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우리에게 여성성의 참의미를 알아가는 페미니즘이 필요한가
고대의 지혜를 통해 현대의 페미니즘을 살펴보는 [다시, 페미니즘]이 출간되었다. 가부장제의 시작이자 핵심은 고대 영적 세계관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고대 남성 중심 사회에서 철학자와 기득권자들은 세상을 영적이고 형이상학적으로 해석했고, 그 과정에서 여성성은 부정적이고 악하며 미성숙한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 결과로 여자는 남자에게 부속된 삶을 살게 된 것이다.
가부장제를 비판하는 오늘날의 페미니즘은 이러한 가부장제의 토대가 되어 준 고대 영적 세계관을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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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의 지혜를 통해 현대의 페미니즘을 살펴보는 [다시, 페미니즘]이 출간되었다. 가부장제의 시작이자 핵심은 고대 영적 세계관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고대 남성 중심 사회에서 철학자와 기득권자들은 세상을 영적이고 형이상학적으로 해석했고, 그 과정에서 여성성은 부정적이고 악하며 미성숙한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 결과로 여자는 남자에게 부속된 삶을 살게 된 것이다.
가부장제를 비판하는 오늘날의 페미니즘은 이러한 가부장제의 토대가 되어 준 고대 영적 세계관을 거부한다. 그러나 이 책은 지금의 페미니즘 양상과는 다른 시도를 한다. 가부장제의 틀을 닦은 철학자들의 세계관을 처분하기보다는 오히려 그 해석 방식을 수용은 하되, 문제점과 한계점을 짚어가며 균형 잡힌 성숙한 재해석을 하고자 한다. 되풀이하자여 살펴보되. 방법이나 방향을 고쳐서 새롭게 보자는 것이다. 책의 제목이 ‘다시’페미니즘인 이유이기도 하다.
이 시도는 ‘페미니즘적이지 못하다’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문제가 심각한 고대인의 해석방식을 수용하지 않고 지금의 현실에 맞는 방식으로 새로운 역사를 써도 되지 않는가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이 책은 ‘가장 중요한 것은 과거가 아니라 지금의 현실’이라고 그 비판을 인정한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가 처했던 많은 문제들은 겉으로 드러난 현상을 보고 판단한 데서 비롯되었고, 현상에만 집중한다면 당장은 편하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되지 않음을 말한다. 제대로 된 원인을 파악하고, 그 문제의 발단을 제공하는 지점 끝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과거에 교육 받을 권리를 박탈당했던 여성들은 남성이 해석해 주는 세계관을 비판 없이 그대로 받아들였고, 그 과정에서 가부장제는 지금까지 브레이크 없이 강력해졌다. 우리는 이 문제를 다시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가부장제라는 역사, 그리고 가부장제 이전의 역사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이를 통해 가부장제가 왜곡해온 여성성을 다시 해석하여 무너진 여성성의 가치와 의미를 회복하고, 조화의 가능성과 진정한 자유에 대한 통찰하고자 한다.
# 페미니즘은 여성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저자는 스스로가 페미니즘에 관심이 없었으며 오히려 가부장적 세계관을 가졌던 남성이라고 고백한다. 그랬던 그가 페미니즘을 공부하며 만난 고대 철학과 신화, 경전 등 고대의 지혜를 탐구하다가 여성성의 의미와 그 중요성에 대해 깨닫게 되었고, 덕분에 그는 강력한 가부장제가 숨 쉬는 역사를 보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수메르, 이집트, 그리스 등 고대 시대의 철학과 신화, 경전을 통해 여성성의 참된 가치와 의미를 살핀다. 이를 살펴보는 이유는 가부장제를 낳은 고대 영적 세계관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 사회의 양극화 문제나 여러 갈등의 핵심적인 원인이 되기 때문이고, 결국 우리가 페미니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다고 설명한다.
페미니즘은 남성을 선, 여성을 악이라고 구분 지었던 고대의 이분법적인 세계관과 그 산물인 가부장제를 겨냥합니다. 하지만 고정된 이분법을 문제 삼기에, 페미니즘은 단순히 남녀 문제의 범위에만 국한되지 않고 사회 보편적 문제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집니다. 한쪽은 우월하고 다른 한쪽은 열등하다는 이분법적 사고방식은 모든 것을 단적으로 좋은 것과 나쁜 것, 선과 악으로 구분하려는 극단적인 대립구도로 몰고 가기 때문입니다. 무질서한 세상에 좌절하는 우리가 오늘날 많은 부자유의 문제, 즉 고정된 이분법의 문제에 있어서 귀중한 통찰을 얻기 위한 것이 페미니즘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책의 초반은 페미니즘에 대한 글이라고 하기에는 거부감이 들 정도로 가부장제를 형성한 고대의 영적 세계관을 적나라하게 고찰한다. 그리고 후반부에 세계를 남성 중심으로 해석한 고대 철학자들을 비판하고, 세계관을 재해석하여 여성성의 가치와 의미를 풍부하게 열어 놓는다. 더 나아가 남성과 여성을 떠나, ‘인간’그 자체의 조화롭고 자유로운 길을 페미니즘과 함께 모색한다.
페미니즘은 여성만을 위한 것일까? 혹시 페미니즘이 남성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는 않을까? 페미니즘은 남녀 대립의 구도 속에서 전개되어야만 할까? [다시, 페미니즘]은 이러한 질문에 대해 기존의 페미니즘 책과는 조금 다르게 대답한다. 독자에게 위로를 전하거나 투쟁심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책이라기보다는 인간의 공존과 조화를 말하는 책이다. 우리에게는 바뀌어 가는 세상이 필요하다. 페미니즘은 여성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 인간의 미래에 관여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궁금하다면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