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에서 기다릴게>
사랑을 말하는 남자 김민준, 일상을 그리는 여자 최예지,
그들이 전하는 따뜻한 사랑의 메시지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김민준의 글을 접한 이들이라면 한 번쯤 “나도 이런 사랑을 하고 싶다.” 하고 생각한다. 인스타그램에 일상과 연애의 소박한, 하지만 사소하지는 않은 감정들을 공유하면서 저자는 때로는 진솔한 언어로 사랑으로 인해 설레고 벅차오르는 순간을 그려내기도 하고, 이별의 아픔을 담담하게 표현한다. 그의 글은 금세 입소문을 타고 퍼졌고, 인스타그램의 글들을 엮어낸 독립출판물은 별다른 홍보 없이도 초판을 소진했다.
김민준의 글을 보며, 그림 작가이자 『의외로 간단한 :)』(2014, 프로젝트A)의 저자인 최예지는 “이 글을 보니 그림이 그리고 싶어졌다.”라고 말한다. 단 한 번도 왕래가 없었던 사이임에도 최예지는 무작정 김민준에게 “그 글에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전한다. 무모해 보이는 이 최초의 만남으로 인해, 사랑을 말하는 남자 김민준과 일상을 그리는 여자 최예지의 사랑 에세이 『계절에서 기다릴게』(2015, 프로젝트A)가 탄생하게 되었다.
살다 보면 저절로 ‘짠’ 하고 나타나는 것이
사랑일 줄 알았다.
설렘에서 시작해 사랑으로 발전하는 데는 어떤 특별한 재료가 필요하지 않다.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알게 되는 아름다운 감정을 김민준은 어느 누구보다 잘 알고 마치 우리가 느끼는 것처럼 정확히 표현한다. “사랑하는 이가 마음껏 울 수 있는 빈방”이 되어준다거나 “비를 맞아도 ‘당신’과 함께라면 좋다”는 말들은 소박하지만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할 때 느끼는 넉넉한 마음이 어떤 것인지 보여준다. 연애의 기술이나 사랑의 정석 같은 이야기에 지친 이들은 김민준의 글을 보며 잊고 있던 작은 소망을 떠올리게 된다. 봄이 될 때마다 잊었던 외로움이 문득 찾아오는 순간, 외로움을 아는 남녀가 바라는 것은 “연애가 아니라 진실된 사랑”이라는 것.
총 4개의 부로 구성된 『계절에서 기다릴게』는 저자가 말하듯 “세상에 존재하는 3천개의 언어”로도 표현 못할 다양한 사랑의 감정들, 잘하고 싶지만 잘되지 않는 관계들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한다. 불확실한 미래를 앞두고 삶의 불안에 떨고 있는 이에게, “한창 혼란스럽고 망설임 속에 있는 당신은 가장 확실해지기 전에 있으니 염려 말라.”고 건네는 위로의 한마디는 짧지만 확실하게 와 닿는다.
사랑을 지키는 단 한 가지 옳은 방법은 없다.
다만 사랑이 길을 잃지 않게 끝까지 노력할 뿐이다.
사랑에는 ‘영원’이라는 시간이 없다.
결혼이 사랑의 종착지가 아니듯 우리는 영원의 시간 속에 사랑이 길을 잃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 _ ‘그린이의 말’ 중에서
누구나 사랑을 한다. 또 한 번쯤은 이별의 경험에 아파한다. 그리고 다시 시작하기를 두려워한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언젠가 나타날 깊은 사랑을 조심스럽게 기다리기도 한다.
아프고 나서 상처 입은 이들이 찾는 것은 다름 아닌, 또 다시 사랑이다. 어쩌면 사람이라고 해도 좋다. 스스로 어리석다 생각되어도 다시 기대해보는 것이다. 다시 시작하려는 당신의 마음을 든든히 받혀주는 메시지. 『계절에서 기다릴게』가 담은 것은 아픈 경험을 하고 난 뒤에도, 용기 내어 다시 한걸음 내딛는 당신을 위한 응원의 말들이다.
