기로 마음먹는다.
며칠 전만 해도 발에 진흙이 달라붙을까 걱정하느라 바다에 들어가는 것조차 꺼려할 만큼 곱게만 자라 온 아이였지만 이제 근차는 달라졌다. 숯을 져 나르고, 물을 긷고, 수건을 빨며 온갖 고된 일도 손수 해 나간다. 묵묵히 일하는 모습을 지켜본 탁소 장인은 신물을 만드는 동안 곁에 둘 심부름꾼으로 근차를 지목하고, 근차는 그 덕분에 칠지도가 탄생하는 순간을 지근거리에서 목격하게 된다.
탁소 장인이 혼신을 다해 만든 칠지도. 검신에 새긴 글귀처럼 “온갖 적과 병”을 물리칠 듯 성스러운 기운이 가득한 게 천하 명검이 따로 없다. 근차의 마음속에는 이제 한 가지 결심이 더 싹튼다. 가락지 때문만이 아니라도, 칠지도를 지켜내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첩자를 잡고야 말겠다는! 마침 왕인 박사가 건네 준 중국 한나라 시절 역사책에 나오는 이야기를 곰곰이 되씹던 근차의 머릿속에 마침내 한 가지 꾀가 떠오르는데…….
과연 근차는 칠지도를 지켜낼 수 있을까?

지혜로운 외교력이야말로 국력!
이야기 속에는 삼국 시대 첨단 기술을 그러쥐고 칠지도를 만들어 낸 제철 장인, 그런 기술을 뽐내 이웃 나라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을 정도로 지략이 뛰어났던 군주, 그 군주의 계획을 한마음으로 도왔던 한류 전도사가 두루 등장한다. 바로 근초고왕, 탁소, 왕인 같은 백제 외교의 아이콘들이 등장인물로 생생하게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이다.
이야기는 칠지도를 들고 바다를 건너간 백제 사신들이 왜의 민중으로부터 따뜻한 환영을 받는 축제 장면에서 막을 내린다. 근차의 아버지는 그 길을 따라나서는 아들에게 백제가 강력해진 진짜 비밀을 들려준다. 베풂으로써 성장해 나가는 문화 전파국 백제다운 비밀을.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열면 그 세상을 지배할 수 있는 법이다. 우리 백제인은 가진 것을 나누고, 상대의 마음을 얻어 더 강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작가의 말’에서 지은이는 이렇게 묻고 있다. “세계는 하나라는 요즘, 우리들의 마음은 활짝 열려 있을까?” 세상을 향해 활짝 연 마음으로 신분의 벽도, 국경의 벽도 넘어서, 한 걸음 성큼 나아가는 백제 소년의 이야기는 먼 과거를 배경으로 하지만 우리 아이들이 나아갈 미래 또한 그려 보이고 있다.
물론 칠지도는 한일 양국의 팽팽한 역사 분쟁에서 절대로 빠질 수 없는 뜨거운 쟁점이다. 칠지도에 새겨진 글귀를 두고 일본은 진상품이라고 주장하고, 반대로 우리나라는 하사품이라고 반박하는 진실 공방이 그 핵심이다.
하지만 이 역사 동화는 1600여 년이라는 긴 세월에도 결코 녹슬지 않는 보다 본질적인 의미에 다가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칠지도가 양국 간의 신뢰와 우정을 담아 낸 칼이라는 점이다. 백제와 왜의 뿌리 깊은 교역 관계는 긴 역사 속에서 양국이 결코 적대적이지만은 않았다는 점을 일깨운다.
최근 뉴스를 켜면 ‘동북아 신냉전 시대’라는 말을 자주 접하게 된다. 북한의 폭탄선언을 받아치는 미국 정부의 한마디 한마디가, 또 우리 정부가 일본이나 중국과의 회담에서 맞닥뜨린 갖가지 사건 사고가, 그 어느 때보다 큰 관심사다.
《백제의 신검 칠지도》는 그처럼 불안정한 동아시아의 국제 정세와, 나날이 극심해지는 반일 분위기 속에서 더욱 사무치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것은 지혜로운 외교력이 곧 국력이라는 사실이다.
우리 어른들은 흔히 약자의 도덕적 우월성에 사로잡혀 일제를 비난하는 데 몰두해 일본이라는 나라 자체를 깎아내리기에 몰두하곤 한다. 이 작품은 그러한 역사관에서 한발 물러서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바탕으로, 또 포용력 있는 시선으로 우방 국가를 바라보는 균형 잡힌 시선을 길러 줄 것이다.

