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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없이 어찌 내게 향기 있으랴

너 없이 어찌 내게 향기 있으랴

  • 도종환
  • |
  • 문학의문학
  • |
  • 2012-07-20 출간
  • |
  • 293페이지
  • |
  • 153 X 224 X 20 mm /422g
  • |
  • ISBN 9788943103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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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너 없이 어찌 내게 향기 있으랴.’

월간 ‘좋은 생각’에 연재한 ‘도종환의 산방일기’를 책으로 엮었다. 산방에 머물며 자연과 함께했던 시간들, 일상 속에서 느끼는 사소하면서도 진솔한 감정들, 치열한 자기 탐구의 시간들, 그러한 것들을 감정의 과잉 없이 담백한 언어로 담담하게 펼쳐냈다. 그러나 그 담담함 속에 내적으로 뜨거운 기운이 흐르고 있어, 처음에 받은 서늘한 느낌이 점차 뜨거움 속에 용해되어가는 드문 경험을 하게 된다.
여린 것, 못난 것, 부드러운 것, 적막한 것 그러한 것들이 시인을 형성하고 시인이 추구하기까지 하는 것들이지만 동시에 나무가 나무를 만나 숲을 이루듯 담쟁이 잎이 함께 담을 건너가듯 연대의 소중함과 가치, 세상살이에 대한 희망을 건져낸다.
이번 산문집의 특징은 우리의 연대가 이념이나 당위가 아니라 세상살이의 고단함 속에서도 지켜나가야 할 가치이자 그 속에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는 질그릇이라는 데 있다. 처음 읽을 때보다 두 번째 읽을 때 그리고 세 번째 읽을 때 더욱 진하게 우러나오는 글맛을 느낄 수 있다.
그의 이야기는 우리네 삶의 결이 속속들이 드러나는 정서를 갖고 있다. 그는 멀리 있지 않다. 산책길에서 불쑥 튀어나오고 전철의 옆자리에 앉아 있으며, 고단한 세상살이 곳곳에 함께 있다. 그리고 그는 가장 멀리 있다. 깨끗한 적막 속에서 그대도 여기 들어와 보라고 손짓한다. 시인이자 정치가이기 이전에 그는 가장 평범한 우리의 얼굴이다. 옳은 말을 마다하지 않는 옛 선비의 강직함과 인륜을 강조하는 유가정신을 그에게서 본다.
70여 편에 이르는 그의 산문은 어느 쪽을 들쳐보아도 별 어려운 말 없이 우리를 원천적인 정서의 공동체로 데려간다.
그의 진솔한 목소리에서 독자는 위안의 차원을 넘어 삶을 살아나갈 에너지를 받는다. 소박함, 진솔함, 그리고 소통과 연대의 뜨거움을 만나게 된다.

작가의 말 중에서

내게 퇴휴(退休)의 시간이 없었다면 뻐꾸기 소리를 들으며 혼자 기뻐하는 시간도 없었을 겁니다. 말 없는 산 옆에서 안거에 들어 묵언하며 보내는 시간. 돈 내지 않고 들을 수 있는 새 소리, 방울벌레 소리, 물소리, 깊은 밤의 처연한 소쩍새 울음, 추녀 끝의 풍경소리, 값으로 따질 수 없는 청량한 바람, 그 바람의 맑은 기운과 천천히 깊은 사유로 안내하는 저녁 어스름. 그런 것들과 지낸 산방생활은 참으로 고마운 시간이었습니다.

이 책에 실려 있는 글도 숲과 대지와 하늘과 들꽃에게 들은 이야기들이 대부분입니다.

