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담기 close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았습니다.

산사의 숲 녹음에 들다

산사의 숲 녹음에 들다

  • 김재일
  • |
  • 지성사
  • |
  • 2010-11-18 출간
  • |
  • 247페이지
  • |
  • 185 X 224 X 20 mm /582g
  • |
  • ISBN 9788978892308
판매가

17,000원

즉시할인가

15,300

배송비

2,300원

(제주/도서산간 배송 추가비용:3,000원)

수량
+ -
총주문금액
15,300

※ 스프링제본 상품은 반품/교환/환불이 불가능하므로 신중하게 선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출판사서평

살아 제 삶의 반을 살고
죽어 다시 나머지 반을 사는 생명


숲이 숲이게 하는 것들로 저자는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 ……들을 꼽고 있다. 숲에 들어 물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그 숲에는 새가 깃들 수 없고, 새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진정한 의미의 숲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숲의 조화를 말하고자 했을 터이다. 그러나 어디 이뿐이겠는가. 숲에 들어 청량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것은 그곳에 작은 떨기나무를 비롯해 울울창창한 나무들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녹음 짙은 여름 숲에 들어 저자는 나무의 생을 관觀한다.
살아서는 곧게 쭉쭉 뻗은 직선적 느낌으로 때로는 부드러운 곡선의 이미지로 자신을 드러내기도 하고, 형형색색의 다양한 모습으로 감칠맛 나는 자태를 뽐내 우리네 눈맛을 좋게 하며, 넉넉한 마음 씀씀이로 제 품 아래에 저보다 작은 나무들을 푼푼히 거둘 뿐 아니라 여러 들풀에 한껏 제 그늘을 내어 주기도 한다. 누가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고 했던가. 그 말만큼 나무를 잘 표현하는 말은 없을 것이라고 저자는 확언한다. 죽어서도 이끼, 버섯, 곤충, 새들에게 제 육신을 기꺼이 내놓는 살신성인하는 모습 때문이다.
산사를 찾아 산으로 들던 중에 만난 고사목 하나는 맨 꼭대기의 까치둥지는 삭아 내려앉은 지 이미 오래고, 그 아래로는 딱따구리가 파놓은 듯한 둥지가 11개나 되었다. 보통은 딱따구리가 새끼를 치고 떠난 빈 둥지에는 동고비, 박새 같은 작은 새나 청설모가 찾아들기 마련인데 이제는 그들마저 떠나고 보이질 않는다. 그렇다고 그 나무의 삶이 끝난 것은 아니다. 죽은 부처가 산 중생을 거느리듯 죽은 나무가 수백 수천의 산 나무를 거느린 모습으로 우뚝하다. 생사에 연연하지 않는 의연함으로 제 살을 닳고 뼈를 깎아 해마다 제 모습을 달리하면서도 죽은 채 꼿꼿이 서서 티끌 한 점 남기지 않고 사라질 때까지 뜨거운 햇볕에 자신을 화장火葬하고 비바람에 스스로를 풍장風葬한다. 그러고도 남은 몸뚱이는 곤충들에게 보시하게 될 터이고, 결국 삭은 채로 넘어져 버섯에 제 몸을 내맡기게 될 것이다. 끝내는 한줌의 거름이 되어 산의 혈육으로 돌아가고 만다.
제 품 아래 후계목이라도 하나 키우면 그나마 다행이다. 정작 제 후계목은 키워 내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고 보면, 이제 사람이 나서서 그들의 영원한 죽음만은 막아야 할 것이다. 오랜 세월 풍상을 겪으며 서 있었을 노거수들은 대개 우성으로 유전한 경우이므로 죽기 전에 그 후계목을 키워 내자고 말한다. 노거수의 죽음은 단지 나무 한 그루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생태적, 문화적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사그라져 가는 노거수는 물론이요, 비록 고사한 고사목이라도 마구 베어 내지 말고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인정되면 안내판을 세워 그 뜻을 기리자고 조근조근 목소리를 높인다.

산사는 자연의 일부요, 자연은 산사의 일부가 되다.