■ 내용 소개
쇠펭이 마을 아이들

아버지를 따라 철제 무기와 농기구를 만든느 쇠펭이 마을로 간 근차. 물놀이를 하다가 쇠펭이 마을 아이들을 만났다. 아이들은 처음 보는 근차더러 쇠사리라고 부르며 스스럼없이 장난을 건다. 영문을 모르는 근차는 귀족의 자제답게 목소리를 죽 깔고 호통을 쳐 보지만, 이들은 눈 하나 꿈쩍 않는데……. 도대체 왜 근차더러 쇠사리라고 부르는 것일까?

“이놈들! 누구더러 자꾸 쇠사리라는 거야? 난 쇠사리가 아니란 말이다!”
근차가 정색을 하며 소리를 지르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뚝 그쳤다. 아이들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으며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야, 재미없거든. 장난칠 게 따로 있지. 제 이름을 가지고 아니라고 빡빡 우길 건 또 뭐야? 가자, 가! 저렇게 시답잖은 농담에는 모른 척하는 게 장땡이야.”
아이들이 우르르 물 밖으로 나갔다. 그 바람에 너른 바다에 혼자 남게 되자 근차는 더럭 무섬증이 일었다. 그래서 물가로 어기적어기적 따라 나가다가, 물이 무릎쯤 닿는 곳에서 우뚝 멈춰 섰다.
이대로 물밖에 나갔다가는 발바닥에 펄이 잔뜩 묻을 터였다. 근차는 아이들을 큰 소리로 불러 멈춰 세우고는, 평소에 배운 대로 굵고 엄한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다.
“여봐라! 그냥 가지 말고 이리로 와서 나를 업거라. 거기, 가장 덩치가 큰 너! 네놈이 업으면 되겠구나.”
덩치 큰 아이가 입을 밉살스럽게 삐죽대며 대꾸했다.
“누가 누굴 업어? 이 녀석이 갈수록 헛소리가 심해지네? 우리가 대장 대접 좀 해 주니까 이젠 귀족 행세까지 해? 옜다, 이놈아! 한번 된통 당해 봐라.”
아이는 두 손 가득 펄을 퍼 올려서는 근차 얼굴에 마구 문질렀다.
“아니, 이게 무슨 짓이냐?”
다른 아이들도 두 손 가득 펄을 퍼서는 근차에게 마구 던졌다. 그러더니 저희끼리 깔깔대며 쏜살같이 도망쳤다. -28~30쪽에서

나와 꼭 닮은 아이
아버지가 계신 태수의 집으로 숨어든 근차는 그곳에 자신과 똑 닮은 아이가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다. 그리고 그 아이가 바로 쇠사리라는 사실을 직감한다. 하지만 제대로 따져 묻고 상황을 바로잡기도 전에 병사들이 들이닥쳐 근차를 쫓아낸다. 그러는 사이, 한양에서 온 심부름꾼이 첩자가 신물을 노리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다.

잠시 뒤, 연못이 있는 정원이 나왔다. 연못가에는 비단옷을 입은 남자아이가 쪼그리고 앉아 울상을 짓고 있었다. 근차는 눈에서 불이 확 이는 것 같았다!
‘내 행세를 하고 있는 놈이잖아!’
근차는 다짜고짜 달려가 녀석의 목덜미를 잡아챘다.
“네 이놈! 감히 내 옷을 훔쳐 입고 내 행세를 해? 네가 쇠사리지?”
목덜미를 붙잡힌 아이의 눈이 순식간에 왕방울만 해졌다. 그 순간, 놀란 건 근차도 마찬가지였다. 생김새뿐 아니라, 키도 몸집도 자기를 쏙 빼닮았다. 사람들이 착각할 만했다.
“너, 너, 너는…….”
쇠사리가 근차의 손을 뿌리치고 뒷걸음질을 쳤다.
바로 그때, 집 밖에서 다급하게 말발굽 소리가 울리더니, 대문이 부서져라 큰 소리를 내며 화르르 열렸다. 심부름꾼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병사의 안내를 받아 급히 안채로 달려 들어왔다. 하인들도 무슨 일이 났나 궁금한 모양인지 우르르 뒤쫓아 왔다.
근차는 쇠사리를 붙잡고 얼른 벽 뒤쪽으로 몸을 숨겼다.
“좌평 어르신! 한성에서 전갈이 왔습니다.”
“무슨 일인가……?”
안채 문이 열리며 방 안에서 생기라고는 쥐뿔만큼도 없는 목소리가 나직이 흘러나왔다.
‘아버지!’
근차는 저도 모르게 입속으로 웅얼거렸다.
“신물에 관해 정보가 새났는지 북쪽과 동쪽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합니다. 여기, 서찰이옵니다!” -50~52쪽에서

