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이고 토착적인 전통 세계의 소설화에 앞장 선 김동리의 초기 대표 단편 12편을 수록하였다. 김동리는 민중의 삶 속에 뿌리 내린 토착적 전통의 세계를 정확한 묘사와 풍부한 서정으로 형상화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주물 신앙(「바위」), 풍수 신앙(「황토기」), 사주에 대한 믿음(「역마」) 등에서 보듯 한국인의 정신세계 속에 깊은 심층을 형성하고 있는 것은 무교의 분위기라고 보았다. 그런가 하면 지주/소작인의 대립(「산화」), 간도로 이민 가는 문제(「찔레꽃」), 배금주의 풍조 속에 고민하는 지식인(「혼구」), 해방 직후에 제기된 간도로 떠났던 사람들의 귀환 문제(「혈거부족」), 좌·우익의 유혈 투쟁이라는 문제(「광풍 속에서」) 등 당대의 현실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문학과 지성사'에서 이번에 새로 발간한 한국문학전집에는 한국문학사에서 큰 족적을 남긴 작품들을 엄선하여 문고판에 가까우면서도 세련된 판형을 선택하였다. 작품의 원본이나 연재본과의 대조를 통해 오류를 수정하는 작업을 거쳤으므로, 중·고등학생부터 대학생,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한국 문학에 관심을 가진 모든 독자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