산사를 찾아다니다 보면 사찰의 전각과 조경 그리고 자연의 숲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그려낼 때 감탄을 자아내게 된다고 한다. 말 그대로 자연과 인공이 한데 어우러져 천연덕스러운 풍경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넓지도 좁지도 않은 경내 공간에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를 두고 사물들이 제 자리를 찾아 앉아 있으면 그대로 그림이 되어 우리의 눈맛을 편안하고 즐겁게 만들어 준다. 흔히 사람들은 사찰을 탐방하러 가면 인공 조형물만 돌아보고 나오기 마련이다. 사찰에는 그런 인위적 조형물보다 더 오랜 세월 그 자리를 지켜온 자연이 있다. 사찰은 사찰 자체의 존재보다는 주위의 자연과 어우러질 때 그 의미를 갖는다. 이는 사찰이 자연의 일부이며, 자연이 사찰의 일부임을 말한다. 사찰 주변의 자연은 사찰의 조경적 가치만을 위한 부수적 존재가 아니라 그 존재 자체로서 독립된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월정사에서 만나는 희귀 보호 곤충인 오대산갈르와벌레Galloisiana Odaesanensis는 그 자체가 부처요, 그대로 자연이다. 살아 있는 화석곤충이라 불리는 갈르와벌레는 전 세계적으로 28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중 6종이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귀뚜라미와 닮은 외모 때문에 ‘귀뚜라미붙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오대산갈르와벌레는 지금까지 발견된 다른 종들이 주로 동굴이나 늪 지역에 서식하고 있었던 것에 비하여 도로변 숲속에서 발견된 것이 특이한 점으로 꼽힌다.
사람이 숲의 깨끗하고 우거진 환경을 지켜 주면 그 숲의 생명들은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 보여주는 것으로 보답을 한다. 인간의 편리를 위한 개발만이 능사가 아님을 다시 한 번 더 생각하게 하는 장면이며, 인간도 자연의 한 자락임을 명심해야 할 때라는 것을 말해 주는 듯하다.

한 세기, 아니 이백 년의 시간이 흐른 뒤에도 살아 숨쉬는
산사의 숲속 생명 이야기들…

“먼 훗날 이 땅에 살 사람들에게 오늘의 산사의 숲을 보여 주고 싶다.”

7년! 결코 짧지 않은 여정, 108 사찰 생태기행을 다니며 이 땅, 이 산하에 수많은 발자국을 찍은 저자 김재일 선생의 소망이자, 이 시리즈를 출간하는 목적이다. 《108 사찰 생태기행_산사의 숲》은 이러한 저자의 소망을 오롯이 담아 전10권의 시리즈로 기획되어 3년여에 걸쳐 출간되고 있다. 이번 『산사의 숲, 녹음에 들다』는 그 아홉 번째 성과물이다. 이 시리즈의 책들은 산사를 누빈 저자의 7년간 행적을 따라나선 것이기는 하지만 사찰에 대한 기록만은 아니다. 산사의 숲에 기대어 살아가는 동식물을 비롯하여 그곳에 놓인 전각이나 탑부터 바위 하나까지 산사의 숲에 들어섰을 때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고, 발에 밟히는 모든 것에 대한 기록이다. 이 기록들이 후손들에게 우리의 숲이 어떻게 변해가고 있으며 얼마나 파괴되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되기를 기대한다. 더불어 지금의 우리에게는 오늘의 건강하고 아름다운 사찰 숲의 모습을 미래 세대에 잘 전해 주어야겠다는 사명감과 더불어 변해가고 파괴되어 가는 이 숲을 어떻게 지켜야 할 것인가 하는 혜안을 열어 주는 기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인류의 생멸과 직결된 화두 ‘환경’
저자는 종교적 이유만으로 관찰 대상을 산사의 숲으로 택한 것이 아니다. 종교적 신념을 배제하더라도 사찰은 우리 민족에게 특별한 의미로 남겨진 문화재요, 자산이다. 불교가 전승된 이래 사찰은 깊은 산, 경치 좋은 곳에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우리나라 자연의 산중에는 어디에든 사찰이 있기 마련이다. 그 사찰 주변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이 땅의 산속 생태를 아우를 수 있기에 그곳으로 한정지었을 뿐이다. 따라서 이 책은 그저 동식물이 뿌리내리고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우리의 자연, 그중 산속 생태를 관찰하고 기록한 것이다. 다만 대상 사찰의 수를 108사찰로 한정한 것은 ‘108’이라는 숫자가 주는 상징성 때문이다. 불교에서 ‘108’이라는 숫자는 인간이면 누구나 벗어날 수 없는 번뇌를 상징한다. 환경문제는 인류의 생멸이 걸린 구체적이고도 상징적인 번뇌이자 화두이기 때문에 108이라는 숫자에 의미를 부여해 굳이 108개 사찰로 한정했다.

