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영장류학자 프란스 드 발은 이러한 인간 중심의 패러다임에 전면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그는 수십 년 동안 동물을 연구하면서 동물의 지능과 감정에 관해 확고한 믿음을 갖게 된 동시에 인간의 특별성에 의문을 품게 되었다. 그는 동물이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똑똑할뿐더러 심지어 인간이 동물보다 더 우월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모든 동물의 마음과 생각은 각각의 생존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발달되었을 뿐이기 때문에 어떤 능력을 더 특별하다고 여길 만한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드 발은 진화론적 관점에서 인지를 연구하는 분야인 진화인지가 지난 20년 동안 얼마나 혁명적으로 성장했는지를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보여준다. 이 책은 동물의 지적 세계를 탐구하는 여정이자 인간의 아성을 하나씩 무너뜨리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저자는 흥미진진한 연구와 감동적인 이야기를 통해 협력, 유머, 정의, 이타심, 합리성, 의도, 감정 등 인간적이라고 여겼던 가치들을 동물에게서도 발견할 수 있다고 밝힌다.
자기 결정을 후회하는 쥐부터 인간의 얼굴을 알아보는 문어, 뛰어난 기억력으로 인간의 코를 납작하게 만든 침팬지에 이르기까지 더 이상 동물에게 접근 금지 구역은 없다. 그는 영장류뿐만 아니라 문어, 말벌, 돌고래, 까마귀, 돌고래 등 광범위한 종을 다루면서 동물들이 일상적으로 지능을 사용하는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고 재기 넘치는 필치로 그려낸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동물이 다르게 보일 뿐만 아니라 인간의 오만과 겸손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