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의 파수꾼>의 작가 J.D.샐린저 문학의 진수를 보여주는 단편소설 아홉 편을 추리고 모은 소설집.
'글래스 가(家) 연작 소설'의 첫 작품이자 샐린저에게 작가의 길을 열어 준 작품이기도 한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을 비롯한 8편의 단편 소설은 미국 현대 문학의 대가인 샐린저의 문학적 깊이와 두터움을 확인케 하는 작품들로, 동시대 사람들의 삶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력으로 우연과 필연, 삶의 신비와 아름다움을 그려낸다.
대학 동창인 두 명의 젊은 중산층 여인이 얻은 거라곤 고독과 자기 방치, 순수의 상실 뿐인 지난 날을 이야기하는 「코네티컷의 비칠비칠 아저씨」, 생생한 구어체와 <호밀밭의 파수꾼>의 홀든 콜필드를 떠올리게 하는 독특한 인물, 우화적 구성이 돋보이는 「에스키모와의 전쟁 직전」, 이야기 속의 이야기인 '웃는 남자'와 그 이야기를 들려주는 소년 야구팀 코치의 연애담이 교차되는 「웃는 남자」, 가정부의 고약한 말에 상처 받은 동심과 이를 따뜻하게 감싸려는 젊은 어머니의 대화를 섬세하게 그려 낸 「작은 보트에서」를 만나볼 수 있는 자리. 여기에「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과 함께 가장 애독되었던 「에스메를 위하여, 사랑 그리고 비참함으로」, 한밤중에 두 명의 변호사가 나눈 전화 통화 내용 속에 사랑에 대한 환멸, 아이러니를 담은 「예쁜 입과 초록빛 나의 눈동자」, 샐린저의 단편 중 가장 유머러스하다는 「드 도미에 스미스의 청색 시대」를 담았으며, 마지막 작품「테디」는 '어린 천재'를 모티프로 삼아 선(禪)에 대한 샐린저의 깊은 관심을 투영하였다.
책으로 묶이지 않은 스물두 편의 단편들을 모아 해적판 선집을 펴내고 비밀리에 돌려 읽을 정도의 열혈팬들을 거느린 샐린저의 힘과 명성의 진원지를 알려주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