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소년의 훼손된 내면
『준비됐지?』는 동생의 죽음으로 덮쳐든 불행과 죄책감, 사춘기 아이로서 눈뜨는 욕망과 상실, 부모의 억압적 기대에 따른 불안 등 갖가지 성장의 진통을 외롭게 겪어내는 지효의 이야기입니다. 종교, 자위나 몽정 등 아동문학에서 쉽게 다뤄지지 않았던 소재를 사용하여 사춘기 소년의 내밀한 심리와 반항을 생생하게 그렸습니다.
뜨겁던 여름날 새벽, 잠에서 깬 지효는 전날 처음 한 자위행위를 떠올립니다. 나비처럼 붕 떠올라 자동차처럼 내달리다가도 더럽게 타락해 무섭게 추락하는 것 같더니, 엄하기만 한 아빠와 아빠의 아버지인 하나님이 떠올라 두려움과 죄책감에 휩싸입니다.
어린 동생 지민이와 늘 밝고 건강한 엄마, 그리고 작은 시골교회 관리인인 독실한 신자 아빠, 이 단란한 가족에 불행이 덮쳐듭니다. 지효가 타다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전거를 지민이가 탔다가 기차 건널목에서 멈추지 못해 죽고 만 것입니다. 지효의 부모님은 입을 닫고 지효는 죄책감, 그리고 시련에 하나님을 원망하는데….
☞ 이런 점이 좋습니다!
이 작품은 기독교적 구원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쓴 작품입니다. 지효와 그 가족의 삶에 종교는 족쇄였으면서도 자기 구원의 바탕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지효가 그런 종교를 이반함으로써 아빠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자기 긍정을 하게 된다는 결말은, 정체성 탐색과 주체적 선택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라는 주제로 이어집니다. 그로써 작품의 결말은 지효가 자신이 바라던 아빠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그로써 자기 긍정을 하게 되는 것으로서 큰 감동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