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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블로프

트루블로프

  • 존 버닝햄
  • |
  • 논장
  • |
  • 2005-01-05 출간
  • |
  • 32페이지
  • |
  • 220 X 288 mm
  • |
  • ISBN 978898414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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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생쥐 트루블로프는 작은 여관에 딸린 술집 벽 속에서 산다. 밤이면 술집에 집시 악사들이 찾아와 음악을 연주하는데, 그럴 때마다 트루블로프는 꼼짝 않고 음악에 귀를 기울이다가 엄마가 데리러오면 그제야 마지못해 잠자리에 든다. 트루블로프는 집시들이 연주하는 모습을 보면서 음악을 듣는 걸 정말 좋아한다.
그런 트루블로프를 보고 목수 할아버지가 발랄라이카(우크라이나의 민속 악기)를 만들어 주는데, 처음 잡아본 발랄라이카는 끼익 끽 괴상한 소리만 내고 연주하기가 쉽지가 않다.
밤마다 최고의 발랄라이카 연주자가 되는 꿈을 꾸던 트루블로프는, 어느 날 밤 길을 떠나는 집시들을 따라 몰래 집을 나서고 만다. 그리고 집시들을 따라 이 마을 저 마을로 떠돌아다니면서 음악을 배운다. 트루블로프의 연주 솜씨는 하루가 다르게 쑥쑥 는다.
어느 날 동생이 트루블로프를 찾으러 오고, 집에 돌아온 트루블로프는 식구들이 여관에서 쫓겨날 뻔한 상황을 발랄라이카 연주로 해결해 준다. 트루블로프 형제들은 악단을 만들어 연주를 하고 점점 유명해진다.
 
춥고 눈 내리는 겨울밤에 듣는 집시들의 연주, 서정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음악은 작은 마을에 사는 트루블로프의 마음에 파고 들어 음악을 향한 소망을 품게 한다.
밤마다 음악가의 꿈을 꾸다가 집시들을 따라 나선 트루블로프, 자신의 갈망대로 알 수 없는 미래에 몸을 던진 트루블로프의 모습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대부분 자신의 마음속 꿈과는 너무도 다른 삶을 살아가는 어른들에게도 잊어버렸던 자신의 꿈을 떠올리게 한다.
트루블로프는 어른들의 교육과는 다르게 집을 나가 떠돌아다녔지만 결국 자신의 꿈도 이루고 가족들과도 다시 만나는 행복한 결말로 책을 읽는 아이들을 안도하게 한다.
 
존 버닝햄의 초기 화풍을 볼 수 있는 대표작 [발랄라이카를 연주하고 싶은 생쥐]는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굵은 선과 단순한 그림, 특히 중간톤의 색조와 어울린 검정과 빨강의 강렬한 색감은 서정적이면서도 이국적인 느낌을 연출해 내면서 기교를 안 부린, 투박하면서도 소박한 작품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글과 그림은 긴 설명도 세부적인 묘사도 없이 트루블로프의 희망과 여정을 간단하게 표현하고 있을 뿐이다. 집시들의 연주 장면, 이곳 저곳을 떠돌아다니는 집시들을 비추는 붉은 태양, 무시무시한 눈보라 장면 등 그림이 주는 느낌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춥고 눈이 많이 오는 동유럽 어느 나라의 서정에 흠뻑 빠져들게 된다.
 
직장을 자주 옮겨다니는 샐러리맨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열두 살 이전까지 무려 열 군데가 넘는 학교를 옮겨 다녔고, 친구 하나 없는 유년기를 보낸 버닝햄의 그림책에는 자신의 분신이라고도 볼 수 있는 소심하고, 혼자만의 상상 속에 살고 있는 인물들이 많이 나타나는데, 드물게도 [발랄라이카를 연주하고 싶은 생쥐]는 버닝햄 그림책의 이런 인물의 정형성을 벗어난 작품이다. 음악가를 꿈꾸던 생쥐가 악기를 배우고 가족들과도 화해하고 마침내 자신의 소망대로 악기를 연주하면서 살아가게 되는 따뜻한 내용이 강렬하면서도 매력적인 이미지와 함께 즐겁게 펼쳐지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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