신물을 노리는 자
쇠펭이 마을을 둘러싼 팽팽한 긴장감은 단지 신물, 즉 칠지도를 만드는 일 때문만이 아니다. 바로 어딘가에 첩자가 숨어 있기 때문! 첩자는 대장간에 숨어들어 동태를 엿볼 뿐 아니라, 근차의 소중한 보물인 어머니 가락지까지 훔쳐 갔다. 신물을 만드는 대장장이 탁소 장인도, 어머니의 유품을 도둑맞은 근차도 시름이 깊어만 가는데…….

대장간 뒤편 수풀 속에서 검은 그림자가 뛰쳐나오다가 근차하고 턱 부딪쳤다. 얼마나 세게 부딪쳤는지 근차는 뒤통수를 바닥에 세게 찧고 말았다. 그와 동시에 그림자 역시 뒤로 발라당 넘어졌다.
하지만 오뚝이처럼 금세 벌떡 일어섰다. 자세히 보니 얼굴에 복면을 쓰고 있었다.
그림자가 근차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왔다. 그러더니 짧은 칼을 꺼내 근차의 목에 겨누었다. 복면 위로 보이는 눈빛이 날카롭게 번뜩였다. 근차는 눈을 질끈 감았다.
한참 있다 눈을 떠 보니, 그림자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근차는 벌떡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때 뭔가 허전한 기분이 들어 목 주위를 손으로 더듬었다.
‘어머니 가락지! 가락지가 사라졌다!’
정신이 아득해졌다. 눈물이 쏙 들어갔다.
“괜찮으냐?”
탁소 장인이 다가와 근차를 일으켜 주고는 혼잣말을 하듯 중얼거렸다.
“다행히 사라진 것은 없구나. 덩이쇠도 그대로 있고. 만약 그놈이 고구려나 신라의 첩자라면 신물이 다 만들어질 때까지 몇 번이고 다시 찾아올 것이다. 큰일이로구나. 날짜를 맞추려면 쇠하고 싸우기도 바쁜데, 방해하는 놈들까지 상대해야 하니…….” -61~63쪽에서

짚신의 주인
마침내 칠지도가 완성된 순간! 그 모습은 황홀할 정도로 눈부시지만 어쩐지 평범한 칼처럼 보이지가 않다. 탁소 장인에 따르면, 전쟁 때 쓰라고 만든 무기가 아니란다. 이 칼은 세상의 모든 나쁜 것을 물리칠 수 있는 부적이나 다름없다는데…….

