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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방울

임방울

  • 전지영
  • |
  • 을유문화사
  • |
  • 2010-10-30 출간
  • |
  • 260페이지
  • |
  • 160 X 220 X 20 mm /482g
  • |
  • ISBN 9788932431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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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신화적 덧칠을 걷어내고 다큐적 시선으로 바라본
임방울의 예술 세계와 그의 시대


모처럼 현대예술의거장 시리즈의 신간이 출간되었다. 그동안 본 시리즈는 외국의 예술 거장들만을 대상으로 했는데, 이번에는 우리 예술가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이 우선 눈에 띈다. 또한 이번 책은 임방울에 관한 본격 평전이라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그동안 임방울에 관한 책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소설의 옷을 입었거나 신화적 덧칠을 벗어나지 못한 점이 많았다. 이 책은 판에 박힌 오마주 일변도나 객관성이 결여된 과장된 묘사에서 벗어나 다큐적 시선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한 예인의 삶과 예술 세계를 차분하고 지적인 시선으로 조명했다. 그런 점에서 임방울에 관한 가장 믿을 만한 평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부록에는 판소리의 기원과 역사, 구조, 판소리에 대한 오해, 판소리 감상법, 판소리 용어 사전, 관련 인물 소사전도 함께 실었는데 그 내용이 알차다. 판소리를 이해하는 데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임방울은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는 동안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판소리 명창으로, 흔히 근대 5명창으로 불리는 김창환, 이동백, 송만갑, 김창룡, 정정렬 이후 최고의 국창(國唱)의 위치에 올랐던 인물이다. 뭐니 뭐니 해도 그를 당대 최고의 스타의 반열에 올린 것은 단연 <쑥대머리>로, 그가 왜 ‘계면의 달인’으로 불리는지를 보여 주는 대표적인 대목이다. 원래 이 대목은 오래된 더늠(판소리 명창이 자기 스승에게 배운 음악 외에 자기가 직접 짜 넣은 대목을 가리킴)이 아니며, 임방울 이후에 비로소 유명해진 것이다. 현재 판소리계를 주름잡고 있는 ‘보성 소리’만 하더라도 원래는 이 대목이 들어가 있지 않았지만, 오늘날에는 일부러 이 대목을 삽입해 부르기도 한다. 그런 만큼 그에 관해서는 설화 같은 일화도 많이 전해지는데, 가령 서울에서 활동하다가 전쟁이 나자 광주까지 걸어서 피난을 갔는데, 도중에 인민군을 만나 붙잡히게 되면 <쑥대머리> 한 자락을 부르고 풀려났다는 식의 이야기가 그것이다. 이런 이야기는 예인의 천재성을 부각하는 전형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한 시대를 풍미한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임방울에 관해 남아 있는 자취는 놀라울 만큼 적다. 임방울과 관련한 흔적은 상당 부분 설화적이거나 확인되지 않는 추측으로 가득하다. 이는 비단 임방울만의 일이 아니다. 이는 굴곡진 현대사를 통과해 오는 동안 예인에 관한 기록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지 못했던 지난 시대 우리 삶의 각박함의 결과일 것이다. 저자는 그럼에도 지금까지의 기록처럼 설화적이고 신비화된 미화로 채색된 일대기가 아니라, 객관성과 사실성에 바탕을 둔, 그러면서도 시대적 함의를 담은 평전이 되도록 노력했다. 즉 ‘전설의’ 임방울을 넘어 ‘실존의’ 임방울을 찾고자 했던 것이다. 저자인 전지영은 인문적 깊이와 날카로움을 갖춘 글쓰기로 주목받고 있는 젊은 국악 평론가로, 국악FM방송의 ‘FM국악당’ 진행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예술을 바라보되 보다 넓은 사회역사적 맥락을 놓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의 시선은 넓고도 깊다.

[책속으로 추가]
- 판소리는 전통 음악 중에서도 가장 고도의 예술성을 갖는 예술 음악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판소리에 관한 가장 큰 오해는 서민 예술이라는 말이다. 물론 판소리가 서민적 정서를 강하게 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판소리는 서민 예술로서 존재한 것은 아니었다. 판소리를 후원했던 인물들은 당대 지배 권력이나 자본 권력을 가진 이들이었으며, 판소리는 서민적 정서뿐만 아니라 유교적 지배 질서를 충실하게 반영하는 지배층 정서 역시도 포함하고 있다. 판소리 사설은 한자어와 중국의 고사로 채워져 있고, 국가 권력에 순응하는 내용 역시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다.(91쪽)

- 이와 같은 김연수의 특징은 임방울과 많은 갈등을 빚기도 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이면’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면이라는 것은 판소리 내용이 갖고 있는 정서를 음악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슬픈 내용은 아주 구슬픈 음악으로, 기쁜 내용은 아주 기쁨이 느껴지는 음악으로 짤 때 ‘이면에 맞다’고 말한다. (중략) 특히 김연수는 사설 내용의 합리성을 강조하고 판소리의 연극적 성격을 중시했기 때문에 소리의 이면을 누구보다 강조했다. 반면 임방울은 탁월한 현장 장악력과 소리판을 이끌어 가는 카리스마를 가지고 무대를 휘어잡을 수 있었기 때문에 다소 인위적인 이면 강조를 부자연스럽게 생각했다. 이면이라는 것은 현장 속에서 살아야 하는데, 그것을 억지로 부각할 때 오히려 소리판 본연의 재미와 흥을 반감시킬 수 있기 때문이었다.(127~128쪽)