<시간의 모서리>
[서서히 서서히 그러나 반드시](2017), [쓸모 없는 하소연](2017)
독자들에게 꾸준하게 사랑받아온 김민준 작가의 자전적 산문집.
나는 시인이 될게요
당신은 그 안의 시가 되어 주세요.
담담하고 수수한 문체, 가을을 닮은 김민준 작가의 기억이 한 권의 책으로 엮여져 나왔다.
―이 책은 오늘날, 나라는 사람으로 온전히 살아갈 수 있도록 내게 영원한 기억의 안식처가 되어주던 그 시간에 대한 이야기다. 그것은 언어라는 형태로 묶어놓은 한 권의 아련한 공간이다. 한때 내가 기대고 있던 시간의 모서리를 나와 당신을 위해 온전히 펼쳐 놓으며 나는 간절히 기도한다. 그곳에서 살아가는 의미에 대해 속삭이던 나의 마음들이 부디, 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 잠시 기대어 쉴 수 있는 평온한 휴일이 되었으면 하고.
_작가의 말 중에
유년시절부터 오늘날까지, 오롯이 ‘나’라는 사람으로 살아가고자하는 작가의 바람이 묘하게 마음을 다독여준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과정, 물끄러미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아픔에 마주하는 태도, 결코 놓을 수가 없어 가슴 안에 품고 있는 기억들. 그 ‘시간의 모서리’는 작가가 겪은
작지만 확실한 행복들의 안식처다. 담담한 고백처럼, 묘하게 마음을 움직이는 문장. 글을 읽다보면 우리들은 어느새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시간의 모서리에 기대면 이내 경계는 허물어 진다. 삶이란 나를 조율하는 시간. 더 나은 소리가 아니라, 오직 정확하게 표현된 음을 짚어내는 시간. 우리들은 모두 각자의 고유한 음을 지니고 있지 않은가. 나의 결핍과 화해하는 일은 나의 이상과 마주하는 일. 이 땅에 놓여진 모든 일들은 이미 가능성을 획득한 자들 뿐이다. 망설여도, 머뭇거려도, 결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있다면 우리들이 오늘을 살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_작가의 말 중에서
확률에 국한되지 말고, 통계를 초월하자.
천년만년을 살아도, 내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다면 그 시간들이 다 무슨 소용이겠는가.
사는 동안, 그렇게 좋은 책을 읽고 좋은 사람을 읽어 내려가는 일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왜냐하면 적어도 사는 동안, 나는 그 좋은 문장과 좋은 만남들을 차마 다 읽어보지도 못한 채로 눈을 감을 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눈 한 번 마주치지 못하고 스쳐지나기엔 너무도 따뜻한 문장들. 그 마음들. 그러한 느낌들.
해가 저물고, 손을 흔들며 다음에 또 보자 인사를 건넬 때, 우리는 멀어지면서 침묵으로 말미암아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대화를 나눴음을 느꼈다. 그러니 사는 동안 몇 번이고 되풀이 해도 좋을 것이다. 좋은 사람과 좋은 문장을 함께 나누는 일.
_본문 중에서
가슴 속에 나열만 해도 은유가 되는 단어가 있다면
우리는 그냥 슬픔을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하자.
내게 남은 것은 저 유리문을 겉돌며 희뿌옇게 흐려지던 그리움이 전부라 해도, 차마 그날의 기억은 다른 무엇과도 섞이지 않는다. 뜨거운 여름밤, 그 희석되지 않는 마음을 앓다가 모처럼 때아닌 소나기로 넘쳐흐른다. 그리운 기척이 포과상태에 이르듯, 가슴 안에는 당신이란 사람이 마구 휘몰아친다. 당신을 사랑했다. 까닭은 모르겠다. 쏟아지는 소나기에 무의식적으로 내달렸던 걸음처럼, 나 또한 당신이란 사람을 찾아 달리고 또 달렸을 뿐이다.
_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