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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로키 부족

체로키 부족

  • 허혜란
  • |
  • 실천문학사
  • |
  • 2008-06-17 출간
  • |
  • 277페이지
  • |
  • 153 X 224 mm
  • |
  • ISBN 9788939205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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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2004년 『경향신문』과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당선되어 문단 안팎의 주목을 받으며 등단한 허혜란의 첫 소설집이 출간되었다. 등단작인 「내 아버지는 서울에 계십니다」(『경향신문』), 「독」(『동아일보』)에 지난 5년여 동안 발표한 7편의 단편소설을 함께 묶었다. 이미 두 편의 등단작에서 예견되었듯 소설집의 배경은 중앙아시아와 서울을 오간다. 고향을 떠나 먼 나라, 이방의 땅에서 스산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가 기원한 장소에 대한 그리움을 숨기지 않으며 지금 이곳에 남은 자들은 현실을 겉돌며 먼 나라, 이방을 꿈꾼다. 자신이 거주하는 장소를 적대시하며 이곳을 벗어나고자 하는 것, 그것만이 “살길”이라는 생각, 다른 곳에서 살기 위해 현재를 견디고 있다는 인식은 허혜란 소설의 인물들이 보여주는 주된 정서이다.

“기원”에의 동경과 “길 떠남”의 갈망

수록작 중 가장 최근에 쓰여진 표제작 「체로키 부족」은 허헤란 소설의 주된 정서를 가장 편안하면서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각자가 야생마처럼 자유롭게 살다가 만나 결혼을 하였으나 정주하는 삶에 적응하지 못한 주인공 부부는 현재 자신들이 거주하고 있는 공간과 현실을 못 견뎌한다. 그리하여 그들은 체로키 인디언들이 자신들만의 나라를 꿈꾸듯이 내면 깊숙한 곳으로부터 멀리 떠나고 싶은 욕망을 키워내고, 과감하게 그것을 실행하고자 한다. 동일한 욕망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엇갈리거나 비껴나가는 이들에 대한 설명은 「달콤한 유혹」의 어린 화자인 미라의 입을 빌려 명쾌하게 설명된다. 자신의 땅을 떠나 서울로 가려는 엄마의 갈망에 대해 “그 나라가 어릴 때부터 수없이 들어왔던 ‘할아버지의 나라’라는 것은 엄마에게 중요하지 않다. ‘여기’가 아니라는 것만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미라의 말은 『체로키 부족』에 수록된 대다수 작품 속에서 현실과 불화하는 인물들이 결국 서로 타협점을 찾지 못하는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지금 여기가 아닌 곳, 다른 공간, 일상이 아닌 장소에 대한 이 부정확하고 추상적인 동경은 끝끝내 도달 불가능한 ‘낭만’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근원에의 향수든, 낯선 곳을 향한 갈망이든, 그것을 통해 한 개인이 진정으로 자기 자신의 존재를 소유한 충만한 상태로 변화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허혜란 소설을 다 읽고 난 후에야 비로소 깨닫게 된다.

그러나 삶은 오래 지속되는 것……, “모래 위의 생”에 건네는 위로

“문득 삶이 이렇게도 스산할 수가 없다는, 생각”(「독」)은 허혜란의 인물들만이 아니라 그녀의 소설을 읽은 독자라면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우리 존재의 조건이다. “어린 신부가 울고 있는 것만큼 빤한 각본”(「소녀, 수콕으로 가다」)은 없는 것처럼, 우리 삶의 모습도 그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적으로 지리멸렬하다. 이방을 떠도는 자유로운 삶을 살다가 결혼하여 집 속에 갇힌 일상을 살아가는 「체로키 부족」의 주인공들은 “기대도 실망도 없고 서로의 몸에 대한 관심도 없는 피곤하고 무료한 일상이 그들만의 것은 아니라고” 스스로를 위안한다. 체로키 인디언처럼 자기 존재의 근원적 장소를 회복하여 자유롭게 말달리기를 꿈꾸며 집을 박차고 나간 주인공은 결국 “한 손에는 무를, 다른 한 팔로는 아이를 안은 채” 집으로 귀환한다. “그들이 가겠다던 지구상의 오지, 신이 만들어놓은 가장 깊은 골짜기. 어쩌면 그곳은 다른 먼 데가 아니라 바로 여기가 아닐까”라고 말하는 주인공. 일상을 받아들이고 삶을 책임져야 하기에 이를 위무하기 위한 자기변명과도 같은 중얼거림, 저 비루한 주석이야말로 우리가, 소설이 끝끝내 두 발 딛고 서 있어야 할 보루일 터. 곰살맞은 “아내”가 필요한 우리 시대, 남루한 일상 속에 봉인되어버린 얼굴 없는 주체들에게 건네는 허혜란 식의 위로가 독자들에게 어떤 식으로 전해질는지 궁금해진다.