전체를 관(觀)하고 세부로 다가선다.
저자는 산사의 숲에 도착하면 먼저 사찰이 자리 잡은 산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것을 권한다. 전체를 관하고 세부로 들어서는 것이다. 그리고 비교적 관찰이 용이한 식물부터 시작하여 조류와 곤충, 어류 그리고 동물의 순으로 각기 산 속 숲에 어떻게 터를 잡고 살아가며, 개체 수가 늘고 줄어드는 추이는 어떠한지 등을 살핀다. 좀 더 구체적으로 접근해 보면 식물은 전체적인 식물상을 먼저 파악한 뒤에 희귀종이나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 같은 구체적인 내용을 살핀다. 조류는 텃새, 나그네새, 철새 등을 각각 관찰하는데, 탐방로 좌우 25미터 이내 선조사(Line census) 구간을 정해 우점종, 희귀종,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 등의 개체 수를 기록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곤충 역시 조류와 같은 조사방법으로 관찰을 하며 채집조사지역 내에서 확인된 종은 모두 기록으로 남긴다. 주변 계곡이나 개울에 살고 있는 어류와 수서곤충은 희귀종,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 등을 확인하는데 채집조사를 원칙으로 한다. 동물군은 동물상, 희귀종,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 등을 살펴보는데 직접 관찰하는 경우보다는 그 흔적으로 생태를 추적하는 경우가 많다. 곤충이나 동물 등 움직임이 있는 생명들의 경우는 반드시 자료조사와 탐문조사를 병행해야 한다.
사찰 생태기행은 동식물만을 관찰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산속의 사찰을 찾아가는 것이므로 사찰의 외형적인 전각에도 관심을 갖는다. 그러나 단순히 감상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각 개·보수 불사의 진행상황, 마당 관리 상황, 경내 생태조경 등등 인위적 환경 조성과 같은 환경 전반에 걸친 탐문조사를 함께 한다. 이렇듯 사찰을 찾아드는 들머리부터 대웅전 등 주요 전각이 세워진 경내, 그리고 그 뒤로 이어지는 고개와 산까지 발길을 따라 산사의 주변을 순차적으로 찬찬히 살펴본다. 이 책의 모든 글은 이런 사찰 탐방순서에 따라 진행된다.

‘관심’과 ‘애정’ 그리고 자연을 담은 책
《108 사찰 생태기행_산사의 숲》은 경치 좋은 사찰을 찾아 놀이삼아 떠나는 사람들의 길라잡이용 도서가 아니다. 우리의 자연을 생각하고 산사의 숲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숲은 그곳에 사는 사람을 닮는다고. 그래서 도시의 숲은 시민들을 닮고, 산사의 숲은 그 절에 사는 스님들을 닮는다.’는 저자의 생각대로 우리 인간과 멀리 떨어져 있는 산 또는 생명들이 아니라 우리(사람)와 함께 숨 쉬고 우리와 어우러져 우리네 세상과 닮은, 그러나 그들만의 한 세상을 꾸려가는 생명체로서의 이 땅의 숲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이 시리즈는 산사의 숲 속 생태뿐만이 아니라 산사의 숲 속에 또 다른 숲으로 존재하는 문화유산까지 생태적 시각으로 기록하고 있기에, 절과 숲에 처음 눈을 뜨는 사람에게는 좋은 지침이 되어 줄 것이다. 더불어 우리의 산하와 자연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는 세심한 기록으로 다가설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

