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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려

장기려

  • 김은식
  • |
  • 봄나무
  • |
  • 2006-03-30 출간
  • |
  • 203페이지
  • |
  • 136 X 205 mm
  • |
  • ISBN 9788992026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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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새로 선보이는 ‘봄나무 사람 책’ 시리즈의 첫 책

《장기려, 우리 곁에 살다 간 성자》는 1년여에 걸친 취재와 자료 수집을 거쳐 초등 고학년에서 중학생까지 볼 수 있게 만든 봄나무 사람 책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이다. 구태의연한 위인전이나 얄팍한 어린이용 인물 이야기에서 벗어나 사람 냄새 물씬 나는, 위인이 아닌 사람 책을 만들어 보자는 뜻으로 시작하였다. 나아가 역사적인 사실과 시대 배경을 꼼꼼히 다루는 것은 물론, 취재 과정에서 새로 알게 된 생생한 이야기들을 책 속으로 끌어들여 서사 구조의 완성도를 높이고자 했다.
실제로 이 책의 지은이는 장기려 박사의 숨결이 남아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다녔고, 사람을 만났다. 그 과정에서 만난 채규철, 손동길, 강명미, 박영훈, 정기상 선생 등 장기려 박사와 더불어 신화 같은 이야기를 만들었던 분들의 증언들은 이 책을 보다 현장감 있게 읽히도록 돕고 있다.
이제 우리 어린이, 청소년들도 역사를 보는 눈, 사회를 읽는 눈을 가져야 한다. 그러려면 동시대를 살아온 이들의 치열한 삶에서 배우는 것만큼 좋은 것이 어디 있을까. 봄나무 사람 책 시리즈는 우리 근?현대사를 몸으로 겪으며 아름다운 뜻을 품은 사람들, 그들의 일 그들의 삶, 그리고 꿈의 족적을 더듬어 책으로 펴낼 예정이다.

* 출간에 부치는 글

장기려 박사님……, 그분 생각이 날 때마다 이미 타 버린 눈물샘 때문에
흐르지도 못하는 눈물을 속으로만 삼킵니다.

- 채규철 (전 두밀리자연학교 교장)

1968년 10월 30일, 하루아침에 내 운명이 바뀐 그날은 하늘이 맑았고 바람이 솔솔 부는 좋은 날씨였습니다. 덴마크 유학에서 돌아와 농촌 운동을 하던 나는, 그날 양계장 견학을 마치고 회의에 참석하러 가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조금 늦는 바람에 지름길로 달리게 되었는데, 그 길은 너무 험해서 지나가는 차도 사람도 거의 없이 한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우리가 탄 미니버스가 앞머리부터 기울기 시작하더니 약 10여 미터 아래 언덕으로 구르기 시작했습니다. 미처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차는 순식간에 뒤집혀 버렸습니다. 그때 차 안에는 유아원 바닥을 칠할 때 쓸 시너 두 통이 실려 있었습니다.
결국 우리는 그것을 온몸에 뒤집어쓰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시너는 여기저기서 튀어 오른 불꽃에 닿아 펑, 하고 폭발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우리들 몸은 시뻘건 불길에 휩싸였습니다.
나는 정신을 놓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창문을 힘껏 발로 차고 깨진 창틈으로 나와 동료들을 끌어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온몸에 붙은 불은 아무리 털어도 꺼지지 않았습니다. 마침 아래쪽 논에서 일하던 농부들이 뛰어와 입고 있던 옷을 벗어 불을 꺼 주었지만, 내 몸은 이미 한참이나 타 버린 뒤였습니다. 도저히 살 수 있을 것 같지 않았습니다.
덴마크에서 돌아와 시작한 일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두 가지가 내겐 아주 중요했는데, 부산 복음병원 원장으로 계시던 장기려 박사님과 시작한 ‘청십자운동’과 ‘부산모임’이었습니다. 나는 이 두 가지 일에 대해 장 박사님께 유언이라도 하고 죽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엉망이 된 몸을 이끌고 지나가는 차를 향해 손을 흔들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세워 주지 않았습니다. 기사들은 나를 보면 도망가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사람이 죽어 가는데……, 덴마크에서는 이러지 않아!”
아무리 고함을 쳐도 나를 태우려고 서는 차는 없었습니다. 트럭도 자가용도 모두 그냥 지나갔습니다.
그때 이상하게 오른쪽 눈앞이 숯불처럼 빨갛게 되더니 사르르 꺼져 버렸습니다. 아마도 깨진 자동차 유리창 파편이 오른쪽 눈동자 속으로 뚫고 들어간 모양이었습니다. 나는 그때 한 쪽 눈을 잃었습니다. 그렇게 약 30분쯤 지나서야 동네 파출소에서 달려온 순경이 지나던 택시 한 대를 강제로 잡아 주었습니다. 나는 장기려 박사님 이름을 애타게 불렀습니다.
복음병원에 도착했을 때, 장 박사님은 회의 때문에 시내에 나가고 계시지 않았습니다. 나는 수술대에 누운 채 가능한 한 빨리 장 박사님을 불러 달라고 애원했습니다. 빨리 박사님을 만나서 그 동안 애써 벌여 놓은 의료조합 일에 대해 유언을 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장 박사님이 뛰어오셨습니다.
“채 선생, 이게 어떻게 된 거요?”
“박사님, 제가 몇 시간을 더 살지 모릅니다. 청십자 운동이랑 부산모임만큼은 꼭 잘 되도록 이끌어 주십시오, 제발…….”
유언처럼 말을 마치자 장 박사님은 온몸을 소독하고 이곳저곳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그야말로 혼신의 힘을 다한, 여섯 시간이 넘는 응급 처치였습니다. 당장은 수술을 받는 것도 위험했습니다. 의사들은 하나같이 살 가망이 없다고 말했지만, 그래도 나는 사는 데까지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버텼습니다.
물이건 우유건, 주는 대로 젖 먹던 힘을 다 해 마셨습니다. 그 사이 장기려 박사님은 부산에서 제일 큰 침례 병원의 외과 과장으로 있던 테보라는 미국인 의사를 데려와 나를 보였습니다.
“우리 병원에는 화상을 치료할 약이 없습니다. 전문 의사도 없고, 시설도 부족합니다. 시설이 좋은 그쪽 병원에 입원시키면 살릴 수 있지 않겠습니까?”
테보 박사의 입에서 나온 첫 마디는,
“Hopeless!(가망 없습니다)”
였습니다.
“그래도 혹시 목숨만이라도 살릴 수 없을까요?”
“팔다리를 모두 자르면 목숨만은 살릴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장담 하기는 어렵습니다만……”
두 사람은 영어로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영어를 모르는 줄 아는 모양이지만, 나는 그 이야기를 다 알아듣고 있었습니다. 고통은 참기 힘들 지경이었습니다. 나는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안 됩니다.”
장 박사님이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생명은 하나님 손에 달린 것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나는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온몸이 떨려옵니다. 장 박사님과 테보 박사는 마음의 자세가 달랐습니다. 한 의사의 마음가짐과 생각에 따라 환자의 운명이 극과 극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그 순간, 장기려 박사님의 결단 덕에 나는 살아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청십자 운동에 좀 더 힘을 보탤 수 있었고, 지금까지도 살아서 주어진 사명을 감당해 나가고 있습니다. 비록 ‘이티(이미 타 버린 몸) 할아버지’라고 불리는 불편한 몸이지만, 글을 쓰고 강연을 하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는 전혀 부족함이 없습니다.
나는 함석헌 선생님이 만들어 준 정신과 장기려 박사님이 만들어 준 몸으로 된 사람입니다. 그래서 돌아가신 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 그분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분 생각이 날 때마다 이미 타 버린 눈물샘 때문에 흐르지도 못하는 눈물을 속으로만 삼킵니다.
그분 이야기가 책으로 만들어져 나온다고 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전쟁 영웅이나 정치가들보다 먼저 기억되었으면 싶은 아름다운 의사 한 분이 우리 곁에 있었다는 것을 우리 청소년들도 알 수 있게 되었기에 말입니다.
그분 무덤에 세운 비석 뒷면에는 내가 쓴 비문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 글귀를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기며 맺고자 합니다.

