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해야 하는 일은 인생을 계속 써 내려가는 것뿐이다”
1980년대 초 개혁개방의 시기, 청년 가오자린을 통해
격변의 시대에 드러난 사회부조리와 인간의 욕망을 그린 수작
중국 사회가 문화대혁명을 거쳐 개혁개방 시기로 나아가던 격동기에 가난한 농촌 청년이 직면한 현실과 그 속에서 느꼈을 고뇌와 사랑을 보여주는 소설. 중국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면서 중국의 전 세대에게 사랑받는 국민작가 루야오의 소설로 1980년대 현대화와 도시문명의 그림자에 가려진 농촌 현실과 그 속에서 위기와 불안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 짧고 복잡한 변화의 과정에 대해서는 아직 깊이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심지어 그는 눈앞의 결말이 매우 자연스럽다고 느꼈다. 어쨌든 오늘 일어나지 않으면 내일이라도 일어날 일이었다.
— P. 268
자린은 갑자기 자신이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이 꼬락서니로 그런 생각은 해서 뭣 할까? 어서 수레에 똥을 가득 채워야 했다. (…) 변소에 똥이 없으면 실망하고, 똥이 많으면 신이 나서 웃음이 절로 나왔다! 더순 영감이 그러기에 덩달아 따라하기도 했지만 일부러 그러려고 노력하기도 했다. 노동은 힘들지만 그 자체의 즐거움도 있는 것이다!
가오자린은 터미널 정문 밖에 똥수레를 세워놓고 똥이 있는지 보러 변소로 들어갔다. 변소 앞에서 기웃거리던 그가 금덩이를 발견한 것처럼 신이 났다. 변소 안에 몇 수레를 채우고도 남을 만큼 똥이 그득했기 때문이다.
— P. 143
사적인 이익에 눈이 먼 이들이 인생의 갈림길에서 방황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가차 없이 일격을 날려 그들의 삶을 더욱 암울하게 만들어버린다. 또 반대로 사적인 목적 때문에 청년들의 인생을 순풍에 돛 단 배에 실어주기도 한다. 갑자기 운이 잘 풀린 청년들은 기쁘기는 하지만 순조로워진 삶이 얼떨떨하기도 하다.
— P. 170
지나간 일은 너무 생각하지 마. 사회가 앞을 보고 발전해야 하듯이 사람도 앞을 보고 살아야지. 인생이란 원래 전부 다 만족스러울 수는 없어. 그래도 우린 열정적으로 살아야 해. 살다 보면 사랑할 만한 것들이 많아. 하나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절망하면 안 돼.
— P. 251
인생은 그녀 같은 사람들에게 언제나 무정했다. 그녀가 원칙을 확고히 세우지 않는다면 인생은 그녀를 끊임없이 시련에 빠뜨리며 선택하라고 할 것이다. 선택하지 않을 수도 없다! 인생의 모순은 원래 어디에든 있는 신과 같아서 누구도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니까!
— P. 259~260
“아니에요! 인생이 너무 냉혹해요. 언제나 사람의 운명을 가지고 놀잖아요!”
“인생을 원망하지 마! 인생은 공정한 거야! 탓하려면 너 자신을 탓해!”
— P. 2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