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담기 close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았습니다.

볼티모어의 서

볼티모어의 서

  • 조엘 디케르
  • |
  • 밝은세상
  • |
  • 2017-10-16 출간
  • |
  • 648페이지
  • |
  • 130 X 210 mm
  • |
  • ISBN 9788984373327
판매가

16,000원

즉시할인가

14,400

배송비

무료배송

(제주/도서산간 배송 추가비용:3,000원)

수량
+ -
총주문금액
14,400

※ 스프링제본 상품은 반품/교환/환불이 불가능하므로 신중하게 선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출판사서평

1. 우리의 생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순간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오는가?
- 아마존 프랑스 베스트셀러 1위! 전 세계 40여 개국 출간!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로 전 세계 독자를 매료시킨 조엘 디케르 신작소설!

조엘 디케르는 이제 겨우 세 권의 장편소설을 발표한 신예작가일 뿐이지만 조국인 스위스와 주로 활동하고 있는 프랑스를 넘어 전 세계에서 가장 기대를 받는 작가이자 이미 엄청난 성과를 인정받은 작가이기도 하다. 조엘 디케르의 성공은 아침에 눈을 떠보니 갑자기 유명해져 있더라는 말처럼 전격적인 면이 있다. 그는 두 번째 소설《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로 전 세계 독자들이 기억하는 이름, 앞으로 어떤 작품을 선보이게 될지 기대가 큰 작가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조엘 디케르는 두 번째 소설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로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 고교생들이 뽑은 콩쿠르 상, 블뢰스타인 블랑셰 재단 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무려 3백만 부라는 놀라운 판매부수를 기록했다. 갑작스러운 성공은 차기작에 대한 기대로 모아져 큰 부담이 되었겠지만 조엘 디케르는 세 번째 장편소설 《볼티모어의 서》를 발표하면서 탄탄한 저력을 갖춘 작가라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해냈다.
《볼티모어의 서》가 출간되자마자 전 세계 40여 개국에 판권이 팔려나갔고, 아마존을 비롯한 각종 온오프라인 서점 집계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며 서점가와 독자들의 기대감을 충족시켰다. 스위스와 프랑스 언론은 ‘조엘 디케르 현상’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주며 이제 삼십대 초반인 젊은 작가가 거둔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
이 소설의 화자는 전작인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과 마찬가지로 작가 마커스 골드먼이다. 이 소설에는 ‘볼티모어 골드먼’ 가족과 ‘몬트클레어 골드먼’ 가족이 중심인물로 등장한다. 마커스 골드먼의 큰아버지 사울이 사는 곳이 ‘볼티모어’이고, 아버지 네이튼이 사는 곳이 뉴저지 주 ‘몬트클레어’이다. ‘볼티모어 골드먼’ 과 ‘몬트클레어 골드먼’은 편의상 사는 지역을 앞에 붙여 부르게 된 호칭이다. 소설의 제목이 《볼티모어의 서》인 것에서 알 수 있듯 이 소설은 볼티모어 골드먼의 이야기를 중심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 소설의 화자인 마커스 골드먼은 데뷔작이 큰 성공을 거두며 갑자기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작가이며, 볼티모어 골드먼들이 풍요롭고 안락한 삶을 영위하다가 연이은 비극적 사건으로 몰락해가는 이야기를 두 번째 소설에 담아내고자 한다. 마커스 골드먼은 어린 시절부터 볼티모어 골드먼 가족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고, 그들 가족 모두와 인간적으로도 매우 돈독한 사이였지만 몰락을 미리 예견할 수 있는 사전징후를 포착하지 못했다.
마커스 골드먼은 이 소설을 통해 볼티모어 골드먼들의 가족사를 생생하게 되살리는 한편 그들이 몰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찾아내기 위해 가족구성원과 주변 인물들의 과거와 현재를 면밀히 추적한다.
조엘 디케르는 화자인 마커스 골드먼을 통해 이야기한다.
‘글쓰기는 우리가 부조리한 삶에 맞서는 복수전을 펼칠 때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어준다. 글쓰기를 통해 우리는 무너지지 않는 성벽처럼 강한 정신,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영원한 생명력을 가진 기억의 힘을 증명할 수 있다.’
마커스 골드먼이 볼티모어 골드먼 가족의 삶을 소설로 재구성한 목적은 무엇일까?
사람들은 각자 저마다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대개 사람들의 시각은 자기중심적이어서 늘 보고 싶은 것만 본다. 이 소설은 우리가 생에서 놓치기 쉬운 중차대한 문제들을 다시 한 번 바라보게 한다. 볼티모어 골드먼 가족이 걸었던 길을 실패와 비극으로 단정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과연 완벽한 삶이 있을까? 삶은 단 한 번의 실수로도 실패의 구렁텅이로 빠져버릴 수 있다. 삶에서 영원히 계속되는 것은 없으며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끊임없이 다가서는 위기와 좌절을 겪더라도 절망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뚜벅뚜벅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한때 눈부신 성공시대를 열었던 가족, 영원히 지속되리라 믿었던 안정되고 여유로운 삶, 무엇하나 부족할 게 없을 만큼 풍요를 누리던 볼티모어 골드먼 가족들을 몰락으로 치닫게 만든 균열은 어디서부터 비롯되었을까? 볼티모어 골드먼 가족구성원들 간의 두터웠던 믿음과 사랑은 왜 차츰 반목과 불신의 늪으로 빠져들게 되었을까? 사회적인 성공, 경제적인 풍요, 사랑과 신뢰가 바탕이 된 가족애로 무엇 하나 부러울 게 없었던 볼티모어 골드먼 가족이 지극히 사소한 오해에서 비롯된 갈등으로 차츰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고, 각자의 이기적인 욕망에 사로잡혀 작은 위기에도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할뿐더러 미래를 살피지 못하는 모습 속에서 이미 균열은 예견되어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 소설은 볼티모어 골드먼 가의 비극을 통해 우리가 삶에서 찾아야 하는 가장 소중한 가치는 무엇이고, 위기와 도전 앞에서 끝까지 잃지 말아야 할 자세는 무엇인지 일깨운다.

