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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리부트

페미니즘 리부트

  • 손희정
  • |
  • 나무연필
  • |
  • 2017-08-01 출간
  • |
  • 324페이지
  • |
  • 142 X 211 X 17 mm /411g
  • |
  • ISBN 979118789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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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페미니스트의 시선으로 본 IMF 이후의 한국 사회,
‘감정의 인클로저’가 몰고 온 파고를 들여다보다

‘페미니즘 리부트’를 중심으로 조망해본 한국 사회의 풍경
‘페미니즘 리부트’는 2015년을 전후로 한 ‘페미니즘 붐’을 설명하기 위해 고안해낸 개념이다. 손희정은 이 개념을 고안해낸 이유로 다음의 두 가지를 들고 있다. 우선 기존의 페미니즘 문화운동과 2015년에 일어난 운동 사이에 존재하는 단절과 접속의 지점을 포착하기 위해서다. 이는 이전의 영페미니즘이나 여성주의 문화운동의 계보만으로 엮을 수 없는 새로운 운동을 가늠해보기 위한 방편이다. 두 번째 이유는 이들의 새로움을 설명하는 데 적절한 개념으로서의 지점이다. 기존 시리즈의 연속성을 버리고 몇몇 기본적인 설정을 유지한 채 작품 세계를 완전히 새롭게 구성하는 영화 용어인 ‘리부트(reboot)’의 뜻을 생각해보자. 이 표현은 명백히 문화상품과 소비주체라는 자본주의적 수사에 기대고 있는 것으로, 새로운 ‘페미니즘 붐’의 정치적·경제적 조건과 성격을 설명하고 그것이 대중문화, 소비문화, 매스미디어 등과 맺고 있는 관계를 들여다보는 데 유용한 측면이 있다.
그렇다면 ‘페미니즘 리부트’는 무슨 이유로, 어떤 맥락에서 대두된 걸까. 이를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여성 이슈’보다 좀더 폭넓은 한국 사회의 문제로 시선의 줌 렌즈를 바꿔 살펴야 한다. ‘여성 이슈’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혐오’라는 감정을 탐색하면서 필자는 ‘87년 체제’의 실패로 그 기원을 거슬러 올라간다. 대안적 질서에 대한 비전의 부재와 그것을 추구해나가는 좌파운동의 에너지 및 상상력의 고갈, 그리고 신자유주의라는 거대한 매트릭스의 형성……. 이러한 자본주의-자유민주주의의 ‘외부 없음’의 세계가 열리면서 개인은 폐소공포증에 시달리며 고립되고 파편화된다. 즉 정치와 경제의 실패 혹은 공백 속에서, ‘먹고사니즘’ 외에는 아무것도 말할 수 없는 가운데서, 혐오를 비롯한 동시대의 정동들이 등장하는 것이다.
이러한 정치경제학적 접근을 통해 ‘여성 혐오’를 들여다본다면, 87년 체제가 크게 흔들렸던 IMF를 전후해서 여성 노동력을 ‘후려치기’했던 점 역시 주목해야 한다. 모든 것을 사유화해서 공유지를 박탈하고, 그렇게 공동체와 내부의 사회적 관계를 박살내서 강도 높은 노동 착취가 가능해진 사회, 그 가운데서 가장 먼저 마녀사냥을 당한 여성들의 상황. 인터넷을 중심으로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혐오가 점증하고, 서로가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동떨어진 섬처럼 되어버리는 단절의 상황. 이 새로운 ‘인클로저’의 상황을 뚫고 나와 서로의 고통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공감하고 격려하면서 자신에게 가해진 폭력에 저항하고 마녀사냥의 시계를 되돌린 이들이 ‘페미니즘 리부트’의 주역들인지도 모른다. 성공을 장담할 순 없지만, 암흑을 뚫고 실낱같은 목소리로 등장한 바로 그들 말이다.
한편 필자는 우리 시대의 ‘정동’을 살피는 연구자로서 이 목소리들 주변으로 흐르는 ‘반지성주의’에도 눈길을 돌린다. 초창기의 반지성주의는 ‘진실을 말할 권한’을 승인받은 엘리트에 대한 반발이었다는 점에서 저항적 성격을 내포하고 있었지만, 이는 합리적인 비판 의식이 아닌 ‘나도 너만큼 똑똑해’라는 나르시시즘으로 나아간다. 그리고 “나는 소수이지만 정의롭고 옳다”는 피해자 서사와 나르시시즘의 결합은 결국 ‘어용 시민’의 탄생으로 이어진다. 이는 단지 ‘일베’로 상징되는 젊은이들의 얼굴이 아니라 여전히 아버지가 되지 못해 서운한 ‘386 아재들’의 민낯이기도 하다는 것이 필자의 진단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가운데에 어떤 희망이 자리하고 있을까? ‘페미니즘 리부트’의 주역들은 이 희망의 중심에 자리하며 현실을 뚫고 나갈 수 있을까? ‘헬조선’ 담론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목소리으로 페미니즘의 언어가 깨쳐 나온 것은 분명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이들을 둘러싸고 있는, 이 시대의 정동으로 대두된 ‘혐오’라는 정동만 보더라도, 그것을 특정한 이들만의 것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을 터. 즉 새로이 깨치고 나온 페미니즘의 언어에서도 다시금 가능성으로 존재하는 ‘혐오’를 비롯한 배제의 논리들을 넘어서는 작업이 필요한 것이다.

