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굴참나무 그루터기

까치가 우는 것은
너희들이 있어
철 없는 엄마
이른 봄날
목련꽃 활짝 웃다
아기와 민들레
벚꽃 피다
꽃진 자리에
은방울꽃
숲속에서 본다
굴참나무 그루터기
가을
산수유 열매
늦가을 산
밤안개

제2부 캥거루 우리엄마
내 손에게 미안해
엄마 목소리
캥거루 우리 엄마
사과 한 조각
늘 그랬으면
엄마의 손
친구 얼굴
싶지 않은
고 얄미운 놈
먼지들이 똘똘 뭉쳤다
마음저울
등산 가는 날
너에게 묻는다
내가 먼저
아기 오리처럼

제3부 바다도 꽃을 피운다
까치네 봄날
누에
개미의 몸짓말
물오리들이
마음 비우기
물놀이하는 구름
등산
바다도 꽃을 피운다
작은 깃털 하나
동백숲에서
속상한 바람
빛을 찾는
늦가을 길에
까치네의 겨울
눈 온 아침

제4부 나도 사춘기인가봐
네가 보는 나
나도 사춘기인가 봐
팥죽 맛, 정말 죽이네요
또 다른 채움을 위해
선생님의 문자 메시지
볼트를 보며
겨울잠
민속박물관에서
나무 지팡이가 뭐길래
우리 할머니의 한글공부
할머니의 하루
할머니가 이상해요
풀 죽은 거인 골리앗처럼
끝이 없는 말싸움

김종헌-동시 읽는 즐거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