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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의 시대

시험의 시대

  • Gordon Stobart
  • |
  • 박영스토리
  • |
  • 2016-12-07 출간
  • |
  • 390페이지
  • |
  • 153 X 225 X 24 mm /619g
  • |
  • ISBN 979118701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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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역자 후기
우리는 늘 무엇인가를 평가하고 판단하는 행위를 한다. 예를 들어, ‘좋다-나쁘다’, ‘예쁘다-밉다’, ‘착하다-악하다’, ‘똑똑하다-멍청하다’, ‘우등생-열등생’, ‘정상-비정상’ 등이 그것이다. 우리는 무엇을 평가하는 주체이지만, 동시에 누군가의 평가 대상이 되기도 한다. 평가가 사회적 상호작용의 중요한 구성요소라는 점에서 인간의 삶은 한시도 유무형의 평가와 분리되어 존재할 수 없는 ‘평가의 일상화’를 특징으로 한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우리의 삶이 평가 결과에 따라 좌우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평가행위는 오랫동안 개인의 주관적 판단으로 간주되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이나 신념 그리고 상식에 따라 동일한 것을 다르게 평가해 왔다. 물론 집합적으로 특정한 평가를 공유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어떤 절대적 기준에 따른 것은 아니었다. 어떤 학생을 똑같이 ‘착하다’라고 말한다고 해서 그 의미가 일치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과학과 측정 기술의 발달은 평가행위를 주관적인 발화가 아니라 숫자로 표현되는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일로 변화시켰다. ‘똑똑하다’, ‘착하다’, ‘달다’와 같은 주관적 언어를 ‘지능지수(IQ)’, ‘사회성 점수’, ‘브릭스(Brix) 당도’와 같은 숫자로 표현하게 되었다.
인간의 삶의 거의 모든 것들은 과학적 측정의 대상이 되었으며, 그 결과는 숫자로 표현되게 되었다. 객관적이고 중립적이라는 이유로 실시되고 있는 각종 시험(examination), 측정(measurement), 검사(test) 등은 모두 평가(evaluation)행위의 일종들이다. 시험은 인지적 능력을 재는 것에서 벗어나 인간 삶의 모든 것을 측정하는 것으로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능 검사, 인성과 적성 검사, 직업흥미검사, 학습유형검사, 수행평가, 비만측정, 역량평가 등은 우리의 일상적 삶에서 시험이 활용되고 있는 모습들이다. 시험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다. 시험은 일상적 실천이 된 것이다. 바야흐로 우리는 모든 것이 평가대상이 되어 시험이나 측정이 범람하는 ‘시험의 시대(Testing times)’에 살고 있다.
시험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시험은 하나의 신화(myth)와 같다. 사람들은 시험을 객관적으로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고 그 결과를 점수로 나타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험은 능력을 효과적으로 측정하는 믿을만한 장치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시험의 내용이나 방법 그리고 평가준거 등은 당연한 것으로 간주되는 경향이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한 수험생들은 ‘다섯 개’ 보기 문항 중에서 하나를 반드시 선택해야 한다. 그런데 ‘왜’ 보기가 다섯 개이며, 과목에 따라 문항 수와 배점, 시간이 다른지 그리고 영어 과목은 오후에 배정된 것인지에 대하여 크게 주목하지 않는다. 수험생들은 시험을 자신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것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오직 답을 찾는 일에만 관심을 기울인다. 이러한 생각은 수능뿐만 아니라 지능검사를 비롯한 각종 검사와 측정 그리고 학업성취도검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 책은 영국 런던대학교의 교육학과 명예교수 고든 스토바르트(Gordon Stobart)가 지은 『Testing times: The uses and abuses of assessment』(London: Routledge, 2008)를 번역한 것이다. 저자는 지금을 ‘시험의 시대’라 정의하고, 다양한 평가행위를 중심으로 우리 삶을 지배하고 있는 평가의 의미를 꼼꼼히 검토한다. 지능, 다중지능, 감성지능, 학습유형검사, 학업성취도평가, 학교에서의 각종 시험 등은 겉모습은 다르지만 실상은 동일한 가정에 근거하고 있으며, 따라서 동일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스토바르트는 평가란 가치중립적일 수 없으며, 중요한 사회적 실천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평가가 본래적으로 존재하는 학생의 객관적 수준과 상태를 일러주는 도구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사람을 특별한 개인으로 재편하고 구성하는 이데올로기라는 것을 의미한다. 평가는 인간을 특정한 주체로 형성하는 놀라운 기능을 가지고 있다. 수능에서 학생들은 점수에 따라 1등급에서 9등급으로 분류되고 명명된다. 언어, 수학, 외국어 1등급은 단지 점수가 높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응시자가 자신과 타인을 규정하고 대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학생들은 수능 등급에 따라 고정된 능력을 지닌 구체적 인간으로 변모한다. 지능검사도 마찬가지인데, 초등학교 때 측정된 지능검사는 일생동안 변함없이 자신의 인지 수준을 규정하기도 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크게 두 가지 주장을 한다. 