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담기 close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았습니다.

삼성이 아니라 국가가 뚫렸다

삼성이 아니라 국가가 뚫렸다

  • 김재인
  • |
  • 길밖의길
  • |
  • 2015-08-01 출간
  • |
  • 64페이지
  • |
  • 110 X 174 X 15 mm /76g
  • |
  • ISBN 9791195585236
판매가

6,000원

즉시할인가

5,400

배송비

2,300원

(제주/도서산간 배송 추가비용:3,000원)

수량
+ -
총주문금액
5,400

※ 스프링제본 상품은 반품/교환/환불이 불가능하므로 신중하게 선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출판사서평

삼성이 아니라 국가가 뚫렸다?
이 책은 2015년 6월과 7월 온 나라를 공포와 혼란과 분노로 들끓게 했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사태를 들뢰즈와 과타리의 이론으로 분석하고 진단하며 대안을 모색한 철학 에세이다. 저자는 2015년 6월 15일 국회 메르스 대책특위에서 오간 짤막한 대화 하나를 화두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삼성병원이 뚫린 게 아니라 국가가 뚫렸다.” 이 말에 착안해 저자가 집중 분석하는 키워드는 3개다. 삼성(자본), 정부(국가), 메르스(도주)가 바로 그것이다.

국민을 포획하는 장치로서의 국가
메르스 사태의 한 가운데서 분노와 불평, 공포와 무력함, 비난과 조롱이 넘쳐났다. 표적의 중심은 국가 또는 정부였다. 정부는 어디에 있었나? 정부는 무엇을 했나? 정부는 왜 이토록 무능한가? 이 외침들은 국가나 정부라는 이름으로 대표되는 공공성, 또는 공적 의무에 대한 질문이다. 그런데 저자는 여기서 전혀 다른, 근원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국가란 나에게 무엇인가? 국민이란 무엇인가?
저자가 안내하는 들뢰즈와 과타리의 통찰에 따르면, 국가는 처음부터 포획장치(捕獲裝置)로서 있었다. 그 누구도 그 무엇도 나와 당신을 국민으로 만들지 않았지만, 나와 당신은 이미 국민으로 포획돼 있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의문 하나가 또 제기된다. 그렇다면, 국가에 대한 사람들의 그 많은 요구들은 왜 생겨나며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을까? 흔히 생각하는 것은 국가와의 부채 관계다. 나는 국가에 세금을 내고 국가의 동원(가령 군대)에 응하고 공권력을 따랐다. 그러니 국가는 나에게 빚을 졌고, 크고 작은 사고와 재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국가에 대한 이 같은 책임 추궁이 부채 관계에서 비롯된 정당한 요구인가?

메르스 앞에 국가는 없었다
저자에 따르면 국가와의 계약은 사정이 완전히 다르다. 국가는 계약 당사자이자 동시에 심판관이다. 따라서 나와 국가의 계약이 파기되었을 때, 내가 파기 주체일 경우 국가는 나를 심판하지만, 국가가 파기 주체일 경우 국가가 국가를 심판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는 것이다. 사실 이 비대칭적 부채 관계는 국가와 국민이 처음 관계를 맺는 순간 예정된 것이었다. 국가는 원초적으로 국민과의 계약과 부채 관계를 파기할 힘을 지니고 있던 셈이다. 요컨대 국가와 국민은 일방적인 폭력적 관계 속에 있다.
자, 그렇다면 메르스 사태에서 국가는 어디에 있었나? 저자는 이 물음에 ‘국가의 부재(不在)’를 답으로 제안한다. 메르스 앞에 국가는 없었다. 메르스는 국가가 누수(漏水)되는 점(點), 새어나가는 점이었다. 아니, 그런 점들 중 하나를 들추어냈다. 국가는 메르스 사태를 대비하고 해결하는 데 무능하다. 국가의 일은 다른 데 있다. 국민은 “국가가 뚫렸다”는 데 대해 분개했지만 메르스에 관한 한 국가는 애초부터 뚫려 있었다.

