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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 히로무와 근대 타이포그래피

하라 히로무와 근대 타이포그래피

  • 가와하타 나오미치
  • |
  • 워크룸프레스
  • |
  • 2017-12-01 출간
  • |
  • 240페이지
  • |
  • 148 X 210 mm
  • |
  • ISBN 9788994207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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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일본을 대표하는 그래픽 디자이너 하라 히로무(原弘, 1903~86년)를 다룬 『하라 히로무와 근대 타이포그래피: 1930년대 일본의 활자·사진·인쇄』가 워크룸 프레스에서 출간되었다.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일본 근대 디자인 역사 연구자인 가와하타 나오미치(川畑直道)는 하라 히로무의 작품과 저작뿐 아니라 그를 다룬 각종 문헌을 통해 기술과 윤리에서 빛과 그림자가 공존한 그의 삶을 추적하고, 이를 프리즘 삼아 1930년대 일본을 중심으로 한 근대 타이포그래피의 면면을 살핀다. 그러면서도 그의 업적만을 소개하는 데 치중해온 기존의 평전들과 궤를 달리한다. 한국에 하라 히로무를 본격적으로 처음 소개하는 이 책은 앞으로 그의 삶과 작품을 이해하고 연구하는 데 늘 인용되어야 할 제1차 자료다.

하라 히로무, 그는 누구인가

일본에서 문화적으로 가장 풍요로웠던 쇼와(昭和) 시대(1926~89년)를 대표하는 그래픽 디자이너. 얀 치홀트(Jan Tschichold, 1902~74년)가 ‘새로운 타이포그래피’로 촉발한 서구 모더니즘 디자인을 거의 동시대에 일본에 소개하고, 일본적으로 재해석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 인물. 일본디자인센터를 창설하는 데 참여해 디자인 비즈니스의 최전선에서 활약한 인물. “활자로 치면, 명조 같은 사람.” 조형미술학원, 무사시노미술대학 등의 교육 기관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데 20여 년을 바친 교육자. 그럼에도 자신은 장정가(?幀家)로만 불리기를 원한 인물. 이렇듯 디자인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활약한 그를 한마디로 정의내리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는 과연 어떤 삶을 살았을까.

그를 타이포그래피의 세계로 처음 이끈 이는 그의 아버지 하라 시로(原四?)였다. 그는 하라가 태어나기 전부터 자신의 형 하라 유마(原勇馬)와 활판인쇄소 핫코도(?光堂)를 운영하고, 시나노사진회 등의 단체를 결성해 사진집 『이나노하나』 등을 발행한 인쇄 및 출판인이었다. 나가노현 시골(현 이다시)의 수재였던 하라가 도쿄로 상경해 도쿄부립공예학교 평판과(이후 ‘재판인쇄과’로 개칭)로 진학한 것은 일차적으로는 아버지가 일으킨 가업을 잇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는 숙부이자 영문학자인 오카무라 지비키(岡村千曳)의 도움으로 숙식을 해결하면서 그동안 접하기 어려웠던 양서(洋書)를 탐독하고, 학교에서는 타이포그래피의 매력에 빠진다. 결국 졸업 후 학교에 남아 조수로 일하기 시작하면서 그의 삶은 고향의 아버지가 기대한 ‘현장 기술’에서 디자인 자체로 오롯이 향한다.

바우하우스, 얀 치홀트, 노이에 튀포그라피

처음에는 강한 호기심에 지나지 않았던 타이포그래피에 대한 그의 흥미는 또 한 번 전환된다. 1925년 미술지 『미즈에(みづゑ)』에 연재된 기사 「국립 바우하우스」를 통해서였다. 이를 통해 그는 독일의 조형 학교 바우하우스(Bauhaus), 나아가 (자신과 불과 한 살 차이인) 치홀트의 존재를 알게 된다. 당시 유럽의 예술가들은 노이에 튀포그라피(Neue Typographie, 새로운 타이포그래피), 튀포포토(Typophoto, 활자-사진), 포토 몽타주, 레이아웃, 그래픽 디자인 등 새로운 기술과 그것이 지향해야 할 가치를 고민했고, 미국의 크고 작은 기업들은 이런 기술의 진보를 더욱 가속화했다. 하라는 이렇게 말하곤 했다. “[헤르베르트] 바이어와 치홀트가 내 스승이었다. 아마 죽는 순간까지 나는 그들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는 바다 건너 서구에서 약동한 움직임을 단순한 스타일이 아닌, 동시대적 시각 전달의 기본 원리로 받아들이고, 이를 당시의 활자·문자 환경에서 검증하고 재해석하는 데 매진했다.

