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피로 그린 악의 초상!
<황새의 비행>으로 등단한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 스릴러 장편소설. <늑대의 제국> 이후에 그랑제가 발표한 [악의 기원 3부작] 프로젝트를 여는 그 첫번째 작품으로, 악행을 저지른 자에 대한 통쾌한 응징의 이야기가 아닌, '악이란 무엇인가', '악은 어디에서 기원하는가'를 파헤치는 새로운 영역의 스릴러를 선보인다.
전 무호흡 잠수챔피언 르베르디가 연쇄살인으로 말레이시아에서 체포된다. 특종에 목말라하는 퇴락한 기자 마르크는 '엘리자베트'라는 가상의 여대생을 창조해 르베르디에게 접근한다. 존재하지 않는 여자와 사랑에 빠진 살인범을 보면서 마르크는 기묘하고도 미학적인 살인의식에 매혹된다.
이제 마르크의 목적은 바뀐다. 악마의 머릿속으로 들어가는 것. 그의 지시를 받아 소설을 쓰는 것! 마르크는 살인자의 궤적을 좇아 '검은 선'을 향해 떠난다. 그러나 그가 태풍의 눈을 향해 돌진하면서, 악마의 기계장치가 작동을 시작하는데…. <제1권>
☞악의 기원 3부작
[악의 기원 3부작]은 살인자를 광기로 몰아가는, 그 머릿속에 잠재해 있는 악의 원천을 더듬어가는 제1부(『검은 선』), 종교적 차원의 악 또는 악마라는 주제에 대한 깊은 사유를 담은 제2부(『림보의 서약』), 인간 역사의 태고 때부터 존재해온 원초적 악으로의 회귀가 다룬 제3부로 이루어져 있다.
애초부터 살인자를 체포해 감옥에 넣어두고, 그를 쫓는 자를 경찰이나 형사가 아닌 저널리스트로 정해놓은 『검은 선』의 핵심은 누가 범인인가, 누가 죽었는가가 아니라 '악의 순수한 얼굴을 대면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랑제는 이러한 설정이 스릴러의 일반적인 플롯보다 훨씬 섬뜩한 냉기를 느끼게 할 수 있음을 웅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