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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 걸스

로켓 걸스

  • 나탈리아 홀트
  • |
  • 알마
  • |
  • 2017-11-20 출간
  • |
  • 416페이지
  • |
  • 130 X 213 mm
  • |
  • ISBN 9791159921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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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미사일에서 우주선까지, 달에서 화성까지
194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로켓의 역사와 함께한 여성들의 이야기


“재미있고, 강렬하며, 사랑스럽다.
우주 시대의 부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져다준다.”
_《파퓰러사이언스》

“NASA의 ‘로켓 걸스’는 더 이상 잊힌 존재가 아니다.
이 책은 여성들을 직업적 선구자로만 기록하지 않는다. 그녀들의 삶 또한 이야기한다.”
_《스미스소니언매거진》

인간 컴퓨터라 불린 여인들, 194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우주탐사 역사의 뒤편에는 언제나 그들이 있었다
우주탐사 역사의 이면에서 맹활약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로켓 걸스―인간 컴퓨터라 불린 여인들》이 알마에서 출간됐다. 저자인 나탈리아 홀트는 딸의 이름을 짓다가 우연히 NASA의 제트추진연구소(JPL) 팀과 거기에 소속되어 일한 여성 엔지니어들의 존재를 알게 되고, “미국 역사의 중추적 순간들을 전에 없던 내부자의 시각으로 보게 해줄”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직접 그 여자들을 찾는다. 이 책은 그렇게 그들 스스로에 의해 복원된 숨겨진 과학기술 역사서이자, 가정과 직장에서의 여성으로서의 삶을 기록한 비망록이다.
이야기는 1940년대에서 시작한다. 신설 연구소인 제트추진연구소, 즉 JPL은 로켓의 속도를 계산하고 궤적을 작성해줄 수학자를 모집했다. 그들은 대학을 졸업한 남성들 대신 여성들을 택했다. 그리하여 젊은 여자 엘리트 집단이 탄생했다. 본격적인 기계 컴퓨터 시대가 오기 이전에 ‘인간 컴퓨터’로 불린 그들은 오직 연필과 종이와 수학 실력만으로 로켓의 설계를 변화시키는가 하면, 미국 최초의 인공위성 개발에 참여했으며, 태양계 탐사까지 가능하게 만드는 등 항공우주개발의 영역에서 지대한 역할을 했다.
‘로켓’ 그리고 ‘우주탐사’라는 꿈만으로, 현재까지도 과학계에 만연한 성별과 인종의 장벽을 깨며 자신들이 가진 능력을 당당히 발휘하기를 원했고 또 그것에 성공한 멋진 여성들의 알려지지 않았던 업적은 《로켓 걸스―인간 컴퓨터라 불린 여인들》을 통해 비로소, 별에 또렷이 아로새겨진 유산으로서 후대에 남게 되었다.
흥미진진한 그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독자는 그들과 함께 슬퍼하고, 때로는 답답해하며, 또 때로는 통쾌함을 느끼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 만든 물체 가운데 가장 먼 길을 가고 있는 보이저 1호”를 말할 때의 ‘인간’(men)이 남자들만을 가리키지는 않는다는 본문의 구절처럼, 이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는 독자들 또한 여성들만으로 한정된 것은 아니다. 때론 소소하고 때론 너무도 드라마틱한, 사랑스러운 이 여인들의 놀라운 실화에 독자라면 누구나 깊이 빠져들게 될 것이다.