2. 볼티모어 골드먼 가의 화려한 시대와 몰락 사이에서 찾아낸 생의 비밀!

마커스가 어릴 때만 해도 볼티모어 골드먼 가족은 위기나 불행 따위는 근처에 얼씬거리지도 않을 만큼 완벽하게 안정적이었다. 어린 시절, 마커스는 사촌 형제들인 힐렐과 우디와 더불어 [골드먼 갱단]을 결성하고 영원한 우애를 맹세한다. 유년시절을 기쁨과 환희로 물들였던 [골드먼 갱단] 시대는 매력적인 여자아이 알렉산드라 네빌이 등장하면서 균열을 맞는다. 세 아이는 한 여자를 두고 사랑의 경쟁을 시작하면서 차츰 오해와 불신이 누적되어 간다.
마커스는 한 여자를 두고 벌인 경쟁에서 승자가 되지만 어린 시절부터 끈끈하게 이어온 세 사람의 우애는 질투심이 개입되면서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어린 시절, 영원한 결속을 맹세했지만 결국 환상이었다는 자각과 함께 마주한 현실은 잔인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은 그들이 품게 된 죄의식이다. 죄의식이 그들을 옭아매면서 서로에게 상처를 준 행위에 대해 속죄를 해야 한다는 강박증에 쫓기게 된다. 우디와 힐렐의 도피여정, 그 어처구니없는 행로가 바로 그 강박증의 표현이다. 그 무모한 도피 행로에서 그들 둘은 마치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처럼 파국을 향해 치닫는다.
조엘 디케르는 이 소설에서 각각의 인물들이 겪는 실망, 소외감, 좌절, 슬픔, 분노 따위의 감정이 세상에서 가장 절친하다고 믿었던 주변사람들 사이에서 어떻게 파생되고 축적되어 가는지 묘사한다. 볼티모어 골드먼 가의 믿음직한 가장이자 늘 소송에서 승승장구하는 변호사, 이미 젊은 나이에 억만장자가 된 재력가, 자애로운 아버지이자 아내를 지극히 사랑하는 남편인 사울 골드먼이 차츰 몰락의 길을 걷게 되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성공 역시 삶의 한 과정일 뿐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볼티모어 골드먼 가족의 몰락은 겉모습 안에 감춰진 인간의 이기적인 욕망이 만들어낸 비극이기도 하다. 욕망에 휩싸인 사람일수록 아주 가까운 곳에서 악마의 속삭임이 들려오게 마련이니까. 큰아버지가 자존심에 눈이 멀어 엉뚱한 곳에 거액을 기부하고, 힐렐과 우디가 서로를 경쟁상대로 여겨 질시하기 시작하고, 큰어머니가 홀로 외로움을 느끼다가 절망에 빠져드는 모습은 더 이상 서로를 지극히 신뢰하고 사랑했던 볼티모어 골드먼 가족의 면모와 거리가 멀다.
마커스는 볼티모어 골드먼 가족의 이야기를 소설로 써내 성공을 거둔다. 그가 그토록 선망해 마지않았던 볼티모어 골드먼들의 실패가 그에게 작가로서의 성공을 열어준 셈이었다. 마커스는 사촌들 간의 경쟁에서 승리자가 되어 매력적인 여성 알렉산드라를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작가로서도 성공의 길을 걷는다. 그의 인생 역시 영원한 행복 안에 머물게 되리라고 확신할 수 없다. 인간의 삶에서 불행은 언제나 예고 없이 밀어닥치기 때문이다. 인간의 삶에서 위기는 필연적이며 어떻게 극복해나갈 것인지가 관건이다.
큰아버지 사울은 죽음을 앞두고 마커스에게 이야기한다.
“……따지고 보면 그 일은 정말 많았잖니? 앞으로도 그 일들이 계속 있을 테지만 어쨌거나 우리는 계속 살아가야만 해. 불행은 피할 새도 없이 밀어닥치지. 사실 그 일들은 그리 중요하지 않아. 정작 중요한 건 우리가 그 일들을 이겨내야 한다는 거야.”
삶에서 위기와 불행은 필연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우리가 끝내 좌초하지 않고 생을 지켜가는 것이 아닐까?

