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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취향

나쁜 취향

  • 강정
  • |
  • 랜덤하우스코리아
  • |
  • 2006-12-20 출간
  • |
  • 351페이지
  • |
  • 141 X 225 mm
  • |
  • ISBN 9788925503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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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한국일보 화제의 연재물이었던 시인 강정의 문화 낯설게 보기 ‘나쁜 취향’을 책으로 묶어낸다. 그간 두 권의 시집 『처형 극장』『들려주려니 말이라 했지만,』과 문화비평집 『루트와 코드』를 낸 바 있는 시인에게 이번 산문집은 다양한 문화 전반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의 치열한 삶에 대한 증거이기도 한데, 1992년 시인으로 데뷔했으니까 올해로 시력 15년 차, 그러나 나이는 고작해야(?) 서른다섯이니 아직 젊지 않은가 하여 ‘나쁜 취향’의 발열량은 꽤 높은 온도를 자랑한다.
지난 2005년 1월부터 2006년 2월까지 근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국일보의 지면 한 쪽을 통째로 장악했던 그의 예민한 촉수는 문학, 영화, 음악, 사진, 건축 등 전 방위로 뻗어 있었던 바, 예술에 관심이 있는 모든 이들이라면 욕심을 낼만한 책이 아닐까 싶다.
추천사를 쓴 영화감독 정지우의 말처럼 예술의 아주 특별한 가이드로서의 본분에 특히나 충실한 강정의 이번 산문집은 무엇보다 힘이 넘치면서도 섬세하고, 꺾일 듯하면서도 휘어지는 그의 문체가 더더욱 빛을 발하는데 이는 그가 직접 지은 제목 ‘나쁨’ 의 연유를 따라가 보면 그 이해가 한결 쉬울 것이다. (“수전 손택이 말한 ‘나쁜 취향’의 그 ‘나쁨’은 사회적으로 나쁜 감수성을 유포하는 문화라는 의미가 아니라, 일반적으로 잘 모르거나(unknown), 잘 언급되지 않는(unmentioned) 문화를 포용하는 의미입니다. 그것은 도덕적인 판단을 벗어나 새로운 미학을 발견하게 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오스카 와일드도 ‘사람에는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매혹적인 사람과 무료한 사람이 있을 뿐’이라고 했다지 않습니까.”)
총 43꼭지의 주제 어느 하나 녹록한 것이 없을 정도로 꽉 짜인 이론에다 잡스러운 해박함은 그의 글을 처음으로 대한 이들에게 조금 놀람의 여지로, 그래서 조금 주눅의 여지로, 그러다가 조금 뒷걸음질의 여지로 어쩌면 낯설게 밀쳐질지 모른다. 하지만 그의 매력이 예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도 곧 알게 되지 않을까. 예술에 있어 질투만큼 아름다운 자극은 없을 테니까. 음반가게로, 서점으로, 전시장으로, 콘서트홀로 사람들이 북적대며 모이는 이유, 나는 금기처럼, 속살처럼 붉은 이 책에서 찾는다.

