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구는 ‘말을 다루는 솜씨가 탁월하며 특히나 고유어나 사투리에 능통한 소설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특징은 동시에서 역시 드러난다. 그는 하학길, 동구, 두메, 뜨락, 뒤란, 아람, 툇마루, 섬돌, 써레, 물여울, 황톳길, 손국수, 맷방석 등 요즘은 자주 쓰이지 않는 말을 능숙하게 활용한다. 많은 독자에게 낯설게 느껴질 테지만, 이러한 단어는 한때 우리네 삶 가까이에 있으면서 자주 활용되던 말이다. 다만 삶의 조건과 생활 모습이 달라지면서 차츰 우리 곁에서 멀어졌을 뿐이다. 이문구는 이러한 말들을 활용함으로써 우리네 삶에서 멀어진 삶의 방식들, 우리네 삶이 회복해야 할 생활 모습을 다시금 불러낸다. 『개구쟁이 산복이』를 읽는 독자들은 낯선 우리말을 접하면서 우리가 잃어버린 삶의 방식에 대해 찬찬히 생각해 보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