가로등 불빛이 창밖으로 드러난 여자의 얼굴을 비추고 있다. 멋 내지 않은 앞 머리카락을 팔랑거리며 이쪽저쪽을 둘러보는 여자, 아내다. 누군가를 찾는 기색이다. 그의 입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한숨이 새나왔다. 아내를 바라보던 그는 문득 중얼거렸다. 아, 우린 둘 다 ‘아내’가 필요해. 힘드시겠어요, 고마워요. 안 힘든 사람이 어디 있나요. 이렇게 말해줄 아내가. (「체로키 부족」)

소설의 배경도 국제화 시대라 온 세계를 떠돌며 글을 쓰는 작가가 많은 요즘, 허혜란 역시 등단 당시부터 소설쓰기의 정서적 고향의 절반은 중앙아시아였다. 그러나 최근의 한 대담에서 밝히고 있듯, 그녀는 지금 여기에서 저곳에 대해 쓸지라도 “현재의 이곳 이야기”, “완전히 그곳”의 이야기가 아닌, “이곳과 그곳이 함께 있는 이야기”를 쓴다. 이 부분은 허혜란 소설의 한 미덕을 발견할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가볍고 편하게 읽히는 소설이 득세하는 요즘, 진지하면서 치열한 이 젊은 작가의 “힘 있고 당당한” 소설쓰기의 첫걸음이기에 더욱 귀하고 소중하다.

허혜란은 귀하고 소중한 작가다. 가볍고 편하게 읽는 재미만을 앞세운 소설들이 무수히 쏟아져 나오는 이 시대, 그의 진지하고 치열한 소설 작업은 그래서 더욱 빛난다. 그의 소설의 인물들은 뿌리를 내리지 못한 채 떠도는, ‘모래 위의 생’으로 상징된다. 그들은 저마다 돌아갈 고향, 모국어 혹은 진정한 소통이 가능한 ‘인간의 영토’를 간절히 꿈꾸지만, 정작 그들이 그토록 갈망하는 세계는 이미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 역시 또 하나의 뒤틀리고 타락한 모래성일 뿐이기에, 그 꿈은 치명적인 비극일 수밖에 없다. 고향, 언어, 집은 무너져 내리고, ‘해체된 메시지’와 ‘전송되지 못해 뒤엉킨 문자들’만 수신인을 찾아 끊임없이 번득이고 있는 세상. 그것이 바로 지금 여기, 우리들 생의 영토의 풍경이며, 당신과 나 또한 똑같은 ‘모래의 생’을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라는, 그 충격적인 전언을 허혜란의 소설들은 탁월하게 성취해낸다. 오랜만에 당당하고 힘 있는 작가를 만난 기쁨이 크다. - 소설가 임철우

허혜란의 문장들은 장식이나 포즈의 유혹으로부터 초연하다. 요즘 유행하는 식으로, 스타일이나 겉멋의 수사를 동원해 독자를 홀리려고 하지도 않는다. 이 현란한 포장지의 시대에 진실은 포장지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지 않는가. 그의 소설이 단단하고 정직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남의 땅에서 자기 땅을 그리워하며 ‘그들의 언어로’ 살아가는, ‘얼굴 없는’ 소설 속 인물들은 소설이 삶의 복판을 아직 지키고 있으며, 늘 그래야 함을 상기시킨다. 중앙아시아의 고려인들만 그런 것이 아니다. 부재하는 ‘너’를 향해 문자 메시지를 보내며 휴대폰의 액정화면을 들여다보는 이 땅의 고독한 사람들이 디아스포라의 난민에 다르지 않다는 메시지가 이 소설집의 심층에 수맥처럼 흐른다. 우리들 또한 얼굴 없이 그들의 언어로 살고 있지 않은가. - 소설가 이승우

목차

아냐
북 치는 소년
체로키 부족
소녀, 수콕으로 가다
즐거운 부케
달콤한 유혹
지금은 부재중이오니
내 아버지는 서울에 계십니다


해설| 허병식
작가의 말

저자소개

허혜란
1970년 전주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교와 한신대학교 문예창작대학원을 졸업했다. 2004년 「경향신문」과 「동아일보」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와 이 각각 당선되어 등단했다.

도서소개

남루한 일상에 봉인된 얼굴들에게 건네는 허혜란 식 위로!

허혜란의 첫 번째 소설집『체로키 부족』. 2004년 '경향신문'과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시에 당선되며 문단의 주목을 받은 작가 허혜란. 그녀의 등단작 2편과 지난 5년여 동안 발표한 단편소설 7편을 함께 모았다. 두 편의 등단작에서도 그러했듯이, 중앙아시아와 서울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은 '이곳과 그곳이 함께 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허혜란의 작품들에서 고향을 떠나 이방의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가 기원한 곳을 그리워하고, 남은 사람들은 자신이 거주하는 장소를 적대시하며 이방의 땅을 꿈꾼다. 표제작 <체로키 부족>은 이러한 허혜란 소설의 주된 정서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자유롭게 살다가 결혼을 했지만, 정착하는 삶에 적응하지 못한 주인공 부부가 등장한다.

현실을 못 견뎌하는 부부는 체로키 인디언들이 자신들만의 나라를 꿈꾸는 것처럼, 멀리 떠나고 싶은 욕망을 키우고 그것을 과감하게 실행하고자 한다. 하지만 집을 박차고 나간 주인공은 결국 일상을 받아들이고 삶을 책임지기 위해 집으로 귀환한다. 작가는 이를 통해 지금 여기가 아닌 다른 곳을 꿈꾸는 동경은 도달 불가능한 낭만임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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