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선영 장편소설 『마지막 유산』. 소문으로만 떠돌던 고종황제가 남긴 12개의 금 항아리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작가 손선영은, “마지막 조선의 역사는 조선인가, 대한제국인가. 마지막 조선의 황제는 고종인가, 순종인가. 무시로 회자되는 고종의 열두 금 항아리, 고종이 숨겨두었다는 금 항아리가 가짜였다면 왜 궁녀와 내관은 이 사건에 대한 소문을 퍼뜨렸던 것일까! 소문이 가짜였다면, 진짜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일까?
간단하고 직관적인 소문의 실체에 대해 작가적 상상력을 덧댔다.”며 이야기의 시작을 설명한다. 실제로 고종의 열두 금 항아리를 찾기 위해, 1977년 5월부터 9월까지 4개월간 창덕궁 인정전 뒤뜰을 파헤치기도 했고, 그 이전에는 일본 경무국에서 궁궐 내부의 온돌로 지어진 곳은 모두 다 파헤치기도 했다. 하지만 소설은 조선의 마지막 임금이자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 순종을 그리고 있다.
손선영 작가는, 기존 작품에서 주로 호평을 받았던 ‘놀라운 상상력과 반전’에, 지금까지 도드라지게 드러내지 않았던 우리 민족과 역사에 대한 작가의 고유한 인식을 덧붙이면서 독자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도전을 감행했다. 특히 융희황제, 순종이 마지막 유산을 봉인하기 전 남긴 편지글은, 마치 실제로 글을 쓰는 순종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 비운의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로서 일본의 눈을 피해 마지막 유산을 봉인하는 그 심경이 어떠했을지 공감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