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심리학의 체계』 제1권은 유학사상의 인성론을 중심으로 하는 심리구성체론의 동·서 비교에 관한 작업에서 구체화된 심리학의 연구문제를 체계화한 것이다. 전통적으로 서구에서는 인간의 심성이 지(인지)·정(정서)·의(동기) 세 가지 측면의 내용 또는 능력으로 구성된다는 삼분체계론과 이 세 가지 내용 중에서 인지적인 능력의 근거가 되는 이성이 가장 중심이 된다는 이성우월론을 바탕으로 하는 심리구성체론을 견지하여 왔다. 이러한 관점은 플라톤으로부터 비롯된 서구의 전통이었는데, 이러한 전통을 이어받아 현대 서구의 심리학에서는 인지·정서·동기를 심리학의 가장 중심적인 연구문제로 삼고 연구를 진행해 왔던 것이다.
그러나 유학의 인성론에서는 인간의 심성은 덕(덕성)·지(인지)·정(감정)·의(욕구) 네 가지 측면의 내용으로 구성된다는 사분체계론과 이 네 체계 중에서 인간의 가장 중핵적인 특성은 덕성이라는 덕성우월론을 근간으로 하는 심리구성체론을 전개하고 있으며, 이러한 유학의 인성론은 이후 전개되는 군자론·도덕실천론·수양론의 이론적 바탕이 되고 있다. 이러한 유학의 인성론에 따르면, 인지·정서·동기만이 아니라 도덕성도 심리학에서 다루어야 할 기본적인 연구문제이며, 유학심리학의 체계 안에서 도덕심리학의 문제는 서구심리학의 관행과는 달리 심리학적 연구의 핵심이 되어야 할 분야로 떠오르게 된다.
이러한 유학의 인성론에서 도출되는 심리학적 연구문제를 체계화하여 정리해 보고자 한 이 책(제1권)은 모두 2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기획 전체의 서론에 해당되는 제1부에서는 유학사상에서 도출되는 심리학 체계의 특징을 유학사상에서 인간을 이해하는 관점을 바탕으로 하여 탐색해 본 다음, 유학의 인성론·군자론·도덕실천론·수양론에서 도출되는 심리학의 문제를 각각 심리구성체론, 이상적 인간형론, 사회관계론 및 자기발전론으로 정리하는 필자의 오래된 구상을 진술하였다. 제2부에서는 인간의 본유적인 심성에 관한 유학의 사분체계(욕구·정서·인지·덕성)의 인성론에서 도출되는 심리학의 기본 연구문제를 “욕구심리학”, “정서심리학”, “인지심리학” 및 “도덕심리학”으로 정리하여 고찰하였다. 이 제2부의 내용은 인간의 심성과 행동에 관한 과학인 심리학에서 다룰 기본적인 연구문제를 태어날 때부터 갖추고 있는 인간의 본성으로부터 도출하고자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