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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판을 타고

해적판을 타고

  • 윤고은
  • |
  • 문학과지성사
  • |
  • 2017-10-30 출간
  • |
  • 227페이지
  • |
  • 129 X 189 X 17 mm /243g
  • |
  • ISBN 9788932030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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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유해 폐기물을 발밑에 묻은 한 가족
무책임한 말들과 흉흉한 소문에 갇힌 사람들

잔꽃초등학교 5학년 채유나의 가족은 마당에서 채소를 기르고, 채송화를 심고 가꾸며 사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어느 날 ‘센터’라고 불리는 아빠의 회사에서 사람들이 비닐자루들을 싣고 와, 이들의 집 마당에 자루들을 파묻는다. 그것이 무엇인지, 왜 우리 집 마당에 묻는 것인지 수많은 의문이 있었지만, 불길한 징조와 불안한 예감만을 남긴 채 폐기물들과의 동거가 시작된다.

어차피 인간의 나이란 한 자리, 두 자리, 그리고 드물지만 세 자리 숫자, 그 세 종류 중 하나일 테고, 벌써 내 나이는 두 자리로 진입한 지 오래였다. 어른이 되어 하는 일이란 게 기껏 다른 사람 집에 잿빛 자루를 묻거나 받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면, 전조 증상만으로 충분히 얼룩져 본편은 시작할 지면도 없는 듯한 기분이었다.(p. 97)

유나의 엄마는 잡지 촬영 등을 준비하며 마당에 아무 일이 없다는 듯 행동하려 하지만, 오히려 동네에는 집 마당에 대한 불길한 소문만이 무성해질 뿐이다. 마당 아래 자루를 가져가겠다던 아빠의 회사에서는 별다른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말로만 약속을 반복한다. 미성년인 유나에게 아직 시작되지 않은 본편, 즉 어른들의 삶은 남의 집에 수상한 폐기물이나 묻는 것, 불안한 와중에도 자신의 마당을 빌려주는 것 정도의, 기껏 그 정도의 이야기에 불과하다. 우리 집 마당에서 불길한 일이 벌어지고 있지만, 책임지는 어른은 없는 세계, 말만 무성할 뿐 행동이라고는 없는 어른들의 세계가 이제 막 두 자리 수의 나이에 들어선 유나의 삶까지 물들인다.
가까운 곳에 유해 폐기물이 묻혀 있다는 이 작품의 기본 설정은 과연 환상일까?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지우며 현실 사회의 단면을 폭로해왔던 윤고은의 전작들을 떠올려봤을 때 우리 가족의 일을 모른 척하는 주변 사람들의 행동은 상상일까? 우리가 알고 있는 몇몇 사건들만 간단히 꼽아봐도 이러한 상황은 이미 소설적 상상이 아닌 현실이다. 재난에 가까운 현실에 대한 공포와 불안에서 『해적판을 타고』는 시작된다.

아직 결말이 나지 않은 이야기
위안을 주고받는 존재, 희망을 상상하는 사람들

유나의 집에 자루를 묻으러 왔던 아빠의 회사 동료, 일명 ‘루’는 유나에게 『어린왕자』 해적판을 선물한다. 정식으로 유통되기 전에 출판된 책이기에 때로 책의 내용은 정식 판본과 다를 수도 있다고 ‘루’는 설명한다. 특히 ‘루’가 선물한 해적판은 마지막 결말이 빠져서 결말조차 알 수 없다.

해적판이란 말을 처음 들어봤기 때문에 그게 해적이 등장하는 소설인가 했는데, 해적판이란 건 정식 루트가 아니라 어둠의 경로로 출판된 책들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 루는 이 해적판 『어린왕자』를 중학교 때 읽는 바람에, 나중에 정식 판본으로 『어린왕자』를 읽었을 때 오히려 시시했다고 말했다.
“왜요? 이야기가 달라요?”
“결말이 살짝.”(p. 94)

성년의 삶이 무언가를 정식으로 자유롭게 결정하고 행동할 수 있는 인생의 본편, 정식 판본에 가까운 삶이라면, 미성년 시절은 본편으로, 정식 판본으로 다가가는 준비 단계라 말할 수 있다. 즉, 결말이 어떻게 날지 누구도 모르는 해적판인 것이다.
그리고 열다섯 살, 중학교 2학년이 된 채유나의 삶에는 동갑내기 ‘뒤뒤’가 등장한다. 유나에게 뒤뒤는 “진짜 나쁜 놈들이 뒤, 뒤에” 있는 시기에 만나게 된 “뒤, 뒤에 좋은 사람”(p. 176)이다. 본편으로 가기 전 얼룩져버린 유나의 삶에 등장한 ‘좋은 사람’인 것이다. 둘 다 아직 어른은 아니지만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가질 수 있는 나이로, 이 둘의 이야기는 ‘마당에 묻힌 폐기물’과 아빠의 회사 사람들로 대변되는 어른들의 세계와 맞닿는 또 다른 한 축을 형성한다.
세상 사람들 모두가 유나의 가족 일을 모른 척할 때 바로 뒤에서 유나의 위로가 되어주는 사람이 바로 뒤뒤이다. 뒤뒤는 해결되지 않는 가족의 문제로 인해 고립감과 답답함으로 점철되었던 유나의 삶에 위안이 되는 존재로서, 그와 유나가 함께 등장하는 장면들은 마치 청춘 드라마를 보는 듯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결론을 알 수 없는 해적판 『어린왕자』처럼 두 사람의 에피소드들은 어른들의 세계와는 다른 자신들만의 결론을 새롭게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어떤 사람들에겐 그 해적판이 고스란히 원본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나와 뒤뒤에게 그랬다.”(p. 203)

결말이 뜯긴 해적판은 그 해적판을 손에 쥔 사람이 그리고 싶은 대로 결론지어질 수 있다. 유나와 뒤뒤 혹은 유나의 가족들에게 남겨진 결말이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이 해적판처럼 우리는 아직 씌어지지 않은 이들의 이야기를 희망적으로 상상해볼 수 있다. 윤고은의 『해적판을 타고』가 보여주는 환상적 세계는 불안, 재난에 가까운 삶이 아니라, 재난이 현실이 되었을 때 그 안에서 새로운 희망과 치유를 발견하는 사람들, 그 가능성을 찾아가는 여정이 아닐까.

목차

해적판을 타고 - 7
작가의 말 -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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