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무원 국어 공부 시작하기
이제 막 공부를 시작하는 한 학생이 물었습니다. 작년 기출문제를 풀었더니 70점이 나왔다고, 그렇다
면 기본 강의를 듣고 공부를 좀 하면 금방 90점 이상의 점수를 얻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요. 저는 장담할 수 없다고, 오히려 점수가 더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왜일까요? 국어 공부를 시작하고 나면, 아마 내가 몰랐던 수없이 많은 문법 규칙과 표준어, 맞춤법의
원리, 예외 등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일상생활에서 자신이 쓰고 있던 표현과 다른 것도 있습니다. 이것들을 어설프게 공부하면 안 한 것만 못합니다. 헷갈릴 뿐입니다. 예를 들어 ‘노고지리가 새이고, 그냥 한 단어이지’라고 대부분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합성어, 파생어 등 단어의 형성을 배우고 나면,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많은 파생어, 합성어의 구분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러고 나면 이제 ‘의심’이 들기 시작합니다. ‘노고지리’도 혹시 합성어가 아닐까? 이런 의심이 오히려 공부하기 전보다 점수를 더 떨어뜨릴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시작할 때 개념과 체계를 명확하게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관형사형
어미가 무엇이고 그 기능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면, 그 개념이 품사론, 문장론 등 모두에 이어집니다. 품사론에서 하는 관형사형 어미의 기능과 문장론에서 하는 관형사형 어미의 기능이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개념을 명확하게 이해해야 암기의 분량이 줄어듭니다.
단군신화에서 곰은 사람이 되기 위해 빛도 없는 동굴에서 마늘과 쑥만 먹어야 하는 고난을 겪습니다.
처음 환웅과 약속한 시간은 백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곰이 웅녀가 된 시간은 삼칠일(三七日), 21일이었습니다. 20일째 곰과 경쟁자였던 호랑이가 먼저 포기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지나고 있는 지금 바로 이 순간이 곰이 견뎌낸 시간입니다. 여러분이 처음 수험 생활을 시작하며 계획한 시간보다 실제 합격까지의 시간은 가까울 수 있습니다. 곰의 삼칠일처럼 말입니다.
수험생으로서의 생활, 물론 힘든 과정입니다. 그러나 조급해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기본 강의 한 번에
다 이해하는 수험생은 거의 없습니다. 여러 번 반복하고 복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의심’을 ‘확신’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이 ‘확신’이 생기는 순간 여러분은 합격입니다.
이 책은 소방 수험생들을 위한 수험서로 만들어졌습니다. 특히 각 소단원 별로 그 단원에서 반드시 학습해야 할 항목을 ‘key word로 정리하기’로 수록했습니다. 학습하기 전과 학습 후에 key word로 정리된 내용을 정확히 이해했는지 확인하시고 자세한 내용을 스스로 덧붙여 정리하시길 바랍니다. 전체 목차와 ‘key word로 정리하기’를 통해 국어 학습의 전체 체계를 잡아가며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구성했습니다.
그리고 각 chapter별 내용 뒤에 기출 문제를 수록했습니다. 학습 후에 기출 문제를 통해 자신의 이해
정도를 확인해 보길 바랍니다. 처음 공부하고 문제를 풀 때는 학습한 내용이 문제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확인하면서 풀어야합니다. 예를 들어 단일어와 합성어, 파생어를 구분하는 문제를 출제할 경우 ‘다음 중합성어가 아닌 것은?’이라고 질문할 수도 있고, ‘다음 중 단어의 구조(짜임, 종류)가 다른 것은?’으로 물을 수도 있습니다. 두 번째 발문보다 첫 번째 발문이 더 구체적이지요? 특히 발문을 구체적으로 하지 않을 경우, 무엇을 묻는 문제인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정답을 맞히는 것보다 문제의범위와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연습을 하길 바랍니다.
이 책이 여러분의 지난한 수험생활의 지침서가 되기를 바랍니다.
✲공무원 국어 학습법
[수험 준비 전략]
국어 학습의 영역은 방대합니다. 그래서 현재 공무원 국어 시험의 가장 큰 특징은 출제자의 시각이 너
무 다양하다는 것입니다. 시험마다 출제자에 따라 출제 범위와 유형이 많이 다르다는 것은 수험생들에게 국어 공부를 어렵게 만듭니다.
그러나 시험 출제의 기준이 다양하다고 해서 수험생의 평가 원칙이 다른 것은 아닙니다. 어떻게 출제되든 국어 시험 평가의 원칙은 수험생들의 국어 생활 능력을 평가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국어의 전 영역을 폭넓게 공부하여 전반적인 국어능력을 향상시켜야 시험에서 고득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첫째, 기출문제는 모든 공부의 시작과 끝이다.
어느 시험이든 기출문제의 분석은 학습의 시작이자 완성입니다. 지금까지의 기출문제는 출제의 범위
와 경향, 난이도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기출 문제를 통해서 출제경향을 분석해야 하며, 다른직렬의 기출문제를 통해서 다양한 국어 문제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둘째, 폭넓게 학습하고 생활 속에서 공부하자.
공무원 국어 학습에서 가장 어렵고도 중요한 영역이 문법 영역입니다. 그래서 많은 수험생들이 문법 수업을 듣고 나면 국어 공부를 다 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단 한 문제가 중요한 시험입니다. 어느 한 영역도 빠짐없이 공부해야 합니다. 그리고 맞춤법이나 어휘는 생활 속에서 신문 기사를 볼 때나 길거리 간판을 볼 때 어디서나 주의 깊게 살피고 의심나는 맞춤법이나 단어를 그때 그때 검색해서 찾아보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습니다. 생활 속에서 습득한 지식은 더욱 오래 남는 법입니다.
셋째, 상대적으로 답을 고르는 감각을 기르자.
기본서를 통해 기본기를 다지고 나면, 문제풀이를 통해 실전 감각을 길러야 합니다. 객관식 시험은 상
대적으로 가장 적절한 답을 고르는 것이기 때문에 답지나 보기를 통해 정확하게 알지 못하더라도 정답을 고를 수 있는 감각을 키워야 고득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한 문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될 수 있는 공무원 시험에서 꼭 필요한 능력입니다.
넷째, 최근 국어 교육의 경향을 살피자.
9급 공무원 시험의 범위는 고등학교 국어 과정입니다. 특히나 최근에는 교과서가 2년에 한 번씩 개정
되었습니다. 어느 학생이 ‘기미 독립 선언서’를 공부해야 하는지 질문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는 ‘기미 독립 선언서’가 수록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예전처럼 ‘기미 독립 선언서’의 출제 가능성이 높지 않겠죠? 최근 국어 교과서를 일일이 볼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은 수능 모의고사 문제를 풀어 보는 것입니다. 특히 최근 화법 과목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으므로, 화법과 작문, 문학은 풀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국어교수 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