3. 볼티모어 골드먼 가족을 비극의 주인공으로 만든 사람은 누구일까?
-줄거리 요약

뉴저지 주 몬트클레어에 사는 마커스 골드먼은 일 년에 세 번씩 모이는 가족 모임을 늘 손꼽아 기다린다. 추수감사절에는 볼티모어의 큰아버지 집에서 모이고, 여름휴가 때는 동부의 햄프턴 별장에서 사촌들과 어울려 신나게 놀 수 있기 때문이다. 겨울에는 마이애미에서 휴가를 보낸다. 부에나비스터 타워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큰아버지 사울 골드먼 덕분에 환상적인 실내시설에서 언제나 잊지 못할 추억을 쌓아간다. 큰아버지 사울은 볼티모어에서 가장 유명한 로펌의 대표 변호사이고, 소송이 있을 때마다 승승장구하는 실력자이다. 게다가 젊은 시절 단 한 번의 주식투자로 평생 만지기 힘든 거액의 돈을 수중에 넣은 투자가이기도 하다. 어린 마커스에게 큰아버지 사울은 언제나 존경의 대상이자 롤모델이었다.
몬트클레어 골드먼인 마커스는 볼티모어 골드먼들을 선망한다. 무엇 하나 부족한 게 없을 만큼 풍족하고 화려한 볼티모어 골드먼들에 비해 몬트클레어 골드먼은 상대적으로 초라할 뿐이다. 마커스는 볼티모어 골드먼 가족에 속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마커스에게는 매주 금요일마다 기차를 타고 볼티모어로 달려가 사촌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더없이 즐겁다.
시간이 흘러 마커스는 고교생이 된다. 여전히 볼티모어의 사촌들인 힐렐, 우디와는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지만 늘 떨어져 지내야 하는 게 속상하다. 사촌들과 함께 결성한 [골드먼 갱단]은 여전히 건재하지만 가끔 다른 멤버들이 그의 자리를 대신하기 때문에 질투심이 일기도 한다. 사촌들 사이에 이웃집에 사는 매력적인 소녀 알렉산드라 네빌이 가세하면서 마커스는 더욱 초조감을 느낀다. 그는 금요일마다 어김없이 볼티모어를 찾아 사촌형제들과 함께 알렉산드라를 만난다. [골드먼 갱단] 삼총사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알렉산드라를 사랑하기 시작한다.
사랑의 승자는 마커스이다. 사촌들과 달리 적극적인 구애 공세를 펼친 결과이다. 마커스는 비록 사랑을 쟁취했지만 사촌들 간의 돈독한 우애는 예전 같지 않다. 이제 그들은 대학교에 진학할 나이가 되었다. 만능 스포츠맨인 우디는 대학에 진학하면서 풋볼 선수 스타로 성장하고, 힐렐은 대학교지 팀에 들어가 칼럼니스트로 재능을 인정받는다. 우디와 힐렐은 알렉산드라와 같은 대학에 다니게 되었지만 마커스는 혼자 다른 대학의 문학부에 입학한다.
그러는 사이 볼티모어 골드먼 가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비극이 밀어닥치는데…….

