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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도릿 3

작은 도릿 3

  • 찰스 디킨스
  • |
  • 한국문화사
  • |
  • 2014-02-20 출간
  • |
  • 383페이지
  • |
  • 152 X 225 X 14 mm /747g
  • |
  • ISBN 9788968170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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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작은 도릿』은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영국의 대표적 문호, 찰스 디킨스의 후기 작품으로, 국내에서 처음 번역되어 소개되는 작품이다.

『작은 도릿』은 주인공 아서 클레넘이 모든 계층의 인물들과 맺어나가는 관계를 보여주면서 영국사회의 모습을 파노라마식으로 제시한다. 클레넘은 마셜시 감옥에서 태어나 자라온 여인, ‘작은 도릿’을 만나면서 그들이 연루된 수수께끼 같은 과거에 의문을 품고 그것을 추적해나간다.

작품 속에는 수많은 감옥이 등장하고 대다수의 인물과 사물 위에 감옥의 그림자가 드리워져있다. 작품이 보여주는 빛나는 통찰은 인물들이 물리적인 감옥에 감금되어있을 뿐 아니라, 인간의 감수성과 상상력을 제한하는 마음속의 감옥을 만들어서 자신을 가두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독자들은 마셜시 감옥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읽어나가면서 갇힘과 타락, 죽음의 관련성에 대한 보편적 진실을 상기하게 될 것이다.

저자 서문
필자는 지난 2년간 대부분의 집필시간을 이 이야기를 쓰는 데 할애했다. 통거리로 읽었을 때 이 이야기의 장점과 단점 전체가 드러나지 않는다면 필자가 시간을 아주 잘못 보낸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야기가 두서없이 출판되는 동안, 필자가 어느 누구보다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면서 이야기의 여러 가닥을 꿰고 있었으므로 엮어진 이야기를 마무리된 채로 그리고 무늬가 완성된 채로 읽어달라고 부탁드리고 싶다.

바너클 일족과 에돌림청같이 아주 과장된 허구에 대해 변명해본다면, 필자는 본인이 러시아전쟁이나 첼시사문위원회 시절에 예의를 지키지 않았다는 하찮은 사실을 주제넘게 언급하느니 영국인이 흔히 겪는 경험이라는 얘기로 변명에 대신하고자 한다. 머들 씨라는 과장된 구상은 철도주(鐵道株) 시대를 거친 이후에, 또한 어떤 아일랜드 은행과 그리고 마찬가지로 훌륭한 한두 개의 다른 회사를 겪은 시기에 기원을 두고 있다. 필자가 사악한 계획이 선하고 명백히 종교적인 계획인 양 나서는 때가 가끔 있다는 식의 터무니없는 생각에 사로잡혀있다는 의혹도 있지만, 고인이 된 영국왕립은행의 임원들을 공개적으로 조사하는 시기에 그 같은 구상이 이 작품에서 정점에 도달하게 된 것은 묘한 우연의 일치일 뿐이다. 그러나 필요하다면 필자는 이 모든 죄목에 대해 결석재판을 받고, 그 같은 일이 이 나라에선 결코 일어난 적이 없다는 (믿을만한 소식통으로부터의) 확약을 순순히 받아들일 것이다.