그 하나는 평가란 인간의 변함없는 본질을 측정하는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것이 아니라 독특한 주체를 생산하고 구성하는 사회적 실천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평가가 시험에서의 성공을 위한 도구적 기능에서 탈피하여 학습 그 자체를 위한 것으로 제 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지능검사, 감성지능, 다중지능, 학습유형검사, 표준화된 학업성취도검사를 중심으로 이들이 중립적인 것이 아니라 다양한 집단의 이해와 믿음이 반영된 사회적 구성물임을 밝힌다. 그리고 평가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각종 시험이나 검사들이 인간의 성장이나 학습보다는 다름과 차이를 생산함으로써 특정한 사람을 구별하고 배제하는 사회적 기제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다고 비판한다. 지능검사는 특정 인종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학업성취도검사는 책무성을 판단하는 도구로, 학교시험은 졸업장을 얻기 위한 방편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평가의 사회적 의미를 성찰함이 없이 시험이 맹목적으로 ‘남용(濫用)’되고 있으며, 심지어 ‘오용(誤用)’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저자는 평가가 오용과 남용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평가의 제 자리 찾기’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평가는 학습자의 학습을 돕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여기지만, 교육현장에서 실제로 행해지고 있는 평가가 그릇된 가정과 목적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을 비판한다.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평가가 제 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평가의 목적이 졸업이나 취업 등과 같이 다른 어떤 것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학습 그 자체를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와 더불어 그는 ‘학습을 위한 평가(assessment for learning)’는 평가가 성향보다는 상황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 본질적이기보다는 구성되는 것, 문화적으로 중립적이기보다는 문화와 맥락 의존적이라는 것에 주목한다.
‘학습을 위한 평가’는 시험이 오직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한 도구적 성격에 머무르거나 시험 결과가 공부의 궁극적 목표로 간주되는 것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학습을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책무성을 판단하거나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해 도구적으로 활용되는 것은 평가가 지닌 본래의 의미를 상실했다고 보는 것이다. 학습을 위한 평가는 결과보다는 과정중심, 총괄평가보다는 수행평가, 일회성 시험보다는 포트폴리오와 같은 활동중심 평가, 시험성적보다는 학습자와 성숙과 성장에 주목하는 평가를 주장한다. 학습을 위한 평가를 통해 시험에 지배되고 저당 잡힌 학생들의 삶이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저자의 주장이 평가에 대한 불편하고 불안한 마음을 달래줄 정도로 명확한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는 수행평가나 활동중심의 과정평가가 대학입시에 활용되면서 도구적으로 남용되는 경우를 자주 발견하게 된다. 지필시험이 아니라 자기소개서를 통해 자신의 학습경험과 성장을 드러내고, 학생들에 대한 교사들의 관찰을 기록한 추천서가 쉽게 선발을 위해 도구화되고 상품화되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입시문화가 지배하는 한국에서 ‘제자리를 찾은 평가’는 도대체 어떤 모습일까? 이 책은 평가를 둘러싼 문제를 해소해주기보다는 더 많은 새로운 고민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교육평가는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교육사회학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주제 중의 하나이다. 이 책을 통해 교육평가에 대한 다양한 교육사회학의 논의가 전개되기를 기대한다.
이 책의 옮긴이들은 한국교원대학교에서 교육사회학을 공부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 책은 평소 교육평가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김범석 선생에 의해 다락방 공부모임에 소개되었다. 함께 책을 읽어 나가면서, 교사들이 학교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평가가 전적으로 중립적이고 객관적이지 않으며 사회적 구성물이라는 점을 이해하는데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시간을 내어 번역하고 윤독하는 일을 몇 차례 반복하였다. 번역 과정에는 옮긴이들뿐만 아니라 많은 학문의 벗들이 초역과 검토 그리고 참고문헌 작업에 함께 참여했다. 그들의 헌신적인 참여가 없었다면 번역은 마무리 되지 못했을 것이다. 눈으로 읽고 이해한 것을 글로 바꾸는 번역은 참 어려운 일이다. 두려움과 아쉬움 그리고 기대감으로 감히 번역서를 출판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이 작은 결실의 기쁨을 다락방의 모든 벗들과 나누고 싶다. 출판계의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출판을 허락하신 박영스토리의 안상준 상무님과 궂은일을 도맡아 주신 이선경 과장님과 배근하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2016년 11월
손 준 종

목차

서론 시험이 왜 문제인가?
1장 평가를 평가하기
2장 지능검사: 괴물을 만드는 방법
3장 저항의 움직임: 다중지능과 감성지능
4장 학습유형의 유혹
5장 졸업장병: 여전히 전염성이 있는가?
6장 시험과 책무성: 그 긴 그림자
7장 환호할 만한 이유: 학습을 위한 평가
8장 평가 제자리 찾기: 자신에 대해 책임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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