퇴휴(退休)의 시간 동안 무상으로 받은 것들을 여러분께 돌려드립니다.
산방에서 지내는 동안 숲에서 받은 맑고 환한 기운, 꽃과 새들이 가르쳐준 아름다운 사유가 여러분들께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책속으로 추가>

맑은 바람, 밝은 햇살

《채근담》에 보면 “성실한 마음, 온화한 기운, 기쁜 얼굴빛, 순하고 부드러운 말씨로 일상을 사는 일이야말로 도가의 양생술인 단전호흡이나 불가의 수양법인 참선을 하는 것보다 낫다.”고 합니다. 집 안에 늘 그런 모습으로 생활하는 분이 있으면 그분이 참 부처라고 했습니다.
나는 그 맑고 밝은 기운을 채워 하루 생활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그 기운을 여기저기 끌어다 쓴 탓에 밤이 되면 다시 지쳐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

인생에는 당장 손에 쥐는 것보다 더 큰 것이 많습니다. 이해와 득실을 따지지 않고 해야 할 일도 있습니다. 내가 어떤 자리에 있었는가 보다 어떤 사람으로 있었는지가 더 중요하고, 내가 무엇을 했느냐 하는 것보다 어떤 마음으로 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기억에 남을 만한 일을 했는지 아닌지도 중요하지만, 정말 사랑하는 마음으로 일을 했는지 자신에게 물어 보아야 합니다.

닭고기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신 뒤 한 달 간을 넋이 나간 사람처럼 있던 친구는 그 뒤부터 닭고기를 먹지 않기로 결심하였답니다. 어머니는 자기가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들어주셨는데 드시고 싶어하던 닭고기 하나를 못 해드린 자신의 처지가 원망스럽기도 하고, 지난날 어머니에게 철없이 굴었던 자신의 행동이 죄스러워 그렇게 마음을 먹었답니다. 그 뒤로 삼십여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친구는 그 약속을 깨뜨리지 않고 있습니다.

고요한 싸움

밀려갔다가는 아직도 부족하다고 다시 몰려오는 밀물 같은 것들과 직면합니다. 버렸다고 생각했던 욕망, 비웠다고 생각했던 욕심을 만나 매일 싸웁니다. 화해하고 용서했는데 미움과 시기가 같은 얼굴을 하고 다시 찾아옵니다. 겉으로 보면 시간의 고요 속에 몸을 담그고 앉아 있는 모습이 청정해 보이지만, 고요의 안쪽에서는 아침마다 싸움의 연속입니다.

보왕삼매론이라는 양약

곤란과 어려움이 찾아왔던 때도 지나고 보니 고마운 시간이었습니다. 직장에서 강제로 쫓겨나야 하던 시절도 있었고, 옥에 갇히던 때도 있었지만 그런 날들을 통해 인생의 치열함에 대해 알게 되었고, 좋은 세상을 만드는 일에 동참할 수 있었습니다. 부끄럽게 살지 않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배웠고, 세계의 진보에 대해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근심과 곤란 또한 제겐 좋은 스승이었습니다.

매화

매화는 화려한 꽃이 아닙니다. 작고 조촐한 꽃입니다. 매화는 진하고 뜨거운 꽃이 아니라 차고 맑은 꽃입니다. 다섯 장의 작은 꽃잎이 모여 만든 소박하고 동그란 얼굴은 말수가 적고 겸손한 사람의 얼굴입니다. 도시의 세련된 여인을 떠올리기보다 시골이 고향인 순박한 여인의 얼굴을 생각하게 합니다. 이론에 밝은 학자의 모습이라기보다 가난하고 진실한 선비의 모습이 겹쳐집니다.

장미 허브

체질적으로 문제가 있어 커피를 못 마시는 나는 페퍼민트나 로즈마리, 캐모마일, 자스민, 백련잎으로 만든 차를 즐겨 마십니다. 그 차들은 몸을 따뜻하게 해 주고 긴장을 풀어주며 피로한 세포들 속으로 들어가 그것들을 천천히 녹여 내곤 합니다. 허브 같은 이들 역시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고, 정신의 생기를 불어넣어 주며,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편안해집니다. 이런 여자들이 나는 좋습니다.