몇몇 독자분들은 마셜시 감옥이 일부분이라도 아직 남아있는지 알고 싶어 할지 모르겠다. 필자 자신도 이달 6일에 찾아가서 직접 볼 때까지는 몰랐을 뿐 아니라, 이 이야기에서 자주 언급되었던 앞면에 있는 바깥쪽 마당이 버터 가게로 바뀐 것을 확인하고는 감옥의 벽돌까지도 모두 다 망실된 걸로 단념할 뻔했다. 그러나 근처에 있던 “버먼지로 통하는 에인절 코트”라는 곳을 천천히 걸어 내려가다가 “마셜시 터”에 이르렀는데, 거기에 있는 집들이 전에 감옥으로 사용했던 커다란 건물이라는 사실뿐 아니라 필자가 작은 도릿의 전기 작가가 되었을 때 마음속으로 상상했던 감방들이 보존되어있는 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필자가 이야기를 나눠 본 소년 중에서 제일 작은 소년이 일찍이 봤던 중에서 제일 큰 아이를 업은 채로 그 장소의 옛날 용도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잘 설명해주었는데, 그 설명은 거의 정확한 것이었다. 그 젊은 뉴턴이(그가 그 정도의 사람이라고 필자가 판단하기 때문에) 그 정보를 어떻게 입수했는지는 모르겠다. 25년 전 일이라 그 감옥에 대해 스스로 뭔가를 알 수는 없었을 텐데 말이다. 필자가 작은 도릿이 태어났고 그녀의 아버지가 오랫동안 살았던 감방의 창문을 가리키면서, 지금 저 방에 살고 있는 사람이 누구니? 하고 묻자, 소년이 “톰 파이식이에요,”라고 했다. 톰 파이식이 누구니? 하고 묻자, 소년이 “조우 파이식의 삼촌요,”라고 대답했다.

조금 더 내려가니, 관례를 지키기 위한 경우 빼고는 아무도 수감되지 않는 답답한 내부감옥을 둘러싸고 있던 한층 더 오래되고 작은 담장이 나타났다. 그러나 버먼지로 통하는 에인절 코트를 나와서 마셜시 터에 들어서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신이 사라진 마셜시 감옥의 바로 그 포석을 밟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우측과 좌측에 있는 좁은 마당은 그곳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장소로 변했을 때 담장을 낮춘 것을 제외하면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채무자들이 살던 감방을 바라보면서 마음속에 밀려오는 수많은 비참한 세월의 유령들 속에 서 있게 될 것이다.

『블리크 하우스』의 서문에서 필자는 본인이 그렇게 많은 독자를 가졌던 적이 없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다음 작품 『작은 도릿』의 서문에서도 같은 말을 여전히 되풀이해야겠다. 우리 사이에 증가해온 애정과 신뢰를 깊이 의식하면서 그때 덧붙였던 대로 이번 서문에도 덧붙이고자 한다. 우리가 또 만날 수 있기를!