[책속으로 추가]

“제발! 정신 나간 소리 좀 작작하게. 이제 책의 시대는 갔어.”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죠?”
“요즘 20대들은 스마트 폰을 들여다보기에도 시간이 부족해. 출판산업은 이제 끝났어. 아마도 자네의 손자들은 이집트에서 발견된 파라오의 상형문자를 바라보듯 책을 바라보게 될 거야. 자네 손자들이 ‘할아버지, 책은 어디에 쓰는 물건이에요?’ 하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해 줄 텐가? 그때가 되면 책은 이미 무용지물이 되어 있을 거야. 인간은 어리석은 존재들이라 끝까지 고집을 부리다가 망하게 되지. 그때 가서 깨닫고 후회해봐야 소용없어.”
“제 미래를 어디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영상이 미래야. 영상매체에서 자네의 미래를 찾아보게!”
“저에게는 책이 미래인데요.”
“요즘 사람들은 깊이 사고하길 원하지 않아. 깊은 성찰보다는 이미지에 좌우되지. 눈에 보이는 대로, 마음 내키는 대로 따르는 거야. 사람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회사 일에 매여 있다가 집에 돌아오면 무얼 해야 할지 몰라. 집에서는 회사에서처럼 일을 시키고, 대가를 지불해주는 사람이 없잖아. 집에서는 아무리 게으름을 피워도 야단치거나 지시를 내리는 사람이 없어. 사람들은 집에 돌아오면 마치 의식을 치르듯 TV를 켜고, 그 앞에 앉아 운명을 맡기는 거야.” - 176~177p

나는 알렉산드라를 방으로 안내했다.
“골드먼 부인이 널 마키라고 부르던데 정말 귀여운 이름이야.”
“넌 날 마키라고 부르지 마.”
나는 공부에 집중하는 대신 알렉산드라와 키스하며 혀를 그녀의 입속에 집어넣고 가슴을 애무하는 과제에 충실했다. 엄마가 비스킷을 가져다주기 위해 방문을 열었다가 그 광경을 보면 낭패이기 때문에 마냥 과제에 집중할 수 없다는 게 짜증났다. 엄마는 다행스럽게 그렇게 몰상식한 짓을 하지는 않았다. 그 당시만 해도 엄마가 아무것도 모르고 있을 거라 단정했고, 우연이 나에게 행운을 가져다주었다고 굳게 믿었다. 엄마를 지나치게 과소평가했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엄마는 속은 게 아니었다. 단지 내 첫사랑을 방해할 생각이 없었을 뿐이었다. 엄마는 알렉산드라를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내 학업성적도 다시 가파르게 올라 나는 다시 자유를 찾게 되었다. - 284p