못난 나무들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작은 모임도 특별히 잘난 데 없고 평범해 보이는 이들이 그 모임을 지킵니다. 그런 이들이 단체를 더 잘 이끌고 책임감도 강합니다. 세상도 산천도 다 그런 이들이 있어 유지됩니다. 못난 나무들이 산을 지키고 있어서 그 안에 고라니, 산토끼, 다람쥐, 온갖 짐승들이 깃들어 살고 새들도 제 이름을 부르며 웁니다. 먼 데서 새가 웁니다. 그 울음 아니었으면 이 산이 잿빛 적막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겁니다.

회색기러기의 사랑

정착 계획이 실패했다고 판단한 조류 연구가들이 2월 어느 날 25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호수에 암기러기를 풀어 주었습니다. 이틀 후 수기러기는 암기러기를 찾았습니다. 수기러기가 목쉰 소리를 지르며 물 위를 돌자 암기러기가 즉각 트럼펫 같은 소리를 냈습니다. 그러자 수기러기가 가파른 커브를 돌며 추락하듯 물속으로 내리꽂혔습니다. 그러곤 두 마리가 가슴과 가슴을 맞댄 채 3미터 높이로 날아올랐다가 물속으로 떨어지며 서로 부둥켜안고 오랫동안 트럼펫 소리를 내며 울고 소리치는 모습을 곁에 있던 사람들은 보았습니다.
새들도 그렇게 사랑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낮에 나온 반달

지금도 어린이들은 “초록빛 바닷물에 두 손을 담그면” 하고 노래를 부르다 마음에 파란 하늘빛 물이 들까요? 초록빛 어여쁜 손이 될까요? 초록빛 여울물이 살랑살랑 어루만지는 느낌 속에 발을 담그고 있을까요? 어린이들은 지금 무슨 노래를 부르고 있을까요?

최선을 다해 피는 꽃

매화꽃잎 하얗게 떨어져 내린 자리마다 냉이꽃, 꽃다지, 봄맞이꽃 올해도 가득가득 피었습니다. 봄 석 달 내내 새로 돋는 꽃들 이름을 부르고 올해도 전원 출석인가 살펴봅니다.
그러곤 다가가 묻습니다. “제비꽃 양 이게 최선입니까?” “자두나무꽃, 향기가 참 다네. 이게 최선인가?” “어이, 봄맞이꽃 겨우 눈물방울만 한 꽃 하나 피워 놓았네. 이게 최선이야?” “노란 꽃다지 코딱지 같은 꽃들이 가득하구만. 이게 최선인가?” “미스 김 라일락, 향기로 출렁이는 모습이 보기 좋긴 한데, 이게 최선일까?”(라일락을 미스 김이라고 부르는 건 저만이 아닙니다. 전 세계 모든 나라 사람들이 그렇게 부릅니다.) “민들레 씨, 올해는 최선을 다한 겁니까?”

두려움

그렇습니다. 나는 위선적이고 비겁합니다. 가식이 있고, 말과 행동이 달랐습니다. 실망을 주었고 어리석었습니다. 문학과 삶에 정직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데 화를 냈습니다.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사랑을 잃을까 봐 두려웠고, 명성과 성공이 날아갈까 봐 두려웠습니다. 존재의 기반이 날아가고, 먹고살기 힘들까 봐 두려웠습니다. 비난받아야 합니다. 욕을 먹어야 합니다. 혼이 나고 깨져야 합니다. 내가 어찌 완벽할 수 있으며 잘못이 없겠습니까?