로켓의 역사와 함께한 여인들, 20세기 과학기술사 곳곳에 자신들의 자취와 유산을 남기다
《로켓 걸스―인간 컴퓨터라 불린 여인들》은 NASA 산하 JPL에서 컴퓨터, 그리고 엔지니어로 일하는 여성으로서의 그들의 삶을 이야기하지만, 거기에는 NASA로 대표되는 미국이 우주 강국의 지위에 오르기까지의 시행착오의 역사와 당시의 사회 배경이 생생히 담겨 있다.
‘로켓 걸스’의 자취는 로켓의 발달사에 있어서는 거의 전 영역에 걸쳐서 존재하며, 미국 최초의 인공위성이나 태양계 탐사선의 개발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 임무를 주도했다. 이른바 우주로 나아가는 것과 관련된 실물의 개발에는 물론이고, 위성의 궤도나 우주선이 우주 공간을 날아가 원하는 행성에 이르게 하는 경로의 작성까지 그들의 손끝에서 행해진 계산을 통하지 않고서 이루어진 것은 단 하나도 없을 정도다.
이처럼 기계 컴퓨터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이전에 ‘컴퓨터’로 불리며 오로지 손과 연필로만 복잡한 계산을 해온 그들의 작업은, 기계 컴퓨터가 발달하기도 전에 우주선과 같은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기계가 어떻게 작동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일반인들의 오랜 의문에 해답을 던져줌과 동시에 그와 관련해 꾸준히 제기되어온 우주탐사를 향한 수많은 음모론에도 마침표를 찍는다.
그러나 그녀들의 ‘발자국’이 우주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우주와 관련된 기술은 전쟁과 관련된 기술과 더불어 과학기술의 첨단이자 최전선에 있는 만큼, JPL의 인간 컴퓨터들이 접하고 그들과 함께 성장한 기술은 곧 인류의 과학기술 발달과 그 궤를 같이한다. 대표적으로 진공관에서부터 시작해 마이크로프로세서의 개발과 함께 혁명을 맞이한 기계 컴퓨터의 발달이나, 인간 컴퓨터가 손으로 하던 계산이 기계 컴퓨터를 만나 탄생한 프로그래밍, 그리고 마이크로프로세서나 각종 소프트웨어의 개발에다 심지어 팬티스타킹과 바지 정장의 출현까지, 그 배경은 물론이고 발전사가 점점 나이를 먹으며 늘어가는 JPL 여인들의 주름살과 함께 평행으로 달리며 한눈에 펼쳐지는 광경은 가히 장관이라 할 수 있다.
또한 2차 세계대전의 전범(戰犯)이었으나 미국에 스카우트되어 로켓의 개발에 혁혁한 공을 세운 베르너 폰 브라운의 이야기나, 역시 JPL의 창립에 중요한 역할을 했고 로켓 개발을 진두지휘했지만 매카시즘 열풍을 피하지 못하고 중국으로 쫓겨 가 결국 중국 로켓의 아버지가 된 첸쉐썬의 이야기, 그리고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미국과 소련 간의 우주 개발 경쟁 등 굴곡진 우주 시대의 사회 배경을 알게 되는 재미도 쏠쏠하다. 리처드 파인먼이나 칼 세이건 등 당대의 유명 과학자들의 카메오 출현은 덤이다.
이런 면에서 보면, 《로켓 걸스―인간 컴퓨터라 불린 여인들》은 JPL에서 컴퓨터라 불리면서 일한 여성들이 남긴 흔적을 따라 항공우주개발의 전(全) 역사는 물론이고 20세기 중반 이후의 과학기술사를 총망라한, 훌륭한 대중 과학서다.