경기 의정부 도봉산 망월사
… 나라의 안녕을 기원했던 신라의 호국 사찰

강원 평창 오대산 월정사
… 늘푸른나무 숲이 시자를 서는 불국토의 성지

충북 진천 만뢰산 보탑사
… 연꽃골 연꽃 속에 핀 연화장세계

충남 부여 만수산 무량사
… 아미타불이 상주한 극락의 여름 끝자락

경북 청송 주왕산 대전사
…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선 산사의 늦여름

경북 김천 황악산 직지사
… 관음의 산자락에 안긴 천오백 년 신라 고찰

경북 김천 불령산 수도사
… 심산유곡에 찾아온 초여름의 녹색 향연

경북 경주 토함산 불국사와 석굴암
… 신라 호국 불교의 상징 동악의 늦여름

경남 창원 불모산 성주사
… 성인이 머무는 도심 속의 녹색 섬

전북 진안 마이산 금당사
… 하늘과 인간을 이어주는 신령한 산집

전북 정읍 내장산 내장사
… 숲의 바닷속에 든 백제 고찰의 한여름

저자소개

저자 김재일 (745-5813)은 경북 포항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 국어 교사로 재직하다가 40대 초반에 문화 및 환경 운동을 시작했으며, 사찰생태연구가로 활동하고 있다. ‘생태’라는 용어가 익숙하지 않던 시절부터 환경단체 ‘두레생태기행’을 만들어 이 땅의 산야에 두루 발자국을 남기며 생태기행 중이다.
현재 사찰생태연구소 대표, 두레생태기행 회장, 두레문화기행 회장, 숲해설가협회 공동대표, 국립공원위원회 위원, (사)보리 이사장으로 활동한다.
2008년 교보생명 문화환경상(특별상), 제3회 서울시 환경상(단체부문)과 환경부장관 표창을 받았고, 제18회 불이상과 제3회 대원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 『산사의 숲, 계곡에 발 담그다』,『산사의 숲, 봄빛에 취하다』,『산사의 숲, 생명을 품다』,『산사의 숲, 바람에 물들다』,『산사의 숲, 초록에 젖다』,『산사의 숲, 침묵으로 노래하다』,『산사의 숲을 거닐다』,『다시 섬진강 대숲에서』,『생태기행(전3권)』, 『서울생태』, 『현장학습여행(전2권)』,『숲이 희망이다(공저)』, 『전통생태학(공저)』, 『우리 민속 아흔아홉 마당(전2권)』 등이 있다.

도서소개

『산사의 숲, 녹음에 들다』는 7년간 산사의 행적을 따라 여행한 저자의 산사 이야기다. 사찰에 대한 기록뿐만 아니라 산사 주변의 숲과 동식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가득 담아 자연과 생명에 대한 아름다운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교환 및 환불안내

도서교환 및 환불
  • ㆍ배송기간은 평일 기준 1~3일 정도 소요됩니다.(스프링 분철은 1일 정도 시간이 더 소요됩니다.)
  • ㆍ상품불량 및 오배송등의 이유로 반품하실 경우, 반품배송비는 무료입니다.
  • ㆍ고객님의 변심에 의한 반품,환불,교환시 택배비는 본인 부담입니다.
  • ㆍ상담원과의 상담없이 교환 및 반품으로 반송된 물품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 ㆍ이미 발송된 상품의 취소 및 반품, 교환요청시 배송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ㆍ반품신청시 반송된 상품의 수령후 환불처리됩니다.(카드사 사정에 따라 카드취소는 시일이 3~5일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 ㆍ주문하신 상품의 반품,교환은 상품수령일로 부터 7일이내에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 ㆍ상품이 훼손된 경우 반품 및 교환,환불이 불가능합니다.
  • ㆍ반품/교환시 고객님 귀책사유로 인해 수거가 지연될 경우에는 반품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 ㆍ스프링제본 상품은 교환 및 환불이 불가능 합니다.
  • ㆍ군부대(사서함) 및 해외배송은 불가능합니다.
  • ㆍ오후 3시 이후 상담원과 통화되지 않은 취소건에 대해서는 고객 반품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품안내
  • 마이페이지 > 나의상담 > 1 : 1 문의하기 게시판 또는 고객센터 1800-7327
교환/반품주소
  • 경기도 파주시 문발로 211 1층 / (주)북채널 / 전화 : 1800-7327
  • 택배안내 : CJ대한통운(1588-1255)
  • 고객님 변심으로 인한 교환 또는 반품시 왕복 배송비 5,000원을 부담하셔야 하며, 제품 불량 또는 오 배송시에는 전액을 당사에서부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