모든 것을 가난한 이웃에게 베풀고, 자기를 위해서는 아무 것도 남겨 놓지 않은
선량한 부산 시민, 의사, 크리스천. 이곳 모란공원에 잠들다.

목차

출간에 부치는 글
머리글

1. 피난길
2. 부산역
3. 제3 육군병원
4. 빨갱이로 몰려
5. 지하 취조실에서
6. 전영창과 만남
7. 복음병원
8. 전종휘
9. '공산당식' 월급 제도
10. 감사함
11. 휴전
12. 갈림길
13. 새 병원
14. 직원들 몰래 도망가시오
15. 부산의대
16. 태풍 사라호
17. 태풍 피해자들
18. 행려병자들과 함께
19. 다시 밤 기차를 타고
20. 함석헌
21. 간호학교
22. 청십자의료보험조합
23. 아름다운 희생
24. 청십자병원
25. 막사이사이상
26. 동베를린
27. 아내의 사진
28. 특권을 거부하고
29. 희망, 그리고 절망
30. 낙조
31. 종들의 모임
32. 내 흉상을 만드는 자, 지옥에 떨어지리라
33. 바다에 뿌려 다오
34. 맺으며

연표

저자소개

저자 김은식은 충북 음성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정치학과 사회학을 공부했다. 월간 〈우리교육〉에 발로 뛰며 취재해 쓴 ‘예인산책(藝人散策)’을 연재하는 등 여러 잡지에 글을 써 왔다. ‘초암논술아카데미’, ‘풀로 엮은 집’, ‘한겨레문화센터’에서 논술을 강의하고 있다. 2003년 〈오마이뉴스〉에 연재한 글을 모아 《맛있는 추억》을 펴냈다.

도서소개

장기려 박사의 삶을 생생하게 그리다!

『장기려, 우리 곁에 살다 간 성자』는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리우는 장기려 박사의 삶이 소개됐다. 우리네 슬픈 현대사의 한 가운데를 살아오는 동안 피난민으로서, 가족을 북에 두고 온 이산가족의 한 사람으로서, 또한 하나님을 믿는 의사로서 겪어야 했던 숱한 이야기들이 안타까움을 넘어 감동으로 다가온다.

이 책은 1년 여에 걸친 취재와 자료 수집을 바탕으로, 역사적인 사실과 시대 배경을 꼼꼼히 다루는 것은 물론 취재 과정에서 알게 된 새로운 이야기도 담겨 있다. 실제로 장기려 박사와 친분이 있던 채규철, 손동길, 강영미, 박영훈, 정기상 선생 등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 보다 현장감 있게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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