시대를 관통하는 전문직 여성의 생활상, 일과 가정의 균형을 유지하고자 애쓰며 새로운 길을 닦다
하지만 《로켓 걸스―인간 컴퓨터라 불린 여인들》가 항공우주개발의 역사를 다룬 일반적인 과학서는 아닐 테다. 그와 더불어 비중 있게,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핵심은 역시나 ‘여성 문제’일 것이다.
발랄하던 학생 시절에 어떠한 계기로 NASA에 전문직 종사자로서 발을 들이고, 로켓의 발전과 함께 성장하고, 배우자를 만나 결혼해 아이를 낳고, 우주탐사의 수많은 부침과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여성들의 일상과 고민이 194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우주 개발의 역사와 그것을 둘러싼 시대를 고갱이로 관통한다. 당시의 유행 등 시대상을 알 수 있는 요소들이 독자로 하여금 웃음 짓거나 화나게 만드는 에피소드들과 엮여서 마치 시대극을 보는 듯한 생생함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거기에는 일이 있고, 우정이 있으며, 사랑이 있고, 자녀의 양육이 있다. 그러나 주변적인 서사들이 수렴되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여성’으로서의 삶일 테다. 여성이 얻을 수 있는 전문 직업이라고는 비서가 전부였던 시기에, 그들은 끈끈한 관계를 만들고 스스로를 훈련하고 단련하여 경쟁력을 키워나감으로써 스스로를 강력한 ‘여성 집단’으로 꾸렸다. 결혼하여 임신을 하면 퇴사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임산부를 위해 주차장에 좋은 자리를 내달라고 요청했다는 것만으로도 퇴사 사유가 되던 시대였다. 그들을 오로지 능력만으로 그 장벽을 깨고 ‘계산원’이라 불리던 신분을 뛰어넘어 남자들과 같은 엔지니어로 승격되었다. 그들은 여성의 권리가 대두되던 시대의 흐름과는 별개로 나름의 방식으로 운동하며, 여성에게는 척박하기만 했던 과학기술계에 중요한 길을 개척하는 데 성공했다. 직장과 가정의 균형을 유지하는 어려운 일을 해내면서 말이다.
그러나 한때 컴퓨터라 불렸던 이들이 이룬 여성 권리에 있어서의 업적은, 궁극적으로 닿고자 하는 곳까지는 오늘날에도 그 갈 길이 멀다. NASA로 대표되는 미국의 우주 개발에 큰 공헌을 한 그들이 지금까지도 과소평가되고 세상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그것을 말해준다. 《로켓 걸스―인간 컴퓨터라 불린 여인들》은 우리가 잘 안다고 생각했던 것, 예를 들면 본문에서 다루는 우주 개발 사업의 주요 장면에서 기존의 남자들만 그득하던 이미지와 같은 고정관념을 깨버리고, 그곳에 당연히 있었고 마땅히 있어야 할 여성들의 자리를 찾아준다. 그럼으로써 누군가에게는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또 누군가에게는 희망을 주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방향성을 제시해주어, 최종적으로는 아직도 요원한 것들의 거리를 조금이나마 좁혀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엔지니어는 그들을 흔히 ‘여자 계산원’이라고 불렀다.
여자들은 그 호칭을 싫어했다.
그들은 자신들을 ‘여성 단체’라고 불렀다.”

[책 속으로 추가]

시간이 흐르면서, 정적 속에 한숨과 한탄이 섞여들었다. 순간의 스트레스에 모두가 지쳐갔다. 그러다 마침내, 기다리던 신호가 왔다. 바버라는 위치를 확인하고, 종이 위에 계산을 몇 차례 반복한 뒤 의자에 앉은 채로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성공했어요!”
통제실에 있던 사람들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
오전 12시 49분에 엔지니어 한 명이 전화로 이 기쁜 소식을 피커링에게 알렸다. 그는 안도감에 휩싸였다. 위성의 신호를 기다리던 그 8분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긴 시간이었다. 그가 환호할 때 폰 브라운이 말했다. “로켓이 8분 늦었네요.” (178쪽)

엔지니어들과 컴퓨터들은 컴퓨터실에서 팝콘을 먹으며 계획을 세웠다. 그곳은 어느새 만남의 장소가 되어 있었다. 큰 창으로 햇빛이 기울어져 드는 오후가 되면 방에 활기가 차올랐고, 엔지니어들이 자주 그곳으로 찾아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방에 젊은 여자가 많다는 사실도 거기에 일조했다.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아무도 몰랐지만 어쨌건 그 전통은 이제 확고해졌다. 오후 3시에 팝콘 냄새가 복도로 흘러나오면 엔지니어들이 하나둘 고개를 내밀었다. 컴퓨터들은 번갈아 복도의 작은 부엌으로 갔다. 그들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반으로 자른 투명한 지구본을 그릇 삼아 팝콘을 먹었다. 지구본에는 아직 위선과 경선 표시가 남아 있었다. (223쪽)

엔지니어는 그들을 흔히 “여자 계산원”이라고 불렀는데, 여자들은 그 호칭을 싫어했다. 그들은 자신들을 ‘여성 단체’라고 불렀다. (227쪽)

여자들이 느끼는 긴장은 직장생활과 가정생활 사이에 존재했다. 헬렌은 하루 일이 끝나면 너무 피곤해서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아기를 돌볼 힘이 없었다. 노년에 접어드는 부모님도 아기 시중드는 일을 힘들어했다. 헬렌과 아서는 다른 보육 수단을 찾을 일이 걱정이었다. 바버라도 일하는 엄마로서 일상이 힘겨웠다. 그녀가 아침 일찍 출근할 때면 해리가 캐런을 보모에게 맡기러 갔다. 오후가 되면 바버라는 아기가 몹시 보고 싶으면서도 집에서 그녀를 기다리는 산더미 같은 허드렛일 생각에 진이 빠졌다. 행복한 균형은 없었다. 그저 해내겠다는 의지뿐이었다. (237쪽)