느끼며 살자

해가 산을 넘어가려 할 때의 장엄한 하늘빛, 비 그친 뒤의 풀밭, 이슬을 털어 내며 피어나는 들꽃 한 송이, 새벽하늘에 뜬 은빛 달의 모습을 보면서 가야 합니다. 추녀 끝에서 들리는 풍경소리, 바위 사이를 흘러내리는 맑은 물소리, 열사흘 밤에 들리는 소쩍새 소리, 가슴 저미는 해금소리, 저녁에 듣는 첼로의 낮은 음, 그런 소리를 들으며 가야 합니다. 자두꽃의 달콤한 내음, 자스민 향, 연잎 차의 은은한 향기, 사랑하는 이에게서 전해져 오는 늦은 사월의 라일락꽃 냄새 이런 향기가 느껴져야 합니다.

상처 많은 상수리나무

이름난 사람들은 외로운 사람들입니다. 많은 불편을 감수하고 살아야 하며 개인적인 자유를 구속당한 채 살아야 합니다. 그들은 도토리를 많이 달고 서 있는 참나무와 같습니다.
주변부에서 살아야 하는 자신의 삶이 실망스럽다고 느끼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러나 눈에 뜨이지 않기 때문에 누리는 자유로움과 편안함, 개인적인 생활이 지켜지고 보장되는 유익함이 있다는 걸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덜 상처받으며 살 수 있고 더 평안하게 살 수 있는 행복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도 기억해야 합니다

복을 다 받지 말라

법연 스님은 “권세를 다 쓰지 말라, 복을 다 받지 말라, 모범을 다 행하지 말라, 좋은 말을 다 하지 말라.”고 가르치십니다. 가지고 있는 권세를 다 쓰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다 보면 권세를 휘두르는 사람이란 소리를 듣습니다. 주어지는 복을 다 받지 못해 조바심을 내다 보면 그 복으로 인해 화를 입게 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받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많은 복을 받았다고 생각해야 그 복이 오래갑니다.

목차

1부
첫마음


첫마음
창가의 연두
수녀원의 일박
아침 창가의 대화
빈 밭
남긴 우동
가을 난향
풍경소리
벌집
헌신
웃는 얼굴이 좋은 얼굴이다
잊을 수 없는 밤
타인

2부
맑은 바람 밝은 햇살


멧돼지
첫새벽
고마운 차
옛임
마음의 거처
짓밟힌 꽃
결근
쉬운 일, 어려운 일
맑은 바람 밝은 햇살
들국화 같은 사람
가을 손짓
고갯길

3부
주고 가도 괜찮은 것


산수유 열매
가장 기억에 남는 일
고요한 시간
겨울 소나무
맑은 경계
벌레가 사는 집
없어진 새집
주고 가도 괜찮은 것
닭고기
중심
고요한 싸움
잘 읽은 빛깔
가을까지 온 것들

4부
못난 나무들


보왕삼매론이라는 약속
노여워하지 않는 삶
꿈꾸는 나무
상사화
장미 허브
못난 나무들
고마운 다람쥐
지 수 화 풍
밭 매는 일
인연과 악연
매화
늑대
저무는 고개

5부
전화기를 끈다


회색 기러기의 사랑
염소 울음
봄비
낮에 나온 반달
최선을 다해 피는 꽃
전화기를 끈다
나무의 말
귀뚜라미
상사화 2
가을 느낌
상처 많은 상수리나무
결실


6부
느끼며 살자


내 안의 꽃
축복 뒤에 오는 시간
두려움
학의 삶과 닭의 삶
백매
연두와 분홍
느끼며 살자
밤길
마음에 담아두고 사는 길
기다리는 일
불멸하는 것들과 한 편의 시
복을 다 받지 말자

저자소개

저자 도종환은 청주에서 태어났다. 그동안 펴낸 시집으로 『접시꽃 당신』,『부드러운 직선』,『해인으로 가는 길』『세시에서 다섯시 사이』,등이 있다. 산문집으로는『사람은 누구나 꽃이다』,『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등이 있고, 동화『바다유리』,『나무야 안녕』, 동시집『누가 더 놀랐을까』를 펴냈다. 정지용문학상, 윤동주상, 백석문학상, 공초문학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2006년 ‘세상을 밝게 만든 100인’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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