치홀트는 이렇게 말했다. “현대에 만들어진 인쇄물은 어떤 것도 현대의 표식을 붙여야만 하며 과거 인쇄물의 모방이어서는 안 된다.” 치홀트의 제언을 교본 삼아 ‘T형 포드’로 대변되는 ‘현대’에 강한 지지를 보낸 하라는 새로운 그래픽, 사진 포스터, 활판 포스터 등을 통해 갖가지 실험을 하며 전통에 맞섰다. 하지만 동시에 ‘현대’를 이루는 기능주의와 기계 미학에 지배되는 상황에서 이상과 현실의 모순에 딜레마를 느꼈다. “현대 도안가는 밤낮없이 ‘켈름스코트(Kelmscott)’에 살다시피 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주장한 그가 그린 ‘현대’, 즉 ‘합리적 미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1930년대 활판인쇄 현장에서 장인들은 납중독의 위험에 노출된 상태로 온종일 서서 일해야 했다. 디자인에 대한 인식은 부족했고, 마감이 닥치면 철야를 강요받곤 했다. 자신의 생활은 없었다. 이런 상황은 ‘레이아웃맨(일본에서 ‘디자이너’를 일컫던 명칭)’에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라가 그린 미래는 사진이나 활자 등 디자인에 필요한 재료가 미리 준비돼 디자이너의 의도대로 몽타주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그리고 그런 바람의 연장선에 도쿄인쇄미술가집단, 일본공방, 중앙공방 등의 동인 활동과 다케오양지점(현 다케오주식회사)를 위한 종이 디자인 등의 활동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하라가 활동한 시기에 이루어지기에는 요원했다. 그 미래가 실현된 것은 그가 세상을 떠난 뒤 개인용 컴퓨터를 통해서였다.

빛과 그림자

이렇듯 디자이너의 열악한 작업 환경을 타개하기 위한 노동운동가, 또는 디자이너의 역할과 가치를 알리는 계급 운동가의 역할을 자처하기도 한 그의 화려한 이력에는 한 가지, 그렇지만 퍽 어두운 그림자가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의 태평양전쟁 시기 일본 육군 참모본부의 직속 출판사인 동방사(東方社) 설립에 참여해 제국주의 군사 선전지 『프런트(Front)』의 아트 디렉팅을 맡은 행적이다. 그는 동방사에서 그동안 익힌 지식과 기술을 침략국의 프로파간다에 적용했다.

단순히 하라 한 명만의 과(過)라고는 단정할 수 없겠지만, 『프런트』는 사진을 몽타주해 전투기와 탱크 수를 늘리는 등 다양한 수법으로 일본의 전력을 과장하고, 비행 훈련 사진에 추락하는 적기를 몽타주해 공중전 승리로 조작하는 사진을 실었다. 각 신문사는 이 사진에 가짜 캡션을 달아 승전보로 사용했다. 그런 기술이 있는지조차 몰랐던 당시 사람들에게 조작된 사진의 힘은 실로 위력적이었다.

지은이는 일본 디자인계에서 터부시해온 그의 동방사 시절 행적을 하나하나 밝히지만, 결론을 내리기보다 독자에게 판단을 맡기는 쪽을 택한다. “전후 하라는 『프런트』에 관해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잡지만큼은 소중히 보관했다. 장서 수만 권 가운데 대부분은 별실 서고에 있었지만, 『프런트』는 그보다 비교적 손이 닿을 만한 곳에 있었다. 하지만 그곳은 서재 구석 가장 밑단으로 얼핏 밖에서 보면 헤아릴 수 없는 곳이었다. 이 미묘한 거리감이야말로 『프런트』에 대한 하라의 애증을 드러낸다.”

이후 하라의 모습은 널리 알려진 바와 같다. 1947년 사카구치 안고(坂口安吾)의 『타락론(?落論)』, 1952년 일본에 ‘전집 붐’을 일으킨 가도카와서점의 ‘쇼와 문학 전집(昭和文?全集)’, 1959년 ‘세계 문학 전집’ 등 그는 3,000여 점의 단행본과 잡지를 디자인하는 데 여생을 바친다.

하라의 말대로 디자인은 기술이며 합목적성을 띠어야 한다. 하지만 누군가를 도울 뿐 아니라 해칠 수도 있는 것이 기술이기에 그 목적은 윤리적 여과를 거쳐야 한다. 기술과 윤리가 극명하게 대립하는 인물로 그는 오늘날 우리 앞에 다시 섰다. 판단은 우리의 몫이다.

[책속으로 추가]

“노이에 튀포그라피든 우리의 신활판술이든 결국 미완으로 끝났다. 하지만 이는 결과일 뿐이고, 과정은 무의미하지 않다. 하라가 일차적으로 수확한 것은 자기 내부에 싹 틔운 문제의식이었다. 사회와 디자인의 관계를 숙고해 시대와 인쇄 매체뿐 아니라 내용과 형식의 관계를 탐구하는 일이야말로 그가 타이포그래피와 그래픽 디자인에서 탐구해온 문제, 즉 ‘비예술’로서의 합목적적 디자인이며, 그런 목적 의식이나 가치 기준, 무엇보다 이 과정에서 기른 실험 정신이야말로 가장 큰 수확이다.” (2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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