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놀라운 ‘보노보노’라는 세계!
깊고, 넓고, 유쾌하고 따뜻하다!
몇 번을 보아도 같은 장면에서 웃음이 터지고야 만다. 다시 또 읽다 보면 새로운 장면에서 또 웃음이 터진다. 매력적인 유머 코드를 태연하게 구사하는 작가의 연출력에 탄복할 수밖에 없다. 《보노보노》의 가장 큰 미덕이 웃음이다. 웃음이 주는 공감, 공감이 주는 위로, 위로와 함께 선물처럼 따라오는 성찰, 그리고 성찰을 통해 더욱 깊어진 웃음이다. 《보노보노》의 처음과 끝이 웃음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보노보노》가 이어지면서, 작가는 더욱 다양한 등장인물을 데려온다.
천진한 해달 보노보노, 약한 것 같지만 속이 단단한 다람쥐 포로리, 거칠고 단순하지만 명쾌하고 속정 깊은 너부리가 중심 캐릭터이다. 가족으로는 베일에 싸인 과거를 가진 보노보노의 아빠, 너부리보다 더 거칠고, 더 단순하고, 더 속정 깊은 너부리 아빠, 멀리 여행을 떠난 너부리 엄마, 점잖고 속을 알 수 없는 포로리의 아빠와 포로리의 우아한 누나 도로리, 포악한 누나 아로리 등이 있다. 거기에 근사한 야옹이형, 상남자 큰곰 대장, 힘 세고 다정한 큰곰 엄마, 귀여운 아기 큰곰, 모사꾼 린 부자와 유쾌한 홰내기 가족, 언제나 행복한 프레리독, 웃긴 표정 만들기에 집착하는 산비버, 재주넘기에 집착하는 오소리, 걸핏하면 울었지만 점점 씩씩하게 자라는 도리도리, 아로리가 소개한 친구 아소비, 키우고 싶어지는 키로키로벌레, 아빠를 똑 닮은 포포스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합세한다.
새로운 캐릭터들의 등장으로 보노보노의 세계는 더욱 커지고 넓어지고 다양해진다. 각기 다른 관점과 시선, 경험과 사유가 부딪혀 기발한 장면을 만들고, 사건은 다시 등장인물의 색다른 면을 비춘다. 이렇게 마치 난반사하는 빛줄기처럼 웃음과 성찰과 치유가 곳곳에서 반짝이고, 독자는 읽을 때마다 새로운 반짝임을 발견한다.
보노보노의 세계는 모든 등장인물이 저마다의 속도로 저마다의 일상을 살아가면서 계속 확장된다. 다양한 사건과 엉뚱한 상상으로 이야기가 시작하고 예상을 뒤엎는 전개로 이야기를 변주한다. 그리하여 일상 구석구석, 사유의 모든 높이에서 독자와의 접점을 만들어낸다. 독자는 공감을 통해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삶에서 그저 스쳐 지나가고 말았던 질문에 다시 마주선다. 다양한 캐릭터들이 자기 식대로 살아가고 질문에 대답하고, 새로 질문을 만들어내고, 서로 어우러졌다가 대립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독자 또한 보노보노라는 우주의 일원이 되어 함께 웃고 질문하고 대답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모든 과정이 무겁고 진지하게가 아니라 가볍고 유쾌하게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웃음을 통해.
‘보노보노’라는 놀라운 세계는 계속 확장되고 있다. 넓고, 깊고, 따뜻하고, 유쾌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