1960년에 컴퓨터실에 신입 직원이 들어왔다. 그 직원은 직업윤리가 썩 좋지 않았다. 느닷없이 성을 내고, 툭하면 과열되었다. 그 신입 직원이란 컴퓨터실 안쪽의 내실에 자리한 IBM 1620이었다. 새 컴퓨터에 이름이 없는 것은 부당해 보였다. 내실 문에 ‘코어 저장소’라는 간판이 걸리자 사람들은 그를 “코라”라고 부르며 자신들과 같은 컴퓨터로 취급했다. 코라는 주변 공기가 서늘해야 했기에 그 방은 겨울처럼 추웠다. 바깥 기온이 38도여도 여자들은 기계 동료를 존중해 출근할 때면 스웨터를 챙겼다.
(…)
그런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바버라는 임무설계부 직원 이름을 모두 담아 컴퓨터실 바깥에 걸어놓은 명판을 보고는 미소를 지었다. “헬렌 링, 부장”이 맨 위에 있고, 바버라를 비롯한 다른 여자들의 이름이 있었다. 바버라는 그 밑에 “코라”라고 적힌 명판을 하나 더 붙였다. IBM 컴퓨터는 공식적으로 그들과 같은 팀원이 되었다. (242~243쪽)

팀원들은 나사 최초의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었다. 여자들은 아직도 남자가 대부분인 엔지니어들과 밀접한 관계를 이루어 일했지만 이제 수학을 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그들은 IBM 컴퓨터에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고치고, 구동하는 법을 알아야 했다. 엔지니어는 그런 일을 잘 하지 않았다. 게다가 JPL이 프로그래밍 강좌를 통해 여자들에게 신기술을 계속 교육했기 때문에 그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그래서 나사의 다른 센터들에서는 여성 일자리가 차츰 사라지는 데 반해 전문성을 갖춘 JPL의 여자들은 점점 더 중요한 인력이 되었다. (263~264쪽)

엔지니어들은 갈색, 적색, 황색 파스텔을 가지고 각 숫자를 어떤 색으로 칠할지 결정했다. 마치 커다란 색칠 그림 같았다. 딕은 조심조심 색을 칠했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이미지는 200픽셀짜리 띠 200줄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색칠할 분량이 어마어마했다. JPL의 홍보 담당자들은 초조했다. 어떻게 해야 기자들이 저 색칠 그림에 달려들지 않고 공식 흑백 이미지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게 만들 수 있을까? 결국 그 일은 실패했다. 화성의 첫 모습에 흥분하기는 헬렌과 엔지니어들뿐 아니라 텔레비전 스태프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JPL 직원들이 손으로 색칠한 그림을 촬영해 전 세계에 방송했다. 사상 최초의 화성 이미지는 적색과 갈색 파스텔로 그린 것이었다. (271~272쪽)

바버라는 미니스커트를 입을 마음은 없었지만 새로운 스타일 하나는 시도하고 싶었다. 상점 진열창에 걸린 멋진 바지 정장들이었다. 그녀는 그 날씬한 복장의 다양한 색깔과 디자인에 감탄했다. 하지만 용기가 부족해서 출근용으로는 사지 못했다.
바버라는 마지가 돌아온 것이 기뻤다. 그녀는 3년 동안 아기 셋을 낳고 돌아왔다. 다행히 낮 동안 아이들을 돌봐줄 이웃을 구했다. 그들은 만나서 아이들 이야기를 하며 새로운 패션 이야기도 했다. 어느 날 그들은 빌 피커링의 비서가 바지 정장을 입은 것을 보았다.
“소장님 비서가 입는다면 우리도 입어도 되지 않을까?” 바버라가 마지에게 말했다. 그들은 바지 정장을 사서 입었고, 그 모습이 멋지고 당돌하다고 생각하며 출근했다. 그들은 이전까지 바지를 입고 출근한 적이 없었다. (280쪽)