낡은 습관을 넘어, 새로운 습관을 찾아나서는 페미니즘 비평에 대하여
이 책의 1부가 ‘페미니즘 리부트’를 중심으로 한국 사회를 조망해본 글들이라면, 2부는 좀더 섬세하게 개별문화 텍스트를 들여다본 ‘페미니즘 비평’들이다.
JTBC의 인기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은 현재의 한국 사회가 어떻게 ‘이방인’을 받아들이고 재현하는지를 들여다보기에 적절한 텍스트이다. 우리 시대는 이방인을 그저 타자화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는 포함하고 또 누군가는 배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과거와 같이 ‘민족’이나 ‘국적’을 토대로 이방인을 가려내는 게 아니라, 이 정체성을 초월해서 ‘외래적인 것’을 완전히 다르게 규정해가고 있는 것이다. [비정상회담]의 출연진이 모두 남성인 것에서 볼 수 있듯, ‘젠더’는 이 현상을 들여다보는 데 반드시 필요한 개념이다. 이방인을 두고 벌어지는 환호와 배제의 정치학을 들여다보면, 우리 시대가 누구에게 귀 기울이고 있으며 누구의 얼굴을 삭제하고 있는지가 여실히 드러난다.
한편 한국 사회의 또다른 주요 이슈 중 하나는 ‘주거공간’의 문제다. 자본주의의 가속화와 더불어서 특히 소수자라 지칭되는 이들은 주거권에 있어 위협을 느껴왔다. 이성애 핵가족 중심의 정책이 이들을 사회적으로 배제하는 상황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소수자의 시선으로 주거권 문제를 바라보는 작업은, 이들의 현실을 드러내면서 이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하는 것이기도 하다.
필자가 살피고 있는 또 하나의 텍스트는 ‘위안부’ 서사다. 폭력을 스펙터클로 만드는 것이 피해자의 고통을 묘사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미하헬 하네케 감독의 말처럼, 폭력의 재현은 폭력 그 자체에 대한 것이 아니라 고통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일본 식민지배의 과거이자 여전히 현재의 논쟁거리가 되고 있는 ‘위안부’ 문제는 어떻게 다뤄내야 할까. ‘위안부’ 문제를 다룬 영화 [귀향]과 [눈길]을 중심에 두고, 필자는 대중성과 재현의 윤리 사이의 문제를 벼려낸다.
이 모든 문화 텍스트를 경유하며 던질 수 있는 마지막 질문. ‘비평의 종말’이 선언된 이 반지성주의 시대에 페미니즘 문화 비평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혹은 무엇을 해야 할까? “습관은 우리가 기대고 있는 하나의 체제이며, 삶을 조직하고 유지하는 체제는 어느 공동체에나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므로 습관의 해체는 무(無)가 아닌, 새로운 것에 대한 지향이다.” 그렇다면 비평은 습관을 깨부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을 벼려내는 것이어야 한다. 필자가 제안하는 페미니즘 문화 비평의 방향이란 바로 그것이다. 이 책이 만들고자 하는 길 또한 그러할 것이다.