국민 아닌, 국가장치의 외부에 존재하기
그럼 메르스에 대응한 주체는 누구인가? 저자는 그것이 국가가 아닌 의사라고 말한다. 이들은 국가장치의 일부로서 활동하기보다 때로 그것과 섞이며, 때로 그것의 방해를 극복하며, 자발적이고도 헌신적으로 활동했다는 것이다. 지방정부의 개입은 어떻게 해석할까? 서울시장, 성남시장, 충남도지사, 야당대표는 중앙정부가 하지 못한 일들을 함으로써 상황 호전의 계기를 만들었다. 저자는 그 개입의 방식이 국가장치의 전형적인 방식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한다. 비록 지방정부의 장(長)들이 주로 주도하긴 했지만, 이들의 방식은 파르티잔이나 게릴라와 더 비슷했다는 이야기다.
저자에 따르면 들뢰즈와 과타리는 의사와 같은 존재 방식을 “전쟁기계”라는 개념으로 지칭한다. 전쟁기계가 국가라는 포획장치의 외부에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사(戰士)이다. 전사는 홀로 전쟁을 행한다. 비록 국가장치에 의해 군인(軍人)으로 포획될 수도 있고, 국가장치 언저리에서 용병(傭兵)이 되기도 하지만 본질은 다르다. 독립적이고 독자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능인으로, 국가를 종횡무진 가로지를 수 있으며, 스스로 발명하고 창조한 수단을 통해 기능한다. 전쟁기계는 삶을 자족적으로 영위해 간다.
여기서 다시 저자는 말한다. 국가는 전능하지도 않고 국민의 요구를 들어주는 존재도 아니며 자애로운 부모도 아니다. 국가 앞에서 아이처럼 태도를 취해서는 안 된다. 국가에 당당해야 한다. 국가에게 책임과 의무를 묻는 일을 그만 두자는 말이 아니다. 하지만 먼저 국가의 존재 방식을 직시하고, 국가를 대하는 적절한 태도를 찾아야 한다. 국가장치 안에 있으면서도, 완전히 포획되지 않은 채, 국가장치의 틈새에, 때로는 국가장치의 외부에 존재하기. 적어도 메르스를 겪었다면, 우리는 국가와 국민이라는 허구적 관계를 깨닫고 이를 넘어선 다른 존재 방식을 발명할 필요가 있다.

삼성병원은 자본이 찾은 블루 오션
그렇다면 삼성은 왜 뚫렸는가. 저자는 삼성병원을 자본 전체의 운동 속에서 파악한다. 인간 생명이 상대적으로 더 큰 이윤을 낳는 부문이 되었기에 자본이 다가온 것이라는 것이다. 사회주의권이 붕괴되고 자본의 흐름이 자유롭게 되자 세계 자본의 운동이 국경을 넘어 한국에까지 그 여파가 미치게 되었다. 그 와중에 발견된 블루오션의 하나가 바로 의료 부문이었다. 기업으로서의 병원이라면 이윤 추구가 첫째 목적이다. 환자는 진료비를 내는 고객이고, 병과 치료는, 그리고 의료진마저도 자본의 수족이다. 요컨대 삼성병원은 자본의 운동에 가장 충실한 기업이다. 그런데 그 삼성병원이 뚫렸다. 자본이 뚫린 것이 삼성이 후진적인 ‘한국 자본’이었기 때문일까? 아니다. 자본은 언제나 뚫린다. 왜인가?
책에 따르면 자본주의에 뚫릴 수밖에 없는 틈새를 지적한 것은 들뢰즈와 과타리이다. 자본주의 기계는 본성상 자기 극복 운동을 한다. 위기를 자초하고 위기를 극복하는 운동이다. 자본주의는 자신을 극복하는 ‘탈영토화’를 진행하되 일정한 제약 아래에서만 이 일을 행한다. 돈이 되어야 기술혁신을 하는 식이다. 반면 자본주의를 추동하는 힘 자체만 놓고 보면 그것은 제약을 원치 않는다. 자신을 제약하면서 무한히 작동되는 운동 사이에서 틈새가 존재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니까 자본이 뚫리는 것은 내적인 이유에서이다.
한편으로 모든 것은 자본의 몸 위에서 기능하지만, 다른 한편 언제나 틈새가, 누수가, 자유로운 흐름이 공존한다. 메르스가 자본의 중핵인 삼성병원을 뚫은 것은 이윤 증대를 목적으로 운동하는 한 자본은 언제나 뚫려 있기도 하고 또 뚫릴 각오를 해야 한다는 점을 증언한다. 그러니까 메르스는 자본의 틈새를 적나라하게 폭로하는 징후다.