런던에서,
1857년 5월

책속으로 추가
어둠이 노새를 타고 오는 몇몇 관광객을 앞질러서 수도원의 투박한 담장까지 차올랐을 때에도 여행자들은 여전히 산을 오르고 있었다. 여행자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얼음과 눈이 녹아서 흐르는 시냇물을 떠먹게 했던 한낮의 뜨거운 열기가 산 위에서는 싸늘하고 희박한 밤공기의 모진 냉기로 바뀌었듯이, 산 아래를 여행할 때의 신선한 아름다움이 불모와 폐허의 풍경으로 바뀌었다. 노새들이 마치 거대한 폐허의 망가진 계단을 올라가는 것처럼 일렬종대로 늘어서서 장애물을 피해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며 힘겹게 올라가는 바로 그 바위투성이 길이 지금 여행자들이 올라가는 길이었다. 나무 한 그루 보이지 않았고, 갈색의 초라하고 볼품없는 이끼가 바위틈에 얼어붙은 것을 제외하면 식물이 자라는 흔적 또한 보이지 않았다. 길가의 앙상한 검은 나뭇가지는 예전에 눈에 파묻힌 여행자들의 유령이 조난 현장에 자주 나타나는 것처럼 위쪽에 있는 수도원을 가리키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큰 눈에 대비하여 피난처로 만들어진 동굴과 지하실에는 고드름이 매달려서 이곳의 위험을 수없이 속삭이는 것 같았다. 소용돌이와 미로를 이루는 안개가 가만히 있지 못하고 울부짖는 바람 소리에 쫓겨서 이리저리 헤매고 다녔으며, 산악지대에 붙어 다니는 위험요소인 눈은, 그 위험에 대비해서 모든 방비를 했지만, 아래로 급격하게 흘러내렸다.
일렬종대로 늘어선 노새들이 하루 일과에 녹초가 된 채 방향을 바꿔가며 가파른 오르막길을 꾸불꾸불 천천히 올라갔다. 테가 넓은 모자와 목 부분이 둥근 재킷을 입고 등산용 지팡이 한두 개를 어깨에 걸친 안내인이 선두에서 걷고 있었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는 다른 안내인도 있었다. 노새를 타고 한 줄로 오르고 있는 관광객들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살을 에는 추위와 여행의 피로, 그리고 숨이 턱 막히는 생소한 느낌이, 마치 아주 맑고 서늘한 물에서 바깥으로 막 나온 것처럼 또 한편으로는 흐느껴 울고 있었던 것처럼 침묵을 지키게 했던 것이다.
마침내, 등불 하나가 바위 계단 꼭대기에서 눈과 안개를 뚫고 빛났다. 안내인들이 노새들에게 소리를 질렀고, 노새들은 아래로 숙이고 있던 고개를 똑바로 세웠으며, 여행자들은 혀를 놀리기 시작했다. 요컨대, 미끄러지는 소리, 기어오르는 소리, 딸랑딸랑 울리는 소리, 땡그랑거리는 소리,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가 갑자기 들리는 가운데 수도원 문 앞에 도착했던 것이다.
농부들과 물품을 실은 다른 노새들이 얼마 전에 도착해서 문간의 눈을 뭉갠 바람에 그곳은 진흙탕이 되어있었다. 승마용 안장들과 굴레들, 길마들과 줄에 꿰어져 있는 방울들, 노새들과 하인들, 각등들, 횃불들, 자루들, 여물들, 통들, 치즈들, 꿀과 버터가 든 통들, 짚단들과 다양한 모양의 꾸러미 들이 눈 녹은 진창과 계단 주위에서 혼란스럽게 함께 뒹굴고 있었다. 이곳 하늘 높이 있는 구름 속에서는 모든 것이 구름을 통해 보였고 구름 속으로 용해되는 것 같았다. 사람들의 입김이 구름이 되었고, 노새들의 입김도 구름이 되었으며, 등불들이 구름에 둘러싸였고, 가까이에서 말하는 사람들도, 그들의 목소리와 다른 모든 소리는 놀랄 정도로 잘 들렸지만, 구름 때문에 보이지 않았다. 