나는 알렉산드라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느라 몹시 힘들었다. 우디와 힐렐이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그녀를 삼킬 듯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보고도 아무렇지 않은 듯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다. 알렉산드라가 내 사촌들과 있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면 나는 질투의 화신이 되었다. 나는 가끔 내 사촌들이 짓궂은 농담으로 알렉산드라를 활짝 웃게 하거나 우디가 근육질 팔로 그녀를 잡고 물속에 밀어 넣을 때의 눈빛을 몰래 살피기도 했다. 그녀의 눈빛이 내 사촌들에게 머무는 동안 나를 바라볼 때와 어떻게 다른지 가늠해보기 위해서였다.
날이 갈수록 질투심이 팽창해갔다. 나는 힐렐의 카리스마, 박식함, 자유분방한 정신세계를 질투했다. 나는 알렉산드라가 힐렐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는지, 얼마나 스스럼없이 그의 머리칼을 쓰다듬는지 지켜보았고, 그런 행위들을 볼 때마다 그야말로 미쳐버릴 것 같았다.
우디도 나를 화나게 했다. 우디가 땀에 젖은 티셔츠를 벗어젖힐 때마다 알렉산드라는 그의 조각 같은 몸에 눈길을 주었고, 어떤 때는 찬사를 서슴지 않았다. 나는 그녀가 우디를 어떤 눈으로 바라보는지, 얼마나 스스럼없이 몸을 쓰다듬는지를 보았고, 그 모습이 나를 돌아버리게 했다. - 323~324p

집으로 돌아올 때마다 내가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물건들을 상자에 담아 가져왔다.
레오가 상자 안을 들여다보다가 한마디 했다.
“이 고물들을 챙겨서 뭐하게? 고물상이라도 열 생각인가?”
“큰아버지와의 추억이 담긴 물건이라 차마 버릴 수가 없어요.”
“추억은 머릿속에 담아두어야 하는 거야. 그 나머지는 그저 공간만 차지하는 잡동사니일 뿐이야.”
나는 며칠 동안 큰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던 손길을 멈추고 뉴욕에 가야 했다. 유품 정리 작업이 얼추 끝나갈 무렵 에이전트가 전화를 걸어왔다. TV 출연을 성사시켜놓았고, 이번 주에 녹화가 예정되어 있다고 했다.
“난 뉴욕에 갈 시간이 없어. 게다가 녹화를 며칠 앞두고 갑자기 출연 제안을 해온 이유가 뭘까? 누군가 펑크를 내는 바람에 대타가 필요했기 때문일 거야.”
“내가 수완이 뛰어나 막판에 어려운 일을 성사시켰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 해봤지?”
“내가 TV에 나가면 무슨 도움이 되는지 말해 봐.”
“방송을 2회분씩 묶어 연속으로 녹화하게 될 거야. 자네가 앞선 게스트이고, 알렉산드라 네빌이 그 다음이야. 자네는 알렉산드라 네빌과 나란히 붙어 있는 대기실을 쓰게 될 거야.” - 453~454p

사울이 보유하고 있던 66만6천6백66달러66센트는 단 몇 시간 만에 9백99만9천9백99달러99센트가 되었다. 몇 달 후, 주식을 처분한 사울은 순식간에 1천만 달러를 손에 쥔 자산가가 되었다.
그해 사울은 볼티모어 오크파크의 저택을 구입했다.
네이튼은 그 호화로운 저택에 가보고 나서야 사울의 말을 듣지 않은 걸 크게 후회했다. 1988년 초, 헤옌드라스의 사장 도미니크 퍼넬은 사내 공문을 통해 회사의 건전성을 선전하며 직원들에게 회사 주 매입을 독려했다. 공문을 본 네이튼은 귀가 솔깃해졌고, 골드먼상사 매각대금 가운데 쓰고 남은 돈을 전부 끌어 모아 헤엔드라스 주식을 매입했다. 네이튼은 맥스에게도 그 이야기를 해주며 동참을 권유했다.
“이번 기회에 우리도 헤옌드라스의 주식을 사야해요!”
흥분한 네이튼은 맥스와 통화하면서 그렇게 주장했다.
“그래?”
“사울 형을 보세요. 단숨에 1천만 달러를 보유한 자산가가 되었잖아요!”
“회사를 매각할 때 사울의 의견을 따랐어야 해.”
“아직 늦지 않았어요, 아버지!”
네이튼은 70만 달러를 끌어 모아 자사주를 매입했다. 네이튼과 맥스가 가진 전재산이나 다름없었다. 네이튼은 백만장자가 될 거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올랐다. - 476~477p