닐 암스트롱이 달 표면에 서서 “이것은 한 사람의 작은 발걸음이자 인류의 큰 도약이다”라고 말했을 때, 그 목소리가 지구로 전달된 것은 컴퓨터들이 구축한 심우주 네트워크 내 캘리포니아와 오스트레일리아의 추적기지 덕분이었다. 아폴로 11호는 조금씩, 조금씩 1,000번에 걸쳐 쌓아올린 성공의 정점에서 태어났다.
여자들은 수천만 미국인과 함께 인류의 달 착륙을 경탄하며 바라보았다. 하지만 겸손하게도 자신들의 노력이 그 일을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그 순간의 마법에 사로잡혀서 텔레비전의 뿌연 이미지를 바라볼 뿐이었다. (290쪽)

그날은 그들의 성과를 축하하는 날이었다. 전국에서 많은 여성이 평등한 권리를 요구하며 싸우고 있었지만, JPL의 여자들은 독자적으로 평등을 이루었다. 그들은 연구소를 자신들의 생각대로 만들었고, 여성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해 자기들의 업무와 공헌에 대해 남자들과 똑같이 인정받았다. (299쪽)

멀러는 불평꾼이었다. 그는 여자들이 IBM 1620인 코라를 독점한다고 투덜거렸다. 컴퓨터 프로그램이 마침내 수작업보다 우위를 점하면서 사람들은 너도나도 코라를 쓰고 싶어 했다. 그런데 코라 사용의 우선권은 여자들에게 있었다. 연구소 컴퓨터 프로그래밍의 90퍼센트를 여자들이 책임졌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프로그래밍에 이제 겨우 발가락만 담근 상태였기에, 여자 동료들보다 훨씬 뒤처져 있었다. (304쪽)

“착륙 성공, 착륙 성공.”
방은 환호로 터져 나갈 듯했다. 낸시는 성공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포옹과 키스가 넘치는 가운데 화성 표면에서 찍은 첫 이미지가 JPL로 들어왔다. 그 사진은 바위로 가득한 그 착륙 장소가 얼마나 위험한가를 확인시켜주었다. 그리고 다음 날 착륙선이 최초의 화성 컬러 이미지를 보내오자 그들은 자신들에게 큰 행운이 따랐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9미터 정도만 벗어났어도 착륙선은 거대한 바위에 부딪혀 굴러떨어졌을 것이다. (321쪽)

그렇게 해서 아득한 성간 여행이 시작되었다. 과학 장비, 카메라, 그리고 칼 세이건과 동료들이 고안한 금도금 구리 레코드판이 보이저호에 실려 있었다. 레코드판에는 파도 소리, 새 소리, 55개 언어의 인사말, 90분에 걸친 다양한 음악이 들어갔다. 헬렌과 여자들은 먼 우주로 나가는 저 우주선이 어떤 수수께끼들을 풀어줄 것인지 궁금했다. (329쪽)

헬렌은 메이시가 세운 전통에 따라 수학과 과학 분야에서 교육을 받고 경험을 쌓은 똑똑한 여자들을 채용했다. 그리고 고등교육의 필요성뿐 아니라 직장생활과 육아의 병행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헬렌은 10년 동안 이러한 방식을 실행하고 자신이 채용한 여자들의 승진을 지켜보았다. 그러나 이제는 자기 사람들의 능력을 강화시키고자 했다. 그녀는 기존 직원에 대한 특혜로 엔지니어의 지위를 얻어서 학위가 필요 없었지만, 자신이 채용하는 모든 여자에게 학업을 독려했다. (335쪽)

컴퓨터 언어는 대용량 프로그램을 훨씬 더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는 데다, 코드 속 오류에도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 여자들은 ‘할(HAL)’이라는 새로운 언어도 배웠다. ‘고차 어셈블리언어’를 뜻하는 할은 나사 전역에서 사용되었다. 여자들은 그 이름에 웃었다. 1968년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나오는 못된 컴퓨터의 이름과 같았기 때문이다. 여자들은 영화 속 할의 단조로운 말투를 흉내 내서 그 프로그램을 놀리곤 했다. 할과 포트란을 가지고 일하는 것은 쉽지 않았고, 두 가지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하다 보니 갈릴레오 소프트웨어는 더욱 복잡해졌다. (344쪽)

