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동시 100년! 한국인의 애송 동시 50편!
<문학동네 동시집> 제9권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한국 현대시 100주년을 맞아 조선일보에서 특별기획으로 연재한 '한국인의 애송 동시' 50편을 엮은 책입니다. 현재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시인과 평론가들의 추천을 받아 1990년대부터 2000년대를 대표하는 동시에 이르기까지, 한국 동시 100년의 흐름을 한눈에 짚어 볼 수 있는 동시들을 담았습니다.
어린 시절의 아련한 추억과 교과서 속 노래로 익숙한 '꼬까신', '과수원길', 그리고 할머니에서부터 손자에게까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동시까지, 세대를 넘어서는 보편적 감성으로 우리 삶과 호흡하며 즐겨한 동시들이 마음으로 다가옵니다. 매 편마다 서정적이고 다채로운 그림을 담아 동시에 깊이 다가가도록 도와줍니다. 권말에는 시인 50명의 소개글을 담았습니다. [양장본]
소년
윤동주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씻어 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본다.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굴-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이 어린다. 소년은 황홀히 눈을 감아본다. 그래도 맑은 강물은 흘러 사랑처럼 슬픈 얼굴-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은 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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