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연소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키플링의 최고 걸작 『정글북』
환상적인 그림으로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김민지 작가의 일러스트 수록!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스물일곱 번째 책인 『정글북』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김민지의 환상적인 그림이다. 마치 정글에서 튀어나온 듯 생생함마저 느껴지는 동물들의 디테일한 표현과 화려한 색감은 키플링의 매력적인 글과 조화를 이루며 독자들의 상상력을 배로 끌어올린다. 김민지 작가가 그동안 『어린 왕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에서 주로 몽환적이고도 아름다운 그림을 선보였다면, 이번 『정글북』은 날 것 그대로의 정글 세계를 표현하기 위해 어둠을 꿰뚫는 모글리의 강한 눈빛, 흑표범 바기라의 윤기 흐르는 검은 피부, 카아의 아름다운 비늘 등 각 캐릭터의 독특한 개성을 살리는 작업에 신경을 많이 썼다.
특별한 감성으로 명작을 재해석한 일러스트를 만나는 기쁨이 가득한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현대적인 감각에 맞춰 세련되게 표현된 그림들은 고전 명작을 오래도록 소장하고 싶은 독자들을 위한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이게 뭐지? 왜 이러는 거야? 바기라, 내가 죽는 거야?”
“어린 형제, 그게 아니야. 이건 인간이 흘리는 눈물이라는 거야.
이제야 알겠다. 네가 인간 아이가 아니라 어른이 다 된 인간이라는 것을.”
전 세계가 사랑한 늑대 소년의 가슴 뭉클한 성장기가 담긴 책
이 책의 저자인 러디어드 키플링은 어린 시절 인도 뭄바이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그곳에서 보냈다. 인도와 영국을 오가며 남다른 정체성과 독창성을 갖게 된 키플링은 『정글북』을 발표하며 유명 작가로 이름을 떨쳤고, 1907년에는 영미권 작가 최초이자 역대 최연소로 노벨문학상을 받으며 그 문학성을 입증받았다. 늑대의 젖을 먹고 자란 아이 모글리가 자신을 잡아먹으려고 호시탐탐 노리는 시어 칸과 치열하게 대립하며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담은 이 책은 전 세계 독자들에게 가장 널리 읽힌 아동 문학 중 하나이다. 또한 시대를 뛰어넘어 영화, 만화, 뮤지컬 등 다양한 문화 영역에서 재생산되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불멸의 고전이기도 하다.
러디어드 키플링의 작품이 지금까지도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주제의 영원성 때문이다. 인간과 동물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삶의 모습, 의리와 신의를 중시하는 매력적인 주인공들, 그 어떤 생명체라도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마주하게 되는 성장통은 어린이와 성인 모두에게 각각의 교훈과 재미를 선사한다. 독자들은 생생한 묘사가 돋보이는 『정글북』을 읽으며 모글리와 함께 환하게 뜬 달을 보고 울부짖기도 하고, 시원하게 정글을 내달려 보고픈 충동을 느끼게 될 것이다.
모글리가 성난 듯 활활 타오르는 나뭇가지를 들고 늑대 무리가 원을 그리며 앉아 있는 곳곳을 찌르듯 휘휘 휘둘렀다. 늑대들은 제 몸에 불꽃이 튀자 낑낑대며 저만치 도망쳤다. 마침내 그곳에는 아켈라와 바기라, 모글리의 편을 들어 준 늑대 열 마리 정도만 남게 되었다.
바로 그때, 모글리는 난생처음으로 찌릿한 가슴 통증을 느꼈다. 예전에는 한 번도 느껴 보지 못한 통증이었다. 모글리가 숨죽여 울기 시작했다. 뜨거운 눈물이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다.
“이게 뭐지? 왜 이러는 거야?” 모글리가 울먹이며 말했다. “나는 정글을 떠나고 싶지 않아요. 그런데 이게 뭔지 모르겠어요. 바기라, 내가 죽는 건가요?”
“어린 형제, 그게 아니야. 그건 인간이 가끔씩 흘리는 눈물이라는 거야.” 바기라가 말했다. “이제야 알겠다. 네가 인간 아이가 아니라 어른이 다 된 인간이라는 것을. 앞으로는 정글에 들어오지 못하겠구나. 모글리, 그냥 눈물이 흐르도록 둬. 그저 눈물일 뿐이니까.” _pp.55~56
“당신과 나, 우린 피를 나눈 형제예요.” 모글리가 대답했다. “오늘 밤 당신 덕분에 목숨을 구했어요. 나중에 혹시 배고프실 때가 있다면 그땐 제가 잡은 먹잇감을 전부 당신에게 드릴게요.”
“정말 고맙군, 어린 형제.” 말은 그렇게 했지만 카아가 의문스럽다는 듯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너처럼 용감한 사냥꾼은 대체 뭘 잡는지 궁금하구나. 다음 사냥에 내가 따라가도 되겠니?”
“아직 너무 어려서 사냥감을 죽이지는 못해요. 하지만 염소 떼를 몰아 주는 것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죠. 만약 당신이 배가 고플 때 나를 찾아오면, 내가 한 말이 사실이라는 걸 잘 알게 될 거예요. 나는 손을 잘 쓰거든요.” 모글리가 양손을 활짝 펼쳐 보였다. “만약 당신이 덫에 걸린다면, 물론 바기라나 발루 아저씨도 마찬가지지만, 그땐 제가 은혜를 갚을 수 있을 거예요. 아무튼 정말 감사합니다!”
“아주 잘했어.” 발루가 으르렁거리듯 크게 외쳤다. 모글리가 아주 훌륭하게 카아에게 감사 인사를 했기 때문이다. 비단구렁이 카아가 모글리의 어깨에 잠시 머리를 기댔다.
“용감하고 예의도 바르구나. 그런 태도라면 정글 어디를 가도 살아남을 수 있겠어. 이제 달이 지고 있으니 얼른 친구들과 돌아가서 잠을 청하렴. 달이 져 어두워지면 못 볼 걸 보게 될지도 모르니 말이야.” 카아가 말했다. _pp.112~113
뿌연 안개가 낀 저녁, 모글리와 늑대들은 사방에 흩어진 물소들을 모아서 마을 근처로 향했다. 마을 입구에 환하게 빛이 보이면서 멀리서 소라고둥 소리와 사원의 종소리가 시끄럽게 들렸다. 마을 사람들이 절반도 넘게 모여서 마을 입구까지 나와 모글리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내가 시어 칸을 죽여서 그럴 거야.” 모글리가 중얼거렸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귀 옆으로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돌멩이가 연달아 스쳐 지나갔다. 곧이어 흥분한 마을 사람들의 외침이 들렸다.
“마법을 부리는 놈이야! 늑대 새끼! 썩 꺼지지 못해! 정글의 악마 같으니라고! 당장 꺼지지 않으면 사제님이 너를 다시 늑대로 만들어 놓을 게다! 불데오, 당장 쏴! 쏘라니까!”
낡은 장총에서 요란한 소리와 함께 총성이 울려 퍼졌다. 이어서 어린 물소 한 마리가 고통스럽게 울부짖으며 쓰러졌다.
“또 마법을 부렸어! 저 녀석은 총알도 피할 수 있나 봐! 불데오, 당신 소가 총에 맞았어요!” 마을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아까보다 더 많은 돌멩이가 날아오자 모글리는 당황했다.
“네 동족인 인간들도 늑대와 다를 게 없구나. 총을 쏘는 걸 보니 널 내쫓을 생각인가 봐.” 아켈라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_pp.155~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