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역사를 살펴보면 안정기와 혼란기가 번갈아 반복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는 모든 시간이 안정기이기를 바라지만, 안정기가 50년 이상 이어지는 것도 드문 일이고, 100년 정도 유지되는 예는 훨씬 더 희귀하다. 게다가 안정기가 오래 계속되면 될수록 다음에 오는 혼란기는 길고 비참하다. 아무리 찬란한 태양도 결국은 지는 것처럼 끝이 보이지 않던 영토, 멈추지 않을 것 같은 부(富) 역시 고갈되고, 흔들리다 결국은 멸망했다. 누구도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가 무너져버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로마제국이 지중해의 패권을 움켜쥐었을 때, 중화제국이 대륙을 넘나드는 대제국을 건설했을 때, 이슬람제국이 승승장구하며 승리의 기운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그 누구도 승리의 역사가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모든 패권을 쥔 국가들이 같은 수순을 밟으며 역사 위에서 사라졌고, 또 다른 빛이 생겨났다. 이렇듯 인류는 흥망성쇠를 거듭했다. 이 책 『역사로 읽는 세계』는 인류 역사에 나타났던, 세계의 패권을 장악한 ‘세계제국’의 생성과 발전, 그리고 쇠퇴하기까지의 전반적인 내용을 짚어보며, 21세기의 혼돈을 읽어내는 단초로 삼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