랏자라또는 들뢰즈와 가따리의 기호론으로 자크 랑시에르, 알랭 바디우, 슬라보예 지젝, 빠올로 비르노, 주디스 버틀러, 그리고 부분적으로는 안또니오 네그리, 마이클 하트 등에까지 걸쳐 있는 언어중심적 정치이론을 비판하면서 물질적 흐름과 기계들의 흐름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기호들을 분석한다. “자본은 기호로 움직인다.”는 가따리의 주장에 근거하여 “오늘날 비판이론은 언어와 재현 중심의 사고를 넘어서고 있는가?”, “오늘날 기호들이 정치, 경제, 주체성의 생산에서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묻고 이로부터 자본주의 비판을 위한 새로운 이론과 비재현적 주체 이론을 전개한다. 이 책은 가짜뉴스, 혐오표현, 등록금과 담보대출, 인터넷과 인공지능 등이 움직이는 통제사회에서, 우리가 어떤 식으로 예속되고 또 스스로 자신을 예속하는지를 고찰한 후 신자유주의 아래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런 예속과 결별하고 ‘평등’과 ‘자유’를 실현할 방법을 설득력 있게 규명한다. 자본과 국가가 생산하는 주체성을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도구가 무엇이고, 사회적 복종과 기계적 예속을 넘어설 주체성을 생산하기 위해 어떤 조직화가 필요한지를 밝히는 것이 이 책을 관통하는 문제의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