알렉산드라는 노래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하는 장문의 편지를 써서 피디들에게 건네기도 했다. 그녀는 매일이다시피 밤새 과자를 굽거나 편지를 썼다. 나는 주방 카운터나 그녀가 편지를 쓰고 있는 책상 귀퉁이에 앉아 꾸벅꾸벅 졸기 일쑤였다.
알렉산드라는 이동 시간을 이용해 눈을 붙이다가 라디오방송국에 도착하면 담당피디에게 음반과 함께 밤새 만든 비스킷과 직접 손으로 쓴 장문의 편지를 돌렸다. 그녀의 열정과 헌신적인 모습이 갑자기 밀려든 바람처럼 라디오방송국을 휩쓸었다.
차를 타고 다른 도시를 향해 갈 때마다 우리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라디오의 음악프로그램에 채널을 맞추고 귀를 기울였다. 신곡이 소개될 때마다 설레는 마음으로 알렉산드라의 노래가 흘러나오기를 고대했지만 좀처럼 우리의 소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4월 어느 날, 그날도 음악프로그램에 채널을 맞추고 귀를 기울이고 있는데 별안간 알렉산드라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나는 즉시 볼륨을 최대한도로 높였고, 알렉산드라는 너무나 감격해 울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나를 끌어안고 오래도록 키스했다.
“마키, 네 덕분이야.” - 539p

목차

프롤로그: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 /11

Part 1. 혼돈을 향한 행진
자본주의의 장의사 /27
관심의 거래소 /52
헤엄칠 줄 아는 놈 /65
가라앉는 배를 버리며 /96

Part 2. 유사임의성
전쟁의 시작 /113
동업이란 섹스 없는 결혼 /126
스피드는 생명이다 /135
운명의 날 /148
천사들의 합창 /154
창업자, 투자자, 사기꾼 들의 모래언덕 /169
법적 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184
추락 직전 비행기 만들기 /194
개똥 샌드위치 /211
운명의 선물 /231
제품 출시 /237
트위터와의 데이트 /243
신의성실과 비밀유지의 빈틈 /273
페이스북의 ‘좋아요’ /284
페이스북의 면접 /293
페이스북과 트위터 사이에서의 이중플레이 /304
리트윗은 보증서가 아니다 /319
세상을 굴러가게 하는 것은 서명 /325
엔드 게임 /338

Part 3. 빠르게 움직이고 틀을 깨부숴라
신병 캠프 /349
쪽박에서 대박으로 /364
구글은 멸망시켜야 한다! /378
황급한 도약 /390
원샷 원킬 /398
삶에서 하지 말아야 할 일 /405
광고를 검문하는 경찰 /411
프라이버시의 나르시시즘 /422
약탈하고 변화를 그리는 야만인들 /440
아, 죽음이여 /448
야만인의 하품 /458
기업공개를 앞두고 /469
비행접시가 나타나지 않을 때 /478
암세포를 수익화하다 /494
당신의 이름을 아는 진짜 빅브라더 /502
문 앞에 선 야만인 /519
기업공개 전야의 맥주 /533
기업공개의 민낯 /549
플래시 보이스 /553
벌거벗은 페이스북 /561
마이크로소프트의 부스러기 /587
페이스북의 더 큰 영광을 위해 /599
아디오스, 페이스북 /613
대혼란에서 빠져나와 /623

에필로그: 인간은 계획하고 신은 코웃음 친다 /632
감사의 글 /652

저자소개

저자 조엘 디케르는 1985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프랑스 출신 대학교수 아버지와 제네바 출신 출판사 직원 어머니 사이에서 출생했다. 어릴 때부터 글쓰기와 문학을 자연스레 접할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란 경험이 훗날 작가의 길을 걷게 만든 자양분이 되었다. 매년 미국 동부 햄프턴으로 가족휴가를 떠난 덕분에 미국 대중문화를 폭넓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고, 자주 미국을 소설의 배경으로 삼는 토대가 되었다. 제네바대학교 로스쿨에서 법학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이후 스위스 의회에서 홍보담당으로 재직했다.
10세에 자연에 대한 관심사를 담은 《동물잡지》를 발간해 《제네바 트리뷴》 지에 ‘스위스에서 가장 어린 편집장’ 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2005년, 20세에 단편 [호랑이]를 써 ‘로잔 국제 젊은 작가상’을 수상했고, 2010년 첫 장편소설 《우리 아버지들의 마지막 날들》을 발표해 ‘제네바 작가상’을 수상했다. 2012년, 두 번째 장편소설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로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 ‘고교생이 선정하는 공쿠르상’ 등을 수상했고, 3백만 부라는 경이적인 판매부수를 기록했다.
수많은 독자들이 주목하는 가운데 발표한 세 번째 장편소설 《볼티모어의 서》는 40여 개국에 판권이 팔려나갔고,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에 이어 최고의 성과를 거두며 ‘조엘 디케르 현상’의 건재를 알렸다.
《볼티모어의 서》는 볼티모어 골드먼 가의 흥망사를 그들을 오랫동안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촌 마커스 골드먼의 시각으로 반추해보는 소설이다. 조엘 디케르는 이 소설에서 우리의 생을 결정짓는 중요한 순간들을 예리하고 섬세한 더듬이로 포착한다.

