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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에 간 김파리

시카고에 간 김파리

  • 채인선
  • |
  • 논장
  • |
  • 2008-05-26 출간
  • |
  • 114페이지
  • |
  • 153 X 225 mm
  • |
  • ISBN 978898414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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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만약 파리가 비행기를 탄다면? 오리가 글을 쓴다면? 매일 키가 줄어들거나 커진다면?
일상을 이야기하면서도 일상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을 자유롭게 그려내는 동화작가 채인선이 몇 년에 걸쳐 써낸 단편들을 만날 수 있다.

■ ‘나 아닌 다른 파리가 되어 보기.’
‘김파리’라는 완벽한 이름을 갖고 있어 모든 일에 자신이 있는 김파리는 다른 파리들이 전혀 생각지도 못하는 일을 하고 싶다. 그래서 김씨 집 엄마의 출장 얘기를 듣다가 자기도 시카고로 여행을 떠날 결심을 한다.
공항은 크고 넓고 혼잡하지만 김파리는 비행기를 타는 데 성공하고, 푸짐한 식사도 하면서, 잠자고, 화장실 가고, 또 잠자고……. 밖으로 나가고 싶어 아우성이 날 즈음 마침내 시카고 공항에 도착한다.
아무것도 거칠 것 없는 시카고 하늘을 총알처럼 질주하는 김파리. 예의를 잘 차리는 일본 파리, 터번을 두른 이슬람 파리, 날개까지 새까만 아프리카 파리 등 세계의 여러 파리들과 함께 각 나라 음식을 먹어보고, 거리 곳곳을 구경하고, 주변 풍경을 돌아보느라 정신없다. 문득 김파리 눈에 우뚝 선 건물들과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낯설게 느껴지고, 한국의 자잘한 집들과 구불구불한 골목길이 그립고 김씨 집 라면이 먹고 싶어지는데…….
김파리는 다시 공항으로 힘차게 날갯짓을 한다.

■ 오리 여왕은 정성껏 아기를 돌보고 싶었지요.
서울에서도 집값이 비싸기로 소문난 강남 양재천, 갖가지 물풀로 둘러싸인 작은 연못에 오리 밍구가 혼자서 산다.
어느 날, 작은 공책과 연필을 발견하고 근처에 오리가 하나도 없어 심심하다고 자기 얘기를 쓰던 밍구는 어린아이가 있으면 하루 종일 바쁘기 때문에 심심할 겨를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밍구는 비둘기 알을 하나 얻어오고, 다정한 모녀가 될 생각에 가슴이 부풀지만 막상 비둘기 아기랑 같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비둘기 아기가 물이라면 질겁을 했으니까.
이번에는 아기 잉어를 데려 오지만 엄마 노릇 할 일이 별로 없기는 마찬가지다. 아기 잉어가 물속에서만 돌아다녔기 때문이다.
다시 물가에서 선미 엄마를 만난 날, 선미 엄마가 놀라운 선물을 한다. 바로 탐스러운 흰 오리였다. 두 오리는 만나자마자 호들갑스럽게 꽥꽥거리고 헤엄치며 행복해 한다.

■ 커지는 게 소원인 정민이와 작아지는 게 소원인 두덤이가 만났어요.
키가 작아서 불만인 정민이, 언제부터인지 사람들이 작다, 작다 걱정하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키가 조금씩 더 줄어들기 시작한다. 정민이네 가까이에 사는 두더지 두덤이는 정민이와는 달리 너무 커서 걱정이다. 주위에서 모두들 크다, 크다 걱정할 때마다 머리꼭대기가 부풀며 조금씩 더 커진다.
어느 날, 하루에 작다는 말을 너무 많이 들어 키가 팍 줄어든 정민이와 한꺼번에 크다는 말을 너무 많이 들은 두덤이가 공원에서 마주친다. 둘은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면서 서로의 불운한 운명을 탓하다가 서로 집을 바꾸기로 한다. 정민이와 두덤이는 새로운 생활에 만족하지만 어느 날 아침, 문득 엄마와 아빠 친구들이 너무나 보고 싶은데…….

■ 듣기만 해도 가슴 설레는 말, 여행! 다른 파리가 되어 보고 싶어 무작정 시카고로 여행을 떠난 김파리 이야기는 누구나 가지는 여행의 설렘과 호기심과 약간의 두려움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딱 맞게 발랄하게 들려준다.
새로운 파리가 되어 이것저것 경험을 하고 다른 파리들도 많이 만나보지만 며칠이 지나자 또다시 일상이 시작되고……, 그동안 잊고 있던 한국의 산이 얼마나 정겨운지 떠올리는 김파리.
새로운 환경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을 잘 보여주면서 동시에 자신의 주변을 새로운 눈으로 다시 한 번 둘러보게 하는 재치 있는 동화이다. 우리를 새롭게 만들어 주는 여행 예찬이면서 동시에 여행을 떠나지 않고도 그 자리에서 그 이상을 즐길 수 있는 마음을 알려 준다. 자신의 주변을 사랑스러운 눈으로 둘러보게 하는, 마음속에 멋진 꿈을 하나씩 심어주는 동화이다.
특히 보통 사람들의 애정밖에 있는, 조금은 더럽고 하찮게 여겨지는 ‘쌩’ 도망다니는 파리를 등장시켜 거침없이 날아다니는 파리와 높은 하늘을 나는 비행기 여행을 대비시킨 상상력은 즐거우면서도 유쾌하다.
자기 얘기를 글로 써 내려가는 오리 밍구, 아기를 정성껏 돌보고 싶어 하는 오리 밍구의 간절한 소망에는 따스한 정이 듬뿍 담겨 있다. 오리 밍구의 그 소망을 해결해 준 것은 선미 엄마이다. 진짜 오리 여왕을 보며 기뻐하는 밍구의 모습은 입가에 따뜻한 웃음이 번지게 한다. 동시에 작가가 쓴 글을 읽을 줄만 알았지 쓰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우리들의 가슴속에 작은 얘기라도 글로 써 보고 싶다는 소중한 꿈을 품게 한다.
3편의 이야기 가운데 정민이와 두덤이 이야기는 바로 요즘 아이들의 마음을 가장 가깝게 대변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외모에 대한 고민이 특히 많은 요즘 어린이들에게 쏙 다가가는 내용이니까. 작은 키를 고민하는 정민이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다 보면 정민이와 두덤이에게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가라고 거기서 자신의 자리를 찾으라고 응원하게 된다.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의 특징은 작가 특유의 섬세한 상상력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는 점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상상력이 아닌, 현실과 조화를 이루는 상상력이 빠르고 생생하게 전개되며 요즘 아이들의 감수성을 한껏 자극한다.
경쾌한 분위기에 걸맞은 밝은 색조의 단순한 그림도 책의 분위기를 한층 살려 주고 있다.

목차

1. 시카고에 간 김파리
2. 글 쓰는 오리 밍구
3. 정민이와 두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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