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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꽃 담장아래

나팔꽃 담장아래

  • 이해선
  • |
  • 삶이보이는창
  • |
  • 2003-01-06 출간
  • |
  • 292페이지
  • |
  • 153 X 224 mm
  • |
  • ISBN 978899049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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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늦깍이 소설 작업에 뛰어든 이해선의 문체는 그 삶의 연륜만큼이나 탄탄하고 안정적이며 미려해 간혹 박완서라던가 김향숙과 같은 이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만큼 그의 소설적 미래는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우리의 어떤 삶을 지속시킬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한다.

이해선의 소설집에는 우리가 까마득히 잊어버렸거나 잊어가고 있는 자연적 삶의 리듬과 감각을 되살려주는 작품들이 있다.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리라]가 롱테이크 기법과 반복되는 화면을 통해 압축될 수 없는 삶의 시간을 그려냈다면, 이해선의 소설들은 느리게 흐르는 노인의 의식과 섬세한 묘사를 통해 그러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우리의 삶이 시간의 톱니바퀴에 끼인 채 상업적 이미지의 홍수에 휩쓸려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과거의 시간 속으로 급속하게 사라져가고 있는 자연적 시공간에 대한 감각을 보존하거나 되살려내는 이 작가의 관심은 우리 시대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향해 뿌리를 뻗고 있는 셈이다.

이해선의 소설들 가운데 농촌을 배경으로 하는 [텃밭]이나 [대궐리의 여름]과 같은 작품에는 근대 또는 도시적 삶의 방식에 체질적 거부감을 드러내는 노인들이 등장한다. 생각이나 행동이 느리고 굼떠 보이는 이 노인들에게는 한생애를 다 살아버린 듯한 체념이 서려 있다. 그러나 도시적 생활방식에 대해서는 낯가림하는 아이들처럼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이러한 모습이 도시인들에게는 시대에 뒤떨어진 완고함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거기에는 단순한 개인적 심리작용으로 치부해버릴 수 없는 중대한 의미가 깃들여 있다. 그것은 산업혁명 이후의 역사에서 가장 심대한 변화를 겪은 생활양식을 비판적으로 되새겨보게 하는 감각적 지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노인들의 생활감각은 자연의 한 부분인 인간의 본성에 맞닿아 있는 것이다.

[텃밭]에서 아내를 여의고 대학까지 마친 아들을 도시에 빼앗겨버린 송영감의 모습은 허물어져가는 '담벼락'처럼 스산하기 짝이 없다. 이렇게 송영감과 '허술한 담장'은 서로를 비쳐주는 거울인 동시에 그 허약하고 불안한 존재로써 우리 농촌의 운명을 뼈아프게 은유한다. 극적인 사건이나 걸쭉한 입담 없이 농촌의 일상을 담담하게 그려가면서도 이해선의 소설들은 섬세한 묘사에 순도 높은 은유를 함축함으로써 그 나름의 소설미학을 높은 수준에서 유지한다. 이러한 은유에는 동질성과 이질성이 함께 숨쉬고 있다. 이해선의 섬세한 묘사는 대상에 가능한 한 가까이 다가가려는 의지를 품고 있다는 점에서 동질성을 지향하면서도 우리의 일상적 통념에 균열을 가져오는 이질성을 함축한다. 송영감이 자동차 바퀴의 진동음에 "괭이 든 손을 얼른 담장 앞으로 뻗"는 조건반사적 반응은 요즘 사람들의 자동차에 대한 일상적 반응과는 사뭇 다르다. 이러한 동질성과 이질성의 결합은 우리의 농촌사회를 실제에 가깝게 보여주면서 동시에 그에 대한 반성의 꼬투리를 마련하려는 면밀한 의도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이처럼 이해선의 시선은 단선적이지 않으며, 적어도 두 갈래 방향의 길항 작용을 통해 우리 시대의 삶에 대한 포괄적인 은유의 세계를 구축해간다. 하나는 도시의 물질문명이나 생활방식에 대한 거부감으로 드러나고, 다른 하나는 우리의 허물어져 가는 근원적 삶의 감각을 되살려주는 삶의 모습들로 드러난다. 후자는 일과 삶이 소외되기 이전의 분열 없는 의식의 흐름인데, 이것은 농촌의 삶에 대한 작가의 깊은 이해와 섬세한 묘사 능력 없이는 붙잡아낼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텃밭」의 노인들은 젊은이들이 떠나버린 농촌에 단순히 남겨져 있는 존재들이 아니다. 그들은 뚜렷한 의식을 지니고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자신들만의 삶을 선택한 사람들이다. 이해선은 자연에 맞닿아 있는 그들의 풍요로운 삶의 감각과 의식을 빈틈없이 그려냄으로써 농촌소설의 새로운 경지를 열어 보인다. 특히 [대궐리 여름]은 일하는 손길과 의식이 함께 흘러가는 삶의 시간을 구김살 없이 풀어놓는 솜씨로 농촌 할머니의 삶을 오롯이 드러내면서 도시풍에 젖어 있는 우리의 의식을 깊숙이 파고든다.

이 소설집을 관통하고 있는 하나의 공통점은 과거의 시간을 돌이켜보는 반성적 시각을 통해 밀도 높은 소설문체를 창조해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각은 이미지의 홍수에 휩쓸리고 있는 우리에게 경험적 현실의 무게와 삶의 직접성을 전해준다. 이해선의 글쓰기는 우리가 잃어버린 삶의 감각을 되살려내는 데 바쳐지고 있는 것이다.

- 황광수(문학평론가) 님의 해설 참조

추천사
이해선의 소설이 갖는 미덕은 진지하고 차분한 관찰이다. 시적이고 안정된 문장. 그렇게 감고 펼치는 서사 방식에 믿음이 간다. 섣부른 낙관이나 결말에 이르지 않고 억눌린 자아를 풀어나가는 솜씨도 예사롭지 않다. 날로 자극적이고 가벼워만 가는 세상에 이해선의 시각이 이토록 깊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감동이다
- 윤정모(소설가)

이해선의 소설집은 정성 들여 잘 차려놓은 밥상 같다. 반찬이며 찌개며 국이며 그 하나 하나에 정성과 맛이 담기지 않은 것이 없는, 고향 누님이 차려준 식탁이다. 우리네 고유의 정서와 생활이 우리 음식에 오롯이 배어 있듯이 그의 소설에는 과거와 오늘의 삶이 하롱하롱 새겨져 있다. 그렇게 그의 작품에서는 우리 토장에서 풍기는 웅숭깊은 맛과 향이 느껴진다. 전통의 정서가 그 밑을 면면히 흐르면서도,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갈피들에 대한 따뜻하면서도 날카로운 통찰은 그의 소설이 갖고 있는 흔치않은 미덕이다. 그의 소설은 정신이 배고픈 이 시대에 우리에게 정서적 포만감을 주고 있는 것이다.
- 이현식(문학평론가)



저자 소개
작가 이해선
1955년 경기도 화성에서 태어나 1997년 『내일을 여는 작가』에 「나팔꽃 담장 아래」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목차

작가의 말 ... 5

텃밭 ... 9
나팔꽃 담장 아래 ... 37
대궐리 여름 ... 63
바람 가르기 ... 109
가로수 길목 ... 133
엉겅퀴꽃 ... 159
세마대 ... 191

해설 ... 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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