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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예뻤을 때

내가 가장 예뻤을 때

  • 이바라기 노리코
  • |
  • 스타북스
  • |
  • 2017-12-30 출간
  • |
  • 208페이지
  • |
  • 137 X 209 X 23 mm /347g
  • |
  • ISBN 9791157953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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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100만 독자가 추천한 멋쟁이 시인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내 나라는 전쟁에서 졌다 /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라디오에서는 재즈가 넘쳤다” 이 시 한 편으로 1억 일본인들을 패전국 상처에서 구해 희망의 길로 인도했다”고 요미우리 신문이 극찬한 이바라기 노리코의 시 속에는 평생 사랑한 한글과 한국인과 한국의 시인 윤동주의 향기가 진하게 스며 있다. -민윤기 시인(서울시인협회 회장)

한글의 매력에 빠져, 죽을 때까지
윤동주와 한국을 사랑한 이바라기 노리코

이바라기 노리코는 2006년에 세상을 떠나기 전 생전에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였다. “일본 시는 희로애락 가운데 노가 없다. 그러나 한국시에는 그 노가 있다.” 나는 이바라키 노리코의 이런 코멘트에 동감한다. “일본에는 서정시인만 있다. 시인의 사회적 영향력도 한국에 비해 미약하다.” 이 코멘트에도 동감한다. 일본 시인들을 향해 이렇게 거침없는 비판을 할 수 있는 이바라기 노리코의 시 한 편부터 소개한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거리는 꽈르릉하고 무너지고
생각도 못한 곳에서
파란 하늘 같은 것이 보이곤 했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주위의 사람들이 많이 죽었다
공장에서 바다에서 이름도 없는 섬에서
나는 멋 부릴 기회를 잃어버렸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아무도 내게 다정한 선물을 주지 않았다
남자들은 거수경례밖에 몰랐고
순수한 눈짓만을 남기고 다들 떠나버렸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내 머리는 텅텅 비었고
내 마음은 무디어졌으며
손발만이 밤색으로 빛났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내 나라는 전쟁에서 졌다
이런 엉터리 없는 일이 있느냐고
블라우스의 소매를 걷어 올리고 비굴한 거리를 쏘다녔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라디오에서는 재즈가 넘쳤다
담배연기를 처음 마셨을 때처럼 어질어질하면서
나는 이국의 달콤한 음악을 마구 즐겼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나는 아주 불행했다
나는 무척 덤벙거렸고
나는 너무도 쓸쓸했다

그래서 결심했다 될수록 오래 살기로
나이 들어서 굉장히 아름다운 그림을 그린
프랑스의 루오 할아버지처럼
그렇게…

-이바라기 노리코의 시「내가 가장 예뻤을 때」전문

1945년 일본이 패전했을 때 이바라기 노리코의 나이는 열아홉 살이었다. 그 이듬해 그녀는 지금의 토호대학인 제국여자약전 약학부를 졸업한다. 말이 대학이지, 여학생들은 전쟁에 동원되어 해군 약 제조공장에서 일하는 이른바 ‘군국주의 정신대 소녀’나 다름없었다.
이 무렵부터 시를 쓰기 시작하였다. 그녀는 동인지 ‘카이’를 창간하고, 1955년에 출간한 첫 시집『대화』에 수록한 시에서부터 넘치는 상상력을 보여 주었다.

이바라키 노리코의 대표작으로 알려져 있는「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그녀가 32살 때에 20대 초기를 회상하며 쓴 시로서 일본의 국정교과서에도 실렸다. 온 거리가 대공습으로 와르르 무너진 건물 안에서 천정을 보았을 때 “파란 하늘같은 것”이 보였다는 증언으로 시작하는 이 시에는 죽어가는 사람들, 전쟁에 떠나서 돌아오지 않는 남자들이 등장한다. 이 전쟁을 그녀는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단정짓는다. 남자도 흉내 내기 힘든 대담한 표현이다. “비굴한 도시를 으스대며 쏘다녔다”는 표현처럼 그녀는 자유롭게 활보한다. 마지막 연에 나오는 루오 역시 뒤늦게 명성을 얻은 할아버지 화가이다. 루오처럼 뒤늦게라도 청춘을 즐기고 싶다는 역설적 표현을 통해 시인은 역경을 이겨내는 긍정적인 노래로 이 시를 승화시키고 있다.