숫돌로 갈고 다듬을수록 칼에서는 점점 신기한 빛이 났다. 때마침 들창으로 석양빛이 들어와 신물을 비추었다. 칼은 마치 신이 내려앉은 나뭇가지 같기도 하고 성스러운 기운이 깃든 사슴뿔 같기도 했다.
‘대단해. 저 칼을 들고 있으면 하늘에서 내려온 사람처럼 보일 거야. 아버지도, 어라하도 충분히 흡족해하시겠어.’
탁소 장인이 하얀 비단을 가져다 펼쳤다. 천에는 칼 위에 새길 글귀가 쓰여 있었다.
“이제 칼에 하늘의 목소리를 담아낼 차례다.”
탁소 장인의 얼굴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단호한 표정이 서려 있었다. 이윽고 숨을 천천히 고르고는 칼의 앞면에 글자를 새기기 시작했다.
근차는 방해가 되지 않게 조심히 문을 닫고 밖으로 나왔다. 저녁 어스름 속을 거닐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발자국이 선명히 찍힐 정도로 모래가 쌓이려면 바람이 얼마나 불어야 할까?”
그때 누군가 근차의 어깨를 툭 쳤다.
“뭘 그렇게 혼자 중얼거리는데?”
이제는 목소리만 들어도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쇠사리, 너 또 빠져나왔냐?”
“몸이 근질거려서 말이야. 바람도 쐴 겸해서. 뭐, 네 소식도 궁금하고. 참, 가락지는 찾았어?”
“아직……. 일단 신물을 지키는 게 더 급한 일 같아.”
“그거야 태수 어르신께 병사를 요청하면 간단히 해결되는 일 아니야?”
“글쎄……, 탁소 어르신 말씀대로 진짜 노련한 첩자한테는 그깟 병사쯤이야 열이건 백이건 무슨 소용이 있겠어? 그 병사 중에 첩자가 숨어 있을지도 모르고…….”
“그럼 어쩌면 좋지?”
“왕인 박사님께서 차라리 먼저 선수를 치라고 귀띔해 주셨나 봐.”
“상대가 누구인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선수를 쳐?”
근차는 지난 하루 동안 머릿속으로만 그리던 생각을 차근차근 털어놓았다.
“대장간과 일꾼들 방 앞, 그리고 마을 입구에 마른 흙을 이불처럼 얇게 깔아 놓는 거야. 새벽에 누군가 대장간을 다녀간다면 발자국이 남아 있겠지? 그 발자국 주인이 바로 첩자일 테고.”
순간, 쇠사리 눈이 반짝 빛났다.
“이야! 너, 놀고먹는 귀족인 줄만 알았더니 머리가 꽤 잘 돌아가는데?” -86~87쪽에서

목차

추천의 말
작가의 말

북적북적 한나루
쇠펭이 마을 아이들
하루아침에 신분이 바뀌다
나와 꼭 닮은 아이
신물을 내려 주소서
가락지를 찾아야 해
모래 위에 찍힌 발자국
신물을 노리는 자
짚신의 주인
하늘이 내린 선물, 칠지도

《백제의 신검 칠지도》 제대로 읽기

교환 및 환불안내

도서교환 및 환불
  • ㆍ배송기간은 평일 기준 1~3일 정도 소요됩니다.(스프링 분철은 1일 정도 시간이 더 소요됩니다.)
  • ㆍ상품불량 및 오배송등의 이유로 반품하실 경우, 반품배송비는 무료입니다.
  • ㆍ고객님의 변심에 의한 반품,환불,교환시 택배비는 본인 부담입니다.
  • ㆍ상담원과의 상담없이 교환 및 반품으로 반송된 물품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 ㆍ이미 발송된 상품의 취소 및 반품, 교환요청시 배송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ㆍ반품신청시 반송된 상품의 수령후 환불처리됩니다.(카드사 사정에 따라 카드취소는 시일이 3~5일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 ㆍ주문하신 상품의 반품,교환은 상품수령일로 부터 7일이내에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 ㆍ상품이 훼손된 경우 반품 및 교환,환불이 불가능합니다.
  • ㆍ반품/교환시 고객님 귀책사유로 인해 수거가 지연될 경우에는 반품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 ㆍ스프링제본 상품은 교환 및 환불이 불가능 합니다.
  • ㆍ군부대(사서함) 및 해외배송은 불가능합니다.
  • ㆍ오후 3시 이후 상담원과 통화되지 않은 취소건에 대해서는 고객 반품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품안내
  • 마이페이지 > 나의상담 > 1 : 1 문의하기 게시판 또는 고객센터 : 070-4821-5101
교환/반품주소
  •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중앙대로 856 303호 / (주)스터디채널 / 전화 : 070-4821-5101
  • 택배안내 : CJ대한통운(1588-1255)
  • 고객님 변심으로 인한 교환 또는 반품시 왕복 배송비 5,000원을 부담하셔야 하며, 제품 불량 또는 오 배송시에는 전액을 당사에서부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