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는 전통적으로 미술, 음악, 영화 등과 관련하여 많이 논의되어 왔고, 언어와 관련해서는 주로 문학에서 다루어져 왔다. 그러나 좀 더 근본적인 차원에서 언어 현상에 주목해 볼 때 장르는 문학과 글(텍스트)에만 국한되는 범주가 아니다. 종래의 텍스트언어학이 글로 된 ‘텍스트종류’에 주목해 온 것이 사실이지만, 바흐친이 ‘말하기 장르(speech genre)’를 주목한 이래로 오늘날 장르는 글말과 입말로 이루어지는 일상의 ‘커뮤니케이션 장르’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이제 장르는 언어적-커뮤니케이션적인 대상, 과정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언어적인 것과 비언어적인 것이 통합되어 이루어지는 상호작용적 행위 전반에도 적용된다. 이러한 행위 장르는 우리의 사회적 삶에서 길잡이, 곧 자신과 타인의 행동을 특정한 유형의 행위로 인식, 해석할 수 있게 하는 기준이 된다. 본 총서에서는 매체가 어떻게 장르의 가능성을 열어 주거나 제약하는지, 세미오시스 과정에 있어서 기호 운반체로서의 매체와 장르가 콘텐트를 어떻게 수용하는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매체의 출현에 따라 인지공간이 어떻게 새롭게 확장되는지 등 미디어와 장르의 상호작용을 고찰해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