[책 속으로 추가]

김홍준은 “우리가, 인간은 못 돼도 괴물은 되자 말자”라는 영화 [생활의 발견](2002) 대사의 감수성이 “분명히 386 세대적인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386 세대가 자신들의 청춘이 끝나고 도래한 새로운 시대 속에서 공통으로 체험하는 어떤 세계 감정을 예리하게 건드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생활의 발견]의 대사에서 ‘인간’은 민주화를 이룩했고 가장 풍요로운 사회를 살았다는 나르시시즘을 반영하고, ‘괴물’이란 결국 그들이 1990년대 소비자본주의 시대를 거쳐 2000년대에 적극적으로 맞이했던 신자유주의 세계에서 느껴야 했던 죄책감과 수치심을 드러낸다. 그리고 다시 문재인이 집권했을 때, 그들은 이 복잡한 감정을 사유를 결여한 자긍심으로 뭉쳐냈다. 이들이 [나꼼수] 열풍과 문빠 현상의 중심에 있다는 것은 곱씹어볼 만한 일인 것이다.
이렇게 386 세대만이 계속해서 재생산되는 현실에 한국 사회의 민낯이 놓여 있는 것은 아닌가? 그리고 그 민낯이란, 안타깝게도 여전히, 아버지가 되지 못해 서운한 짐승, ‘386 아재들’의 얼굴이다. (158쪽)

폭력을 스펙터클로 만드는 것이 피해자의 고통을 묘사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소리가 있는 것이든 없는 것이든 처절한 ‘비명’만이 고통을 전달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왜 그토록 처절함에 대한 페티시에 사로잡혀 있는가. 폭력을 볼거리로 만들지 않기 위해 우회로를 택하는 것이 피해자를 또다시 대상화하고 물신화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미하엘 하네케(Michael Haneke) 감독의 말처럼, 폭력의 재현은 폭력 그 자체에 대한 것이 아니라 고통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 (245쪽)

목차

책머리에

1부 젠더의 시선으로 본 동시대의 풍광
혐오의 시대
혐오는 어떻게 이 시대의 문제적 정동이 되었는가

페미니즘 리부트
한국영화를 통해 본 포스트페미니즘과 그 이후

젠더전과 '퓨리오숙' 들의 탄생
2010년대 중반, 파퓰러 페미니즘에 대한 소고

'느낀다'라는 전쟁
미디어-정동 이론의 구축,그리고 젠더적 시선 기입하기

어용 시민의 탄생
포스트트루스 시대의 반지성주의

2부 지금 여기를 조망하는 페미니즘 비평
천공의 상상력과 영화 - 구멍
근대적 인식과 영화가 놓친 세계, 그 구멍에 관하여

우리 시대 이방인들의 두 얼굴
JTBC [비정상회담]을 경유하여

집, 정주와 변주의 공간
교환가치로 착취되는 우리 시대 집의 풍경과 가능성

기억의 젠더 정치와 대중성의 재구성
대중 '위안부' 서사를 중심으로

주석
참고 자료
찾아보기
발표지면

저자소개

저자 손희정은 대중문화를 연구하는 페미니스트. 연세대학교에서 영문학과 한국사학을 공부했고,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에서?영화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일하면서 문화와 세계를 읽는 눈을 배웠다. 온·오프라인 여기저기에서 만난 이상한 사람들과 함께 ‘조금 다른 세계’를 상상하는 일에 관심이 많다. 『여성괴물, 억압과 위반 사이』와 『호러 영화』 등을 번역했고, 『다락방에서 타자를 만나다』 『10대의 섹스, 유쾌한 섹슈얼리티』? 『페미니스트 모먼트』 ?『대한민국 넷페미사』 『그럼에도 페미니즘』등을 함께 썼다.

도서소개

자본주의 초창기, 울타리를 침으로써 공유지를 사유화했던 인클로저 운동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단절시키고 이들에 대한 착취를 손쉽게 했다. 수세기가 지난 지금, 사라진 공유지 대신 감정이 그렇게 분절되어 관리되고 있다. ‘감정의 인클로저’, 그것은 자본이 감정에 개입해 들어오면서 대두된 현상일 터. 사회를 설명하는 주요한 키워드로 ‘혐오’ ‘수치’ ‘모멸’ 같은 단어들이 출현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러한 사회에서 도드라지게 튀어나온, 이미 잠재되어 있었지만 지금에 와서야 가시화된 것이 동시대 페미니스트들의 목소리일지도 모르겠다. 세계의 가려져 있던 빈틈이며, 또 그만큼 세상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존재들. 이 책은 카메라의 줌 렌즈를 밀고 당기듯 그렇게 그녀들, 그녀들의 주변과 대척에 있는 이들, 그리고 그녀들을 둘러싼 세계를 들여다본다. 짙은 혐오와 낡은 습관을 깨부수고 새로운 상상력을 벼려내는 길을 내려는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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