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은 작가 케네스 그레이엄이 아들 앨러스테어가 잠들기 전에 들려주던 이야기에서 시작되었다. 두꺼비, 두더지, 물쥐, 오소리 아저씨 등 개성이 넘치고 사랑스러운 강가 마을 친구들의 이야기는 1908년 출간된 뒤 영국 어린이책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고전으로 손꼽히며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았다. 처음에 이 작품은 평론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몇 년에 걸쳐 아들에게 들려준 이야기를 정리했으니 구성이 일관되고 짜임새 있지도 않았고, 주인공인 동물들도 이상해 보였기 때문이다. 어린이를 연상케 하는 것도 아니었고, 동물과 인간 혹은 아이와 어른이 뒤섞인 듯 보였다. 하지만 케네스 그레이엄은 이 작품 속에 어린이들이 흥미롭고 신나게 즐길 수 있는 모험 이야기는 물론 그들이 어른으로 성장하는 시간 동안 겪게 될 인생에 대한 소망과 좌절, 일상과 모험, 떠남과 돌아옴, 자유와 책임 사이의 갈등 역시 잘 녹여냈다. 그래서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감동적으로 펼쳐지는 개성 넘치는 친구들의 이야기는 단순한 모험 이야기를 넘어서 삶에 대한 진지한 통찰과도 이어진다. 거기에 아름답고 생명력 넘치는 자연의 경이로움, 고난 속에서도 용기를 내어 함께하는 빛나는 우정, 열린 세상을 향한 모험과 그것을 향한 따뜻한 격려가 더해져 가장 중요한 어린이책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