담장의 고리에 서둘러 묶인 채로 구름 속에 줄지어 서 있던 노새 중 한 마리가 다른 노새를 물거나 발로 차면 안개 전체가 혼란스러워져서, 하인들이 그 안으로 뛰어 들어갔고, 하인들의 고함과 짐승들의 울음소리가 그 안에서 들려왔으며, 바라보는 사람은 뭐가 잘못되었는지 도통 분간할 수 없었다. 그러는 가운데, 이 모든 소동이 벌어지고 있는 바깥에서 지하실 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커다란 지하 마구간이 자신이 기여할 수 있는 분량의 구름을 쏟아냈는데, 마치 투박한 건물 전체가 구름으로만 가득 차서 구름이 다 빠져나가자마자 붕괴하고, 벌거숭이 산꼭대기에 눈만 쏟아지게 할 것 같았다.
이 모든 소음과 소란이 살아있는 여행자들 사이에 널리 퍼지는 동안, 산 위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던 여행자들 역시 똑같은 구름이 그들을 에워싸고 똑같은 눈송이가 바람에 날려서 그들에게 쌓이는 가운데, 여섯 걸음 떨어진 곳에서 삐걱거리고 있는 건물에 조용히 모여 있었다. 여러 해 전 겨울에 큰 눈 때문에 지체했던 어머니는 아이를 가슴에 안은 채 여전히 귀퉁이에 서 있었고, 두려워서 또는 굶주려서 팔을 들어 입에 댄 채 얼어붙어 있는 남자는 수많은 세월이 지난 지금도 마른 입술을 여전히 팔에 대고 있었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불가사의하게 한데 모였도다! 그 어머니가 내다본 그녀의 험한 운명은 다음과 같았다. “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보지 못할 정도로 수없이 많고 굉장한 사람들에 둘러싸인 채, 나와 내 아이는 서로 떨어질 수 없이 달라붙은 채로 그레이트 생베르나르 수도원의 부속 건물에 함께 머물 거예요. 다음 세대들이 우리를 보러 오겠지만 우리 이름도 모를 뿐 아니라 결말 빼고는 우리 내력을 하나도 모르는 그들보다 더 오래 머물 거예요.”
그때 살아있는 여행자들은 죽은 여행자들에 대해 거의 또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고, 수도원 문에서 내릴 생각, 수도원의 난롯불로 몸을 따뜻하게 할 생각을 훨씬 더 많이 했다. 수많은 노새들이 마구간에 넣어지면서 이제 점차 가라앉기 시작한 혼란을 멀찍이 하고, 온몸을 떨며 서둘러 계단을 올라가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서는 동물원의 들짐승 냄새와 흡사한 어떤 냄새가 짐승들을 밧줄로 매어 놓은 바닥에서 올라왔다. 안은 튼튼한 아치형 복도, 창문과 창문 사이가 돌로 되어있는 커다란 벽, 엄청난 계단, 그리고 움푹 들어간 작은 창들이 나 있는 두꺼운 벽으로 되어있어서-산 정상의 큰 눈이 마치 적군인 양 큰 눈에 대비하고 있는 요새나 마찬가지였다. 안에는 천장이 둥글고 어둑어둑한 침실들이 있었는데, 엄청나게 추웠지만 깨끗했고 손님을 환대할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손님들이 앉아서 저녁을 먹을 수 있는 객실이 하나 있었는데, 그 방에는 식탁이 벌써 차려져 있었고, 타오르는 난롯불이 붉고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두 명의 젊은 신부가 묵을 곳을 지정해 준 다음에 세 무리로 이루어진 여행자들이 객실 난로 주위로 곧 모여들었다. 