이 시 뿐만 아니라 이바라기 노리코가 발표한 많은 시는 역사적인 어둠과 비극적 현장을 생생하고 분명하게 담고 있다. 예를 들면 “조선의 수많은 사람들이 대지진의 도쿄에서/ 왜 죄 없이 살해되었는가”(「쟝 폴 사르트르에게」)라며 1923년 9월 1일에 발생한 관동대지진 당시의 조선인 학살을 증언한 시도 발표한다. 이 시는 “잘 안 되는 것은 모두 저놈들 탓이다”라며 일제 강점기 시절 유대인 못지않은 박해를 받다 온 한국인이 당한 아픔을 어느 누구보다도 뼈저리게 인식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데 이런 표현 속에도 패배주의적인 비장감은 없다. 오히려 낙관적이다. 밝다. 바로 이런 점 덕분에 전쟁의 풍경을 숨 막히는 비극적 어둠으로 표현하는 다른 시인들과 달리, 이바라기 노리코는 이 한 편의 시만으로도 전후시의 새로운 한 페이지를 열었다는 평을 얻었다.

…전반부 생략…
-잘 안되는 것은 모두 저놈 탓이다

조선 사람들이 대지진이 난 동경에서
왜 죄 없이 살해당했는지
흑인 여학생은 왜 칼리지에서 배우면 안 되는지
우리들조차 누군가가 잡은 총에
겨누어지고 있지 않은지
나에게는 한꺼번에 알 수 있는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참혹한 사건의 가지가지가

사르트르씨
나는 당신을 깊이 알고 있지 않다
유대인의 생태生態도 표정도 친숙하지는 않다
인간에 대한 전율이 또 하나 늘어났지만
여하튼 지금 있는 것은 순수한 하나의 기쁨!
…후반부 생략…
-이바라기 노리코「장 폴 사르트르에게」

일본의 한국 식민지 통치의 상흔을 묘사한 또 다른 시도 있다.

한국의 노인은
지금도 변소에 갈 때
조용히 허리를 일으키며
“총독부에 다녀올게”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는데
조선총독부에서 호출장이 오면
가지 않고는 못 배겼던 시대
어쩔 수 없는 사정
그것을 배설에 빗댄 해학과 신랄함
서울에서 버스를 탔을 때
시골에서 상경한 듯한 할아버지가 앉아있었다
한복을 입고
까만 모자를 쓰고
소년이 그대로 할아버지가 된 것 같은
순수함 그 자체의 인상이었다
일본인 여러 명이 선 채로 일본어를 조금 지껄였을 때
노인의 얼굴에 두려움과 혐오의 표정
획 달려가는 것을 봤다
천만 마디의 말을 쓰는 것보다 강렬하게 일본이 해온 짓을
거기에서 봤다
-이바라기 노리코「총독부에 다녀오다」전문

얼마나 한국인이 겪은 역사의 상흔과 아픔을 잘 만져 주는 시인가. 목소리가 높지도 않으면서, 조근조근 풍경 속의 작은 에피소드를 등장시키면서 실감나게 조선총독부 치하의 한국인들이 겪었을 치욕을 그리고 있다.

또한 ‘기대지 말고’라는 자의식에 관한 유명한 시도 있다.

더 이상
야합하는 사상에는 기대고 싶지 않다
더 이상
야합하는 종교에는 기대고 싶지 않다
더 이상
야합하는 학문에는 기대고 싶지 않다
더 이상
어떠한 권위에도 기대고 싶지 않다

오래 살면서
마음속 깊이 배운 건 이 정도

내 눈 귀
내 두 다리만으로 선들
무슨 불편 있으랴

기댄다고 한다면
그저
의자 등받이뿐
-이바라기 노리코「기대지 말고」전문

사람은 누군가에게 기대고 의지해야 살 수 있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그리고 친구나 연인 같은 동조자와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이바라기 노리코 시 속의 기댐은 비굴한 야합 수준의 기댐을 말한다. 시인은 사상이나 종교나 학문, 그리고 권위에 기대는 것은 야합이라고 한다. 결국 이 시는 기대는데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자신을 믿고 떳떳하게 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하겠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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