- 원래 <쑥대머리>는 오래된 더늠이 아니라 임방울 이후에 비로소 유명해진 것이다. (중략) 오늘날 판소리 공연장을 평정하고 있는 보성 소리를 비롯한 대부분의 「춘향가」에는 <쑥대머리> 대목이 원래 없다. 하지만 지금 현재 보성 소리 명창들은 일부러 <쑥대머리> 대목을 집어넣어서 소리를 한다. (중략) 보성 소리에 이어 전라북도 지역을 중심으로 큰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동초제의 경우도 김연수가 처음 소리를 짤 때 애써 <쑥대머리> 대목을 집어넣었다.(146쪽)

- 흔히 소리를 서예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명창에 따라서 마치 붓글씨 해서체처럼 소리를 또박또박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초서체처럼 일사천리로 몰아침으로써 좌중을 주목시키는 사람이 있다. 김연수가 대표적인 해서체 소리를 하는 인물이라면, 임방울은 대표적인 초서체 소리를 하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161쪽)

- 계면조의 예술성은 우조보다 낮지 않으며, 다만 우조에 비해 계면조가 대중에게 좀 더 호소력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우조와 계면조는 서로 뽐내는 멋이 다를 뿐, 우열의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임방울이 과도한 계면화의 길을 걸었다고 해서 그의 소리의 격이 낮다거나 대중적 귀에 영합하는 얄팍한 소리라고 폄하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167쪽)

- 한편 계면 외에 임방울 소리의 또 다른 특징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탁월한 현장성에서 찾을 수 있다. 임방울에 대해 이야기할 때 흔히 방안소리와 대비되는 무대소리의 대가라고 하고, 스튜디오보다 무대에서 소리를 훨씬 더 잘했다고 말한다. 그것은 그만큼 임방울이 무대에서 청중들과 호흡하고 소통하고 교감하면서 소리를 잘했다는 말이다.(172쪽)

- 김명환에게 임방울의 계면 위주의 소리는 예술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간주되었고, 더 나아가서 임방울의 목도 노랑목으로 평가 절하되었다. 이 때문에 김명환에게 영향을 받은 이들에게 임방울은 지금도 노랑목을 소유한 이로서 대중의 귀에 영합한 소리꾼으로 간주된다. (중략) 물론 여기에는 임방울 같은 당대 최고의 인기 명창을 폄하함으로써 마치 자신이 판소리에 대해 아주 많이 알고 있는 뛰어난 애호가임을 과시하려는 욕망도 있다. 아무튼 김명환에게서 비롯된 임방울 폄하는 지금도 임방울을 최고의 예인이라는 평가와 함께, 한편으로는 노랑목으로 대중을 현혹시킨 소리꾼이라는 엇길린 평가를 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179쪽)

- 임방울같이 목이 좋은 창들은 현란한 붙임새도 필요없고 굳이 과도한 시김새로 자기 과시를 할 필요가 없었다. 좋은 목을 가졌기에 소리를 쭉쭉 펴서 이른바 정면 돌파하는 것이 가장 좋고 확실한 길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임방울의 소리는 대개 붙임새가 다채롭지 않은데, 이것이 오히려 곡해되어 음악성이 풍부하지 않은 이가 노랑목을 써서 대중을 사로잡은 것처럼 매도되기도 했다. 특히 임방울을 시기하는 이들이 주로 이런 측면에서 임방울을 공격했다.(186쪽)

- 임방울의 삶은 현대사를 살았던 인물들이 대개 그렇듯이 식민지 경험과 전쟁의 기억으로 이리저리 찢겨 있다. 그에 대한 기록은 대부분 과장과 신비화라는 몽롱한 그물에 걸려 있으며, 사람들은 벌써부터 그를 전설처럼 대하고 있다. 하지만 실존의 임방울은 20세기 전통 예술의 치열했던 몸부림 그 자체나 다름없었다. 그의 삶은 예인의 삶이면서 현대사와 전통 예술의 모순 관계를 그대로 담고 있는 그릇이었다.(193쪽)

목차

머리말

제1부 임방울의 생애
1. 신화적 덧칠을 넘어
2. 초년기
3. 전국명창대회 이후 해방 전까지의 전성기
4. 해방 이후

제2부 임방울의 주변 인물들과 그의 음악
1. 주변 인물들
김창환
유성준
조몽실
김연수
주봉신
정철호
한애순
신유경
박귀희
김명환
2. 임방울의 음악
대표적인 소리 1 - 토막소리
대표적인 소리 2 - 「수궁가」와 「적벽가」
계면의 대가
탁월한 현장성
3. 임방울에 대한 시기와 질투

제3부 임방울, 현대사, 전통 예술
1. 전설의 임방울과 실존의 임방울
2. 임방울과 현대사, 그리고 전통 예술

후기
참고 문헌

부록
판소리에 대하여
판소리 용어
인물 소사전

찾아보기

저자소개

저자 전지영은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음악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음악 평론 부문에 「전통 음악에 있어 신곡의 전개 방향과 그 반성」으로 당선된 이후 여러 지면을 통해 음악 평론 활동을 해 왔다. 현재 서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추계예술대학교 등에서 강의를 하고 있으며, 국악FM방송의 ‘FM국악당’ 진행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갇힌 존재의 예술, 열린 예술』, 『우리 앞의 화용도』, 『근대성의 침략과 20세기 한국의 음악』, 『다시 보는 조선 후기 음악사』, 『조선시대 악론 선집』, 『조선시대 음악 담론』, 『국악 비평의 역사』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중국 음악의 역사』(공역)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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