메르스, 국가와 자본의 틈새를 폭로
“니체는 철학자의 역할 중 하나로 진단을 꼽는다. 질병에 대한 진단이 아니라 증상(=징후)에 대한 진단.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어떤 사건이 발생했는가? 내가 보기에 두 가지가 드러났다. 국가가 뚫렸고, 자본이 뚫렸다. 더 정확히 말하면, 국가는 뚫려 있고, 자본은 뚫려 있다, 그것도 항상. 그리고 이는 모두가 국가에 포획된 것은 아니며 모두가 자본의 부품과 톱니바퀴로서 기능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도 된다. 둘 모두에 틈새가 있고, 그 틈새에서 살아가는 존재 방식도 있다. 메르스라는 징후는 이 진실을 볼 수 있게 해 주었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국가와 자본이 없다’는 점이 아니라 ‘국가와 자본이 뚫려 있다’는 점이다. 국가와 자본에 틈새가 있고, 뚫려있다면 국가와 자본에서 벗어난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의 방식을 발명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땅을 만드는 일이 절박하다. 도주는 창조를 통해서만 성공할 수 있다. 도주는 기존의 홈을 가로질러 다른 길을 뚫어야만 진행될 수 있다. 그러면 무엇이 우리를 빠져나가지 못하게 사로잡고 있을까?
우선 부모와 자식 세대를 구별해 보자. 부모가 도시 생활을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직장과 자식 교육 때문이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는 좋은 직장에 다녀야 하고,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서는 교육 여건이 좋아야 한다. 그런데 좋은 대학에 가야 하는 까닭은 무엇보다 좋은 직장에 취업하기 위해서이다. 아마 이 구조는 자식 세대에 그대로 대물림된다. 그리고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의 공통점은 ‘돈 더 많이 벌기’로 요약된다.

운명은 만드는 것, 자신의 삶을 살라
결국 책은 지금, 여기서의 삶으로 이어진다. 성공의 보장은 없다. 성공은 일종의 미끼이다. 지금 이 순간을, 모든 지금 이 순간들을, 성공의 순간을 위해 단념하게 하는 기능을 아주 잘 수행하는 치명적인 미끼다. 일단 이 덫에 빠지면, 삶의 유일한 진짜 시간인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할 길은 멀어진다. 그렇다면 우선순위를 바꾸면 어떨까? 핵심은 미래의 성공을 기준으로 지금 이 순간을 회고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미래의 성공을 낳을 수도 있다는 것을 긍정하는 것이 아닐까. 오직 그럴 때만, 미래의 성공이 뒤따르지 않더라도 지금 이 순간이 구제될 수 있고,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할 수 있다. 그리고 그랬을 때만 자기 삶의 시간을 최선인 영원으로 조형(造形)할 수 있다. 운명이란 이런 식으로 자기가 조형한 것의 총체이다. 운명은 만드는 것이지 주어진 것이 아니다.

“자신의 삶의 시간에 충실하고 가고 싶은 길을 방해 받지 말고 가라. 나라를 걱정할 필요가 있을까? 사회의 질서와 안녕을 고민해야 할까? 내가 살고 싶은 삶을 방해하는데도? 내 생각이 너무 멀리 온 걸까? 아니면 이제야 생각의 출발점에 선 걸까? 메르스는 반복될 것이다. 아무리 직면하지 않으려 해도, ‘어떻게 살아야 할까?’는 예고 없이 들이닥칠 물음이리라.”