도서소개

『볼티모어의 서』의 화자는 전작인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과 마찬가지로 작가 마커스 골드먼이다. 이 소설에는 ‘볼티모어 골드먼’ 가족과 ‘몬트클레어 골드먼’ 가족이 중심인물로 등장한다. 마커스 골드먼의 큰아버지 사울이 사는 곳이 ‘볼티모어’이고, 아버지 네이튼이 사는 곳이 뉴저지 주 ‘몬트클레어’이다. ‘볼티모어 골드먼’ 과 ‘몬트클레어 골드먼’은 편의상 사는 지역을 앞에 붙여 부르게 된 호칭이다. 소설의 제목이 《볼티모어의 서》인 것에서 알 수 있듯 이 소설은 볼티모어 골드먼의 이야기를 중심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 소설의 화자인 마커스 골드먼은 데뷔작이 큰 성공을 거두며 갑자기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작가이며, 볼티모어 골드먼들이 풍요롭고 안락한 삶을 영위하다가 연이은 비극적 사건으로 몰락해가는 이야기를 두 번째 소설에 담아내고자 한다. 마커스 골드먼은 어린 시절부터 볼티모어 골드먼 가족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고, 그들 가족 모두와 인간적으로도 매우 돈독한 사이였지만 몰락을 미리 예견할 수 있는 사전징후를 포착하지 못했다. 마커스 골드먼은 이 소설을 통해 볼티모어 골드먼들의 가족사를 생생하게 되살리는 한편 그들이 몰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찾아내기 위해 가족구성원과 주변 인물들의 과거와 현재를 면밀히 추적한다.

교환 및 환불안내

도서교환 및 환불
  • ㆍ배송기간은 평일 기준 1~3일 정도 소요됩니다.(스프링 분철은 1일 정도 시간이 더 소요됩니다.)
  • ㆍ상품불량 및 오배송등의 이유로 반품하실 경우, 반품배송비는 무료입니다.
  • ㆍ고객님의 변심에 의한 반품,환불,교환시 택배비는 본인 부담입니다.
  • ㆍ상담원과의 상담없이 교환 및 반품으로 반송된 물품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 ㆍ이미 발송된 상품의 취소 및 반품, 교환요청시 배송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ㆍ반품신청시 반송된 상품의 수령후 환불처리됩니다.(카드사 사정에 따라 카드취소는 시일이 3~5일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 ㆍ주문하신 상품의 반품,교환은 상품수령일로 부터 7일이내에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 ㆍ상품이 훼손된 경우 반품 및 교환,환불이 불가능합니다.
  • ㆍ반품/교환시 고객님 귀책사유로 인해 수거가 지연될 경우에는 반품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 ㆍ스프링제본 상품은 교환 및 환불이 불가능 합니다.
  • ㆍ군부대(사서함) 및 해외배송은 불가능합니다.
  • ㆍ오후 3시 이후 상담원과 통화되지 않은 취소건에 대해서는 고객 반품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품안내
  • 마이페이지 > 나의상담 > 1 : 1 문의하기 게시판 또는 고객센터 1800-7327
교환/반품주소
  • 경기도 파주시 문발로 211 1층 / (주)북채널 / 전화 : 1800-7327
  • 택배안내 : CJ대한통운(1588-1255)
  • 고객님 변심으로 인한 교환 또는 반품시 왕복 배송비 5,000원을 부담하셔야 하며, 제품 불량 또는 오 배송시에는 전액을 당사에서부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