첫 번째 무리는 가장 숫자가 많고 가장 신분이 높았기 때문에 제일 천천히 움직여서, 올라오는 도중에 다른 한 무리에게 추월당한 적이 있었다. 그 일행은 나이가 지긋한 부인 한 명과 머리가 센 두 명의 신사, 두 명의 젊은 아가씨와 그들의 오빠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들의 수행인으로는 (네 명의 안내인을 포함하지 않더라도) 한 명의 가이드와 두 명의 하인, 그리고 두 명의 하녀가 있었는데, 폐가 될 정도로 튼튼한 그들의 몸뚱이는 같은 건물의 다른 방에 숙박하기로 했다. 그들을 앞질렀다가 그들과 같은 줄을 이루어서 따라왔던 무리는 고작 세 명으로, 숙녀 한 명과 신사 두 명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탈리아 쪽 골짜기에서 올라왔기 때문에 제일 먼저 도착했던 세 번째 무리는 네 명이었다. 안경을 쓰고 있는 다혈질이고 굶주렸고 말이 없는 독일인 선생 한 명이 세 명의 젊은 제자들을 데리고 여행하는 중이었고, 제자들도 모두 다 다혈질이고 굶주렸고 말이 없었고 모두 다 안경을 쓰고 있었다.
이 세 무리가 서로 냉담하게 관찰하고 저녁을 기다리면서 난롯불 주위에 둘러앉아 있었다. 그중 한 명만이, 즉 세 명으로 이루어진 무리 중의 한 신사만이 대화를 하려고 했다. 자기 일행에게 말을 건넸지만 실제로는 신분이 높은 일행의 우두머리에게 말을 던지면서, 괜찮다면 동석자들 모두에게 건네는 목소리로, 힘든 하루였다고, 여성들에게 동정심을 느낀다고 했다. 젊은 아가씨 중 한 명이 튼튼하거나 여행에 익숙한 사람이 아닌 것 같아서 걱정이라고, 두세 시간 전부터 아주 지쳐 보였다고 했다. 그녀가 지칠 대로 지친 듯이 노새에 걸터앉아 있는 모습을 자신이 후미에서 보았다고 했다. 안내인 중 한 명이 뒤처졌을 때 그녀가 괜찮은지 두세 차례 직접 물어봤는데, 기운을 되찾았으며 일시적으로 불편했을 따름이라는 대답을 듣고 매우 기뻤다고 했다. 그녀가 (그때쯤 그는 그 무리의 우두머리의 시선을 붙잡아서 그에게 말했다) 이제는 더 이상 악화되지 않기를, 그리고 여행 떠난 것을 후회하지 않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고맙소, 내 딸은,” 그 우두머리가 대답했다. “완전히 회복되었고 대단히 흥미 있어 하고 있소.”
“산악지방은 처음인가 보죠?” 그 여행자가 교묘하게 환심을 사려는 목소리로 물었다.
“산악지방은-하아-처음이오.” 우두머리가 말했다.
“그러나 선생님은 산악지방을 잘 아시죠?” 교묘하게 환심을 사려는 여행자가 당연한 일로 추정했다.
“나는-흠-꽤 잘 알고 있소. 최근에는 못 왔소. 최근에는 못 왔어.” 우두머리가 손을 내저으며 대답했다.
교묘하게 환심을 사려는 여행자가 그 손짓에 대해 고개를 숙여서 감사의 뜻을 표한 다음, 우두머리를 지나쳐서 또 다른 젊은 아가씨에게 말을 걸었다. 이제까지 아가씨 중의 한 명이라고만 언급되었던 그녀에게 그는 아주 예민한 관심을 보였다.
그녀에게 낮의 피로 때문에 불편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불편하죠, 분명히.” 젊은 아가씨가 대답했다. “그러나 피곤하지는 않아요.”
교묘하게 환심을 사려는 여행자가 그렇게 구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칭찬했다. 자기가 말하려던 바가 바로 그것이라고 했다. 순종하지