목차

세상과 ‘안’ 싸우거나 ‘잘’ 싸우거나 |전인권
나쁜 취향은 죽지 않는다 |수전 손택
올드보이 한대수, 그는 정말 말이 많은 것일까?
섬약한 왕따들의 힘센 노래 |3호선 버터플라이
그 남자, 섹시하다 |기타노 다케시
라인홀트 메스너의 비공식적인 전기
다시 듣는 민중가요
시인의 산문들
나를 끌리게 한 두 시인
바람을 닮은 음악, 생명의 화석으로 드러나는 시 |쌍깃 프렌즈와 허만하의 시
아름다운 야성녀들 |스밀라와 금자 씨
장국영의 자살에 대한 짧은 생각
장선우를 위한 변명
어느 ‘섹스노동자’의 소박한 내면 일기
몽상에서 행동으로 나아간 자의 초상 |파솔리니
순진함과 아름다움에 대한 반역 |파스칼 브뤼크네르
여름에 읽을 만한 프랑스 소설들
누가 고양이를 학살하려 하는가?
다시 읽어볼 만한 SF 고전들
김지하의 흰 그늘과 블랙 사바스의 어둠
영원한 젊음의 시인 랭보
디자인과 마야코프스키
단순한 그림 속의 극명한 세상 |브링크만의 시세계
누가 ‘빅또르 쪼이’를 죽은 혼이라 여기는가
만국의 오이디푸스여, 콤플렉스 없는 자아를 꿈꿔라 |빌헬름 라이히
아름다운 기형의 세계 |다이안 아버스의 사진들
그가 노래하면 태양과 바람도 눈물을 흘린다 |닐 영
흑백의 존재론 |앙드레 케르테츠의 사진과 닉 드레이크의 노래
‘저쪽’으로 가기 위한 역설의 가면 |사파티스타 부사령관 마르코스
삶의 총체적 자각과 열정으로서의 ‘메소드 연기’|스타니슬라프스키와 리 스트라스버스
새로운 육체로 신을 시험하다 |미시마 유키오와 박상륭
로베르 브레송, ‘시네마토그래프에 대한 단상’에 의한 잡념들
잔혹하지 않은 삶은 가혹하기만 하다! |앙토냉 아르토
표면 뒤에는 아무것도 없다! |앤디 워홀
영원히 다시 씌어져야 할 책 한 권 |옥타비오 파스의 『활과 리라』
영원한 미래의 육체 |이소룡
나만의, 오로지 나만의 장정일에 대하여
젊은 바퀴벌레 시인들의 은밀한 사생활
숨어 있는 진실의 봉인자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대안적 미래의 공중낙원 |파울로 솔레리의 ‘아르코산티’
영원한 시간으로 향하는 모성의 소리들 |허수경과 비욕
소리의 핵심으로 다가가는 하룻밤의 법열 |인디밴드 ‘The One Night Trio'
과잉된 비장미와 썰렁한 유머의 양극점 |핑크 플로이드

저자소개

한국 나이 스물두 살이던 1992년 문단에 나와 14년 동안 시집 『처형극장』 『들려주려니 말이라 했지만,』과 문화비평집 『루트와 코드』를 냈다. 직장 생활 경험은 딱 3년. ‘강 과장’ 소리가 듣기 싫어 2005년 벽두에 작파하고 방송 구성작가, 신문사 카피라이터 등 3개월짜리 일거리들을 전전하며 최대한 불성실하게 살아보려 애쓰고 있다. 올해 초부터 록밴드 비행선의 리드보컬로 활동하며 나이를 거꾸로 먹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다. 현재 비행선의 새 음반을 준비하며 들고나는 와중에도 변심해버린 시의 정령에게 때늦은 구애를 하느라 매사에 전전긍긍이다.

도서소개

문화, 낯설게 보기!

시인 강정의 산문집. 22세이던 1992년, 시인으로 문단에 등단한 저자가 2005년 1월부터 2006년 2월까지 한국일보의 지면 하나를 전부 장악하며 연재된 산문을 모은 책으로, 문학, 영화, 음악, 사진, 건축 등 문화 전체를 가로지름으로써 '문화, 낯설게 보기'를 시도한다.

이 책은 문화 전체에 걸쳐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저자의 치열한 삶에 대한 증거다. 이 책이 수록한 산문으로 수줍은 듯 독특한 위트와 유머를 조심스럽게 내뿜으며 문화와 그것을 이루어낸 사람들을 다룬다.

그리고 시인다운 사유와 통찰로 우리의 '나쁜 취향'을 건드리며, 내밀한 소통을 꾀하고 있다. 공감되지 않는 생소한 부분을 다룰 때 마저도 우리의 호기심을 미묘하게 당긴다. 아울러 비참한 세상을 견디는 지혜를 선사하고 있다. 총43편의 산문을 수록했다. 다양한 주제와 해박한 지식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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