결국 철학은 ‘어떻게 사느냐?’의 문제다
“삼성이 아니라 국가가 뚫렸다”에서 이야기를 시작한 저자는 메르스 사태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와 자본을 해부한다. 여기서‘포획장치로서의 국가’‘전쟁기계’‘사회기계’‘기술기계’‘탈영토화’‘도주’와 같은 들뢰즈와 과타리의 개념이 도입된다. 그렇다고 어렵지는 않다. 저자에게 배어든 개념과 문제들만으로 써 내려간 에세이여서 책은 술술 읽힌다. 독자를 주눅 들게 하는 문헌 인용도 없고 출처에도 연연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들뢰즈 ㆍ 과타리의 저작이나 이를 해설한 책을 읽으면 이해하기 쉽지 않은 개념들이 철학 문외한인 독자에게도 편안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저자는 이 책이 “철학자가 사회 현안에 대해 어떤 말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작은 실험”이라고 말한다. 실험에서 저자는 현대인의 삶 전반에 대한 미시적인 고찰과 철학 개념을 버무려 내놓는다. 책을 읽다보면 들뢰즈 ㆍ 과타리의 개념도 여기, 이 순간 내 삶의 구체적인 현실과 맞닿아 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저자가 책을 쓴 가장 큰 이유도 독자 중에서 누구라도 자신의 생각에 공감해 다른 삶에 도전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저자의 말대로 메르스는 반복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결국 “어떻게 살아야 할까?”란 물음으로 연결될 것이다.

목차

머리말

1. 국가가 뚫렸다
2. 삼성은 안 뚫렸나?
3. 어떻게 살아야 할까?

저자소개

저자 김재인은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 철학과에서 논문 「들뢰즈의 비인간주의 존재론」으로 토종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서울대학교, 대안연구공동체, 철학아카데미 등 학계 안팎에서 철학과 미학을 강의하고 있다. 들뢰즈와 과타리가 쓴 『안티 오이디푸스』 및 『천 개의 고원』을 포함해 여러 철학 저술을 번역했고, 여러 논문을 발표했다. 철학의 전통적 문제들을 포함해 미학과 예술철학, 정치철학, 인과론, 시간 같은 주제를 연구하고 있다.

도서소개

메르스 사태에서 국가는 어디에 있었나? 저자는 이 물음에 ‘국가의 부재’를 답으로 제안한다.『삼성이 아니라 국가가 뚫렸다』는 2015년 6월과 7월 온 나라를 공포와 혼란과 분노로 들끓게 했던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들뢰즈와 과타리의 이론으로 분석하고 진단하며 대안을 모색한 철학 에세이다.

교환 및 환불안내

도서교환 및 환불
  • ㆍ배송기간은 평일 기준 1~3일 정도 소요됩니다.(스프링 분철은 1일 정도 시간이 더 소요됩니다.)
  • ㆍ상품불량 및 오배송등의 이유로 반품하실 경우, 반품배송비는 무료입니다.
  • ㆍ고객님의 변심에 의한 반품,환불,교환시 택배비는 본인 부담입니다.
  • ㆍ상담원과의 상담없이 교환 및 반품으로 반송된 물품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 ㆍ이미 발송된 상품의 취소 및 반품, 교환요청시 배송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ㆍ반품신청시 반송된 상품의 수령후 환불처리됩니다.(카드사 사정에 따라 카드취소는 시일이 3~5일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 ㆍ주문하신 상품의 반품,교환은 상품수령일로 부터 7일이내에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 ㆍ상품이 훼손된 경우 반품 및 교환,환불이 불가능합니다.
  • ㆍ반품/교환시 고객님 귀책사유로 인해 수거가 지연될 경우에는 반품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 ㆍ스프링제본 상품은 교환 및 환불이 불가능 합니다.
  • ㆍ군부대(사서함) 및 해외배송은 불가능합니다.
  • ㆍ오후 3시 이후 상담원과 통화되지 않은 취소건에 대해서는 고객 반품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품안내
  • 마이페이지 > 나의상담 > 1 : 1 문의하기 게시판 또는 고객센터 1800-7327
교환/반품주소
  • 경기도 파주시 문발로 211 1층 / (주)북채널 / 전화 : 1800-7327
  • 택배안내 : CJ대한통운(1588-1255)
  • 고객님 변심으로 인한 교환 또는 반품시 왕복 배송비 5,000원을 부담하셔야 하며, 제품 불량 또는 오 배송시에는 전액을 당사에서부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