않는 걸로 널리 알려진 노새를 타야 하는 것에 모든 여성이 틀림없이 불편을 느낄 거라고 했다.
“우리는,” 속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는 그 젊은 아가씨가 약간 도도하게 말했다. “마차와 짐수레를 어쩔 수 없이 마티니에 남겨 둬야 했어요. 접근하기 어려운 이곳에 필요한 것들을 가져올 수 없다는 사실과 편의도구를 모두 두고 올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편리한 건 아니죠.”
“정말 야만적인 곳이에요.” 교묘하게 환심을 사려는 여행자가 말했다.
나이 지긋한 부인이 그때 작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끼어들었다. 그녀는 정장을 모범적으로 차려입었고, 하나의 기계장치라고 할 정도로 몸가짐이 완벽했다.
“그러나 다른 불편한 장소들과 마찬가지로,” 그녀가 말했다. “이곳도 봐야 하는 거야. 사람들이 많이 이야기하는 곳이니까 볼 필요가 있는 거지.”
“아! 여길 보는 것에는 조금도 반대하지 않아요. 정말이에요, 제너럴 부인.” 상대가 무관심하게 대답했다.
“부인,” 교묘하게 환심을 사려는 여행자가 물었다. “이곳을 전에 방문했었군요?”
“그래요.” 제너럴 부인이 답했다. “전에 온 적이 있죠. 얘야, 너에게 권하는데,” 처음의 젊은 아가씨에게 말했다. “산 공기와 눈에 노출된 다음에는 장작불이 얼굴에 닿지 않도록 해라. 얘야, 너도 마찬가지고.” 좀 더 젊은 다른 아가씨에게 말했다. 그 아가씨는 즉시 그렇게 했지만, 처음의 아가씨는 “고마워요, 제너럴 부인, 더할 나위 없이 편안하기 때문에 지금대로 있고 싶어요,”라고만 했다.
오빠 되는 사람은 의자에서 일어나 방 안에 있던 피아노를 열고 휘파람을 불다가 다시 닫았다. 그러고는 외알 안경을 낀 채 천천히 난롯가로 돌아왔다.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여행자 차림을 하고 있었지만, 그의 차림새에 어울리는 여행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세계가 넓은 것 같지는 않았다.
“이 친구들은 저녁 내오는 데 엄청나게 시간이 드는군.” 그가 느릿느릿 말했다. “뭘 줄 건지 궁금한걸! 아는 사람?”
“구운 사람은 아닐 거요.” 세 명으로 구성된 무리에서 또 다른 신사가 대꾸했다.
“그렇지는 않겠죠. 무슨 뜻이죠?” 그가 물었다.
“저녁이 제공되지 않는다고 해서 모두가 쬐는 화톳불에서 당신이 스스로 구이가 될 것 같진 않다는 거죠.” 상대가 대꾸했다.
느긋한 태도로 난롯가에 서서 동석자들을 안경 너머로 바라보던 젊은 신사가, 그는 마치 구이로 만들려고 날개를 묶어 놓은 가금류처럼 등을 난롯불에 대고 외투는 겨드랑이에 끼워 넣고 있었는데, 그런 대꾸를 듣자 냉정을 잃었다. 그가 추가적인 설명을 막 요구하려고 할 때, 상대방 신사와 함께 있던 젊고 아름다운 부인이 고개를 그의 어깨에 기댄 채 진작부터 졸도해 있었기 때문에 오고 가는 말을 듣지 못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말을 하던 그 사람에게 쏠렸던 것이다.
“내 생각에는,” 그 신사가 조용조용한 어조로 말했다. “아내를 곧장 방으로 옮기는 게 최선일 것 같네요. 아무나 불러서 등불을 하나 갖고 오라고 해주겠소?” 자기 동료에게 말했다. “그리고 길을 안내하라고 해주겠소? 이처럼 낯설고 산만한 곳에서는 방을 찾을 수 없을 것 같으니까.”
“하녀를 부를게요.” 젊은 아가씨 중에서 키 큰 아가씨가 큰 소리로 말했다.
“입술에 물을 축여야겠어요.” 그때까지 잠자코 있던 키 작은 아가씨가 말했다.
두 아가씨가 각자 자신이 제안한 대로 했기 때문에 도움의 손길은 부족하지 않았다. 사실, 두 명의 하녀가 들어왔을 때는 (도중에 누군가 외국어로 말을 걸어서 말문이 막힐까 봐 가이드를 동행하고 왔다) 도움의 손길이 너무 많은 것 같았다. 신사가 그 사실을 깨닫고, 두 아가씨 중 더 여위고 더 젊은 아가씨에게 간단하게 그런 취지의 말을 한 후, 자기 부인의 팔을 어깨에 올려놓고 안고 갔다.
다른 관광객들 사이에 혼자 남게 된 그의 친구는 조금 전의 대꾸에 대해 책임을 느낀다는 듯이 생각에 잠긴 채로 검은 콧수염을 잡아당기면서 방안을 천천히 왔다갔다했고 난롯가로 다시 오지 않았다. 그러한 대꾸를 들은 당사자가 모욕을 당했다고 귀퉁이에서 투덜대는 동안 그 우두머리가 신사에게 거만하게 말했다.
“당신 친구는,” 그가 말했다. “약간-하아-참을성이 없군. 그리고 참을성이 없으니 자신이 무슨 빚을 졌는지 충분히 느낄 수 없을지도 모르지-흠-그러나 그 얘긴 그만하겠어, 그만하겠다고. 당신 친구는 조금 조급한 거야.”
“그럴지도 모르죠.” 상대가 대답했다. “그러나 얼마 전에 제네바에 있는 호텔에서 그와 함께 상당히 훌륭한 일행을 만나기 전부터 그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그 후 몇 차례 함께 여행하면서 그 신사와 친해지고 얘기를 나눴기 때문에 그에게 불리한 이야기를 참고 들을 순 없군요-선생님 같은 외모와 지위에 있는 분이 하는 이야기라도 참고 들을 수 없다고요.”
“내게서 그런 이야기를 들을 위험성은 전혀 없어. 당신 친구가 참을성이 없다는 말을 한 것은 그 이야길 하려는 게 아니니까. 내 아들은 태생적으로나-하아-교육받은 내용으로나-흠-신사이기 때문에, 현재 모여 있는 사람들 전체가 난롯불을 똑같이 쬘 수 있어야 한다는 소망을 정중하게 표현했다면, 내 아들이 기꺼이 그렇게 했을 것이기 때문에 얘기하는 거야. 원칙적으로 그것이-하아-모든 사람이-흠-이런 경우에는 평등하기 때문에-옳다고 생각하거든.”
“좋습니다!” 그가 대답했다. “그리고 그걸로 됐습니다! 아드님의 뜻대로 하겠습니다. 깊이 숙고하여 드리는 저의 확약을 받아 주십사고 아드님에게 청하는 바입니다. 그리고 이제야 인정하지만, 툭 터놓고 인정하겠습니다. 제 친구는 가끔 냉소적인 기질을 보일 때가 있거든요.”

