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자신에게 다음 질문을 던져보자. 책 읽기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가? 나아가 자유로운 책 읽기는 가능한가? 그리고 자유에 대한 책을 자유롭게 읽는 것은 우리 자신과 세상을 변혁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는가? 또는 이런 질문도 가능하다. 글쓰기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가? 나아가 자유로운 글쓰기는 세상의 진보를 위해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가? 그리고 자유에 대한 글을 자유롭게 쓰는 것의 가능성과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이 책은 바로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이다. 이 책의 저자는 ‘불온한 독서’를 수행한 후에야 비로소 이 사회를, 자신의 삶을 옭아매는 권위와 습속의 사슬을 벗어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여기서 불온한 독서란 불합리한 현실에 맞서 글을 쓴 불복종자들의 생각과 사상을, 그들의 글을 통해 배우는 것이다. 독서와 글쓰기에 수반되는 사유와 성찰은 그런 식으로 인간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사회 변혁의 시발점이 된다.
한국 사회는 마치 거대한 감옥과 같은 감시, 자유의 제약과 유예, 과도한 노동, 길들여짐과 순응, 비판의 억제로 가득한 사회다. 이런 세상에서 대다수 사람들은 생존이라는 일차원적인 목표를 위해 스스로의 권리 침해에 대해 침묵하며, 이웃의 불행과 아픔에 대해 무감함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리고 바로 그런 세태 속에서 악의 세력은 권력과 자본을 등에 업고 더욱 기승을 부리며 온 국민을 노예화한다. 국가 권력은 스스로를 우상화하여 신의 자리에 등극하고, 국가 자신의 이익과 권리를 위해 국민에게 충성할 것을 요구하며, 그것을 위해 국민의 우민화를 명한다. 한 마디로 한국 사회 전체가 심각한 질병에 걸린 것이다. 그러니 국민들이 아픈 것도 당연하다. 그런데 아무도 아프다는 말을 못하며, 심지어 우리 사회가 병 들었고 자기 자신이 아프다는 것조차 모르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다들 그렇게 별 일 없는 듯 무심히 살아간다. 이 모든 게 자본과 권력의 화신인 국가의 통제와 회유, 협박 아래 노예화의 길을 선택한 결과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는 없다. 이런 병든 세상에 맞서 우리 자신의 인간됨을 되찾고, 이웃의 사람됨을 회복하며, 공동체에 새로운 피를 수혈하고 새로운 공기를 불어넣어 모든 죽어 있는 것들을 되살려야 한다. 그리고 이 과업을 위해 먼저 현존하는 불의한 권력과 우상의 기제들에 저항해야 한다. 모든 진보는 저항으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진보를 위한 저항만이 우리 스스로의 인간됨을 보장해주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발걸음으로 이끌 것이다. 이 책은 바로 이런 고민과 열망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불온한 독서와 불온한 글쓰기, 지극히 인간적이고 상식적인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자들을 통해 절망을 넘어선 새 역사가 시작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