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에 무너진 10대들의 평범한 삶,
감정의 소용돌이를 섬세한 묘사로 그린 빼어난 소설
대형 재난 사고가 반복되는 우리 사회의 참상을
10대들의 시선과 목소리로 실감나게 전하는 이야기
《1분》은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를 모티브로 10대 아이들의 팬 문화와 접목시킨 르포 소설이다. 작가는 긴 시간 삼풍백화점 사고의 ‘기업수집가’로 활동하며 당시 사고에 얽힌 사람들을 수소문해 직접 인터뷰를 해 왔다. 생존자, 희생자 가족들, 현장 구조대원, 응급실의 간호사 등……. (이 기록들은 2016년 4월 《1995년 서울, 삼풍》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간되기도 했다.) 그런 연유로 소설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은 무척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그런데 작가는 왜 20여년이 훌쩍 지난 오래전 참사의 기억을 되살리려 했을까?
이 글에 등장한 사건은 1995년 6월, 서울 강남의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를 모티브로 합니다. 그때 화면으로 본 사고 장면은 제 머릿속에 깊이 각인된 채 좀처럼 흐려지지를 않았습니다. 그 뒤 대형 참사를 접할 때마다 끊임없이 그 붕괴 장면이 겹쳐 떠올랐습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20년도 훌쩍 지난 아픈 기억을 수집하기로 한 이유
시간이 훌쩍 지나 다시 만난 그날의 사람들. 그 사람들에게 세월은 어떤 흔적을 남겼을까? 이미 지난 일이라 상처는 치유되고 가물가물한 기억이 되었을까? 작가는 ‘삼풍백화점 유가족 협의회’를 통해 연락처를 입수하고 긴 망설임 끝에 기억 수집에 나섰다. 유가족들은 20년이 흘러도 여전히 그날 기억이 생생하고 고통스럽다고 토로했다. 그 이야기를 듣는 일은 인터뷰어인 작가에게도 아프고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이렇듯 비극적 상처를 기록하며, 공감하고 연민하는 시간 없이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걸 다시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기억을 보다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어서, 작가는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방법인 ‘소설’을 쓰기로 결심했다. 소설은 재난 상황 묘사가 눈에 보이듯 현장감 있게 쓰였고, 전개 역시 긴장감이 높아 읽는 내내 숨을 조이게 된다. 그러나 이 작품은 당시 사건을 그저 복기한 기록이 아닌, 비극에서 살아남기 위한 10대들의 처절하고 아름다운 성장을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