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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옥은 두메산골의 국민학교로 첫 발령을 받는다. 그녀는 동네 어귀에서 마주친 남루한 차림이지만 그 안광만은 예사롭지 않은 깨철에게서 왠지 섬뜩한 느낌을 받는다. 동족 부락의 일가친척의 부락에서 이방인 깨철의 존재가 예사롭지 않다. 어느 날 화천이가 깨철을 두들겨 패며 자기 처와 간통했다고 떠들어댄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깨철을 병신 고자라 부르고 그렇게 믿기에 화천에게 오히려 핀잔을 준다. 이 마을에서 유일하게 익명성을 지닌 깨철의 존재를 관찰하던 수옥은 군복무 중이던 약혼자를 마중 나갔다가 오지 않아 실의 속에 돌아온다. 오는 길에 비를 만난 그녀는 벌판의 물레방앗간으로 들어가는데 그곳에서 깨철에게 끌려 정사를 하게 된다. 그 후 수옥은 깨철이 철저히 바보가 되어 익명성으로 마을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수옥은 떠나던 날 새로 부임한 여선생을 향해 빛나는 깨철의 안광을 다시 보게 된다. 〈안개 마을〉은 동인문학상을 받은 의식 있는 문예 작품이고, 영화계에서도 제19회 백상예술대상 작품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이 영화는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대종상 수상 경력을 가진 제작진과 캐스트만으로 제작된 의의 있는 작품이기도 했다(임하 시나리오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