갈릴레오호는 거대한 바위로 가득한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대를 지나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그 배열은 이미 성과를 내고 있었다. JPL 사람들은 우주선의 경로 중간에 있던 ‘이다’라는 소행성이 위성을 거느리고 있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갈릴레오호는 소행성대를 무사히 지나가면서, 레인저호 임무에 참여한 유진 슈메이커가 공동 발견한 슈메이커-레비 9호 혜성이 부서져서 목성의 대기 속으로 떨어져 내리는 모습을 보았다. 그 장면을 담은 놀라운 비디오와 이미지들을 보면 마치 목성이 연쇄 폭격을 당하는 것 같다. 충돌 하나하나가 빨간 불길을 일으키고는 구름 위에 크고 검은 흉터를 남겼다. (350~351쪽)

어느 회의에서, 화성 탐사 프로그램의 책임자이자 실비아의 감독자 중 한 명인 도나 셜리가 방 안을 둘러보았다. 테이블에 앉은 엔지니어가 전부 여자였다. 도나에게 그런 광경은 처음이었다. ‘시대가 변하고 있구나.’ 그녀는 생각했다. 엔지니어들은 언젠가 고기능 로봇으로 화성의 표면을 파고 표본을 모아 지구로 보내게 하려고 했다. 그 로봇들이 지질사를 밝혀내고, 또 어쩌면 화성에 생명이 있다는 증거를 캐낼지도 몰랐다. (363쪽)

50년은 아주 많은 프로그램을 작성할 수 있는 시간이다. 실비아, 헬렌, 마지, 수전, 바버라와 동료들이 작성한 코드는 우주선, 항행 시스템, 기후 연구, 화성 탐사 로봇에 계속 쓰였다. 그것들은 병합되고, 변경되고, 다른 임무에 삽입돼 우주로 나가고, 먼 행성들로 가고, 또 지구로도 되돌아와 여자들이 떠난 뒤에도 오랫동안 독자적인 생명력을 유지했다. 그 코드는 2012년 이후 계속 화성을 탐사중인 큐리오시티 탐사 로봇에서부터 2004년 이후 토성을 돌고 있는 카시니 궤도선 등 오늘날의 임무들에도 남아 있고, 우리의 세계를 연구할 미래의 지구 궤도 비행 장치들에도 들어갈 것이다. (364~365쪽)

주말이 끝나갈 때쯤, 그들은 보름달 아래에서 작별 인사를 했다. 수십 년 동안 우정을 나눈 친구들 사이에 포옹과 키스와 덕담이 오가는 가운데 슬프고도 엄숙한 말이 들려왔다.
“우리가 서로를 만나는 건 이번이 마지막일 거야.”
그 마지막 작별의 말 속에 어떤 로켓엔진보다도 강력한 우정이 담겨 있었다. (373쪽)

목차

들어가는 글
1958년 1월 발사일

1부 1940년대
1 높이, 높이, 멀리
2 캘리포니아에 모인 꿈

2부 1950년대
3 로켓 떠오르다
4 미스 유도미사일
5 망설임
6 90일과 90분
7 문글로우

3부 1960년대
8 아날로그의 여제들
9 행성의 인력
10 마지막 우주 여왕

4부 1970년대~오늘날
11 화성에서 온 남자
12 여자처럼 보여라

에필로그
감사의 글

찾아보기

저자소개

저자 나탈리아 홀트는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래건 연구소, 매사추세츠 공과대학, 하버드 대학에서 특별 연구원으로 일했다. 저서로 《HIV를 이긴 사람들Cured: The People Who Defeated HIV》이 있다. 〈뉴욕타임스〉 〈LA타임스〉 《애틀랜틱》 《슬레이트》 《파퓰러사이언스》 《타임》 등에 글을 기고한다. 보스턴에 살고 있다.

도서소개

우주탐사 역사의 이면에서 맹활약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로켓 걸스』의 저자 나탈리아 홀트는 딸의 이름을 짓다가 우연히 NASA의 제트추진연구소(JPL) 팀과 거기에 소속되어 일한 여성 엔지니어들의 존재를 알게 되고, “미국 역사의 중추적 순간들을 전에 없던 내부자의 시각으로 보게 해줄”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직접 그 여자들을 찾는다. 이 책은 그렇게 그들 스스로에 의해 복원된 숨겨진 과학기술 역사서이자, 가정과 직장에서의 여성으로서의 삶을 기록한 비망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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