목차

제2부 부유(富裕)

01 길동무들
02 제너럴 부인
03 여행 중에
04 작은 도릿이 보낸 편지
05 어딘가 뭔가가 잘못되었음
06 어딘가 뭔가가 제대로 되었음
07 주로 프룬스와 프리즘이라고 하다
08 미망인인 가원 부인에게 절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주다
09 나타났다가 사라짐
10 플린트윈치 부인의 꿈이 복잡해지다
11 작은 도릿이 보낸 편지
12 중요하고 애국적인 회담이 개최되다
13 전염병의 확산
14 조언을 듣다
15 이 두 사람이 결혼해서 안 될 정당한 이유나 장애는 없다
16 성공하다
17 행방불명되다
18 공중누각

저자소개

저자 찰스 디킨스는 영국의 빅토리아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 중의 한 명인 찰스 디킨스는 자본주의 근대의 비극적 현실 속에서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인간 군상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묘사한 작가로 유명하다. 비인간적인 현실에 대한 디킨스의 비판의식은 작가로 입문하기 전에 법원과 의회를 출입하는 기자로 활동하던 시절부터 단련된 것인데, 우리는 초기작 『피크윅 문서』부터 마지막 완성 장편인 『우리 둘 다 아는 친구』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작품에서 현실에 대한 비판의식을 뛰어난 예술성으로 형상화한 작가의 솜씨를 확인할 수 있다. 『작은 도릿』을 읽는 독자는 부와 권력에 취한 사회, 계급적 특권과 허위의식으로 시종하는 상류사회의 인사들, 억압적 종교, 에돌림청이 대표하는 비효율적이고 무능한 정부, 계급과 금력의 결합을 상징하는 빅토리아조의 지배세력과 그것을 가능하게 한 타협의 역사, 생산보다는 금융부문의 비중이 커져가는 영국사회의 모습, 감옥에 갇혀있는 현대인의 삶이라는 문제들을 실감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21세기에 접어든 오늘날에도 여전히 핵심적인 문제로 남아있다.

도서소개

『작은 도릿』은 주인공 아서 클레넘이 모든 계층의 인물들과 맺어나가는 관계를 보여주면서 영국사회의 모습을 파노라마식으로 제시한다. 클레넘은 마셜시 감옥에서 태어나 자라온 여인, ‘작은 도릿’을 만나면서 그들이 연루된 수수께끼 같은 과거에 의문을 품고 그것을 추적해나간다. 작품 속에는 수많은 감옥이 등장하고 대다수의 인물과 사물 위에 감옥의 그림자가 드리워져있다. 작품이 보여주는 빛나는 통찰은 인물들이 물리적인 감옥에 감금되어있을 뿐 아니라, 인간의 감수성과 상상력을 제한하는 마음속의 감옥을 만들어서 자신을 가두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독자들은 마셜시 감옥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읽어나가면서 갇힘과 타락, 죽음의 관련성에 대한 보편적 진실을 상기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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