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수학사-주자학적 전개와 그 종언』은 논술의 정확성을 확보하기 위해, 산서算書의 내용을 중심으로 수학사를 구축하고 있으며, 또한 한국수학의 원류를 확정하여 그 내용을 상세히 서술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산서를 중심으로 한 수학사 연구가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사료로서의 한국 산서를 빠짐없이 수집하고 독해해야 하는데, 실제로 한국의 산서는 그 수가 그다지 많지 않다. 또한 한국수학은 중국수학을 기초로 해서 발전하였기 때문에 전승과 창조의 관계가 복잡하고 미묘하다. 그 때문에 자칫하다가는 한국 산서의 내용을 소개했다고 해도 결과적으로는 중국수학의 개설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 책은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고, 기존에 발간된 서적이나 화상자료 등의 사료를 최대한 수집하여 한국 산서의 구성에 따라 원서의 내용을 있는 그대로 기술하고 설명하였다. 또, 한국 산서의 원류에 해당하는 중국 산서를 찾아내 가능한 범위에서 한국과 중국 수학의 연결고리를 세심하게 풀어가고 있다. 이에 덧붙여, 이 책은 조선 후기ㆍ말기의 수학에 대한 서양수학의 영향, 한국수학에 대한 주자학ㆍ실학ㆍ서학 등의 사상적 관계 및 조선의 주자학, 실학, 서학 자체의 사상을 분석하고 고찰하고 있다. 또한 한중일 삼국의 수학을 비교하는 연구도 미미하나마 시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