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높은 문학정신을 떠받친 땅으로
아름다운 산수의 절경 속에 스며 있는 역사의 아픔
천마령 높은 재를 어찌 넘으려노
구름 같은 일생, 죽어서 나비 되고 모래알 되고
옥천, 꿈에도 잊힐 리 없는 한국인의 고향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이 아니러뇨
나비처럼 날아간 시인은 간 곳을 모르고
누구와 함께 지난날의 꿈을 이야기하랴
끝나지 않는 노래,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리
굽이굽이 피반령 넘어 고두미 마을로 가는 마음
눈은 해가 되고 피는 꽃이 되고...순정한 문학정신에 경배하며
골짜기마다 깃들어 있는 옛 시인들의 향기
세상의 모든 보배보다 값진 한 사람의 마음
'내 노동으로'사는 것, 문학보다 소중한 삶
생거진천, 그곳에 살고자 하는 까닭을 묻는다면
아름다운 문장과 잔혹한 정치 사이에서
세상에서 가장 짧은 비문, 그 마음을 읽다
고향에 돌아온 프로문학의 선구, 그의 안부를 물으며
읽고 또 읽고,십만 번을 읽는 노력으로 이룩한 문장
과산 찰옥수수를 먹으며 모래재를 넘는 마음
살아서 귀신이 되는 사람이 허다한데
『임꺽정』, 소설로 지키고자 했던 조선 정서와 풍속
화양동 산수에 남은 송시열 유적의 '불편한 진실'
'세계를 품는 힘'과 '얻어먹을 힘' 사이에서
민족보다 흙을 중시했던 농민문학가의 말로
광복 72년, '놀라운 한국'에서 지식인의 길을 묻다
상상력의 젖줄, 남한강이 키워낸 삐어난 시인들
어린이의 언어로 노래한 농촌서정과 민족정서
모밀꽃 속에 담아낸 고향의 아름다움과 수난
치밀한 구성ㆍ명쾌한 역설로 풍자한 광복기 현실
가을날 오후, 볕 좋은 강가에 앉아 시를 읽는 행복
청풍명월의 땅에 의기도 드높아라
강물에 띄워 보낸 단심은 속절없이 흘러가고
농부가 된 시인, 침술로 절필의 고통을 다스리다
백성의 뜻 아니면 혁명도 새 나라도 부질없어라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두 사내 이야기에 날은 저물고
에필로그 시비를 세우는 마음과 시비를 벌이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