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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와 희망의 네트워크

분노와 희망의 네트워크

  • 마누엘 카스텔
  • |
  • 한울아카데미
  • |
  • 2015-10-26 출간
  • |
  • 336페이지
  • |
  • 153 X 224 X 20 mm /610g
  • |
  • ISBN 9788946058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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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21세기 혁명의 배후는 네트워크다!”
마누엘 카스텔이 말하는 새로운 시대 사회운동의 본질과 전망


세계적인 커뮤니케이션 학자 마누엘 카스텔이 아랍 혁명과 월 스트리트 점령운동, 그리고 아이슬란드, 스페인, 터키, 브라질, 칠레, 멕시코 등 2011년 이후 전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사회운동을 집중 분석했다.
카스텔은 자발적으로 일어나 인터넷으로 소통하고 도심공간을 점거하며 지도부 없이 운영된 오늘날 사회운동의 특성과 역학, 가치가 무엇인지 밝히며, 특히 사이버공간과 도심공간에서 이루어진 네트워크의 혁명적 활용에 관해 고찰하면서 이것이 진정한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우리 삶에 어떤 과제와 유산을 남겼는지 설명한다.

새로운 사회운동은 실패했는가?

아랍에 찾아온 듯했던 봄은 다시 곧 겨울로 바뀌었고, 월 스트리트에서 전 세계를 향해 울려 퍼지던 99%의 목소리는 어느덧 잦아들었다. 홍콩의 높은 인구밀도를 길거리에서 시각적으로 증명해낸 우산 혁명 역시 열망하던 성과를 얻지 못하고 끝났다. 얼핏 보기에 2011년 이후 세계 각지를 뒤흔든 혁명의 구호들은 결국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꾸지 못한 듯 보인다. 이제 이를 실패로 단정하는 글들도 언론에서 종종 눈에 띈다. 혁명은 정말로 실패한 것일까?
아랍 혁명이 세상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던 2015년 10월 9일, 노벨평화위원회는 2015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튀니지 국민4자대화기구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모든 이의 예상을 벗어난 수상 결과였다. 사실 아랍에 다시 찾아온 겨울 속에서도 튀니지는 재스민 혁명 이후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을 조금씩 현실화해가고 있었다. 2014년에는 국민의 기본권을 폭넓게 보장하는 새로운 헌법을 제정하고, 자유선거를 통해 대통령을 선출하기도 했다. 그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고 갈 길 역시 험난하겠지만, 튀니지 국민의 분노는 조금씩이나마 희망으로 바뀌는 듯하다. 사람들은 예상치 못한 노벨평화상 수상 소식에 놀라면서도 이것이 아랍 혁명 이후 내전과 테러 위기에 빠져 있는 많은 아랍 국가, 나아가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으로 불타올랐다가 좌절한 전 세계 많은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것으로 이야기한다.
세계적인 커뮤니케이션 학자 마누엘 카스텔이 2011년 이후 전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사회운동을 분석한 이번 새 책 『분노와 희망의 네트워크』에서는 각 운동의 결과를 놓고 성패를 가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결과와 상관없이 이 사회운동이 다난했던 ‘과정’을 통해 우리의 미래에 크나큰 유산을 남겼다고 말한다. 결과적으로 실패가 아니냐며 많은 이가 냉담해할 때, 카스텔은 사회운동의 과정에서 벌어진 일들을 차근히 짚어가면서 오히려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있다. 과연 카스텔은 거기서 무엇을 본 것일까?

세계적 석학 마누엘 카스텔이 말하는 새로운 사회운동 그리고 변화하는 사회

이 책에서 카스텔은 먼저 2011년 이후 아랍 지역과 아이슬란드, 스페인과 미국, 터키와 브라질, 칠레와 멕시코 등지에서 벌어진 사회운동의 과정을 자세히 펼쳐 보이면서, 이러한 사회운동에서 드러난 공통적인 특성을 짚어낸다. 이 책에서 꼼꼼하게 풀어낸 운동의 상세한 과정은 그 자체로 우리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지만, 여기서는 그러한 사회운동 과정에서 나타난 공통된 특성 몇 가지를 카스텔의 설명을 빌어 몇 가지만 간추려 소개해본다.

1. 다양한 형태로 네트워크된다.
이번 사회운동에서 인터넷과 이동통신 네트워크 활용은 돋보였지만, 실제로 네트워킹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나타났다. 즉, 기존의 사회적 네트워크와 운동의 활동 단계에서 형성된 네트워크 그리고 온·오프라인의 네트워크가 모두 적절히 활용되었다.

2. 인터넷에서 시작되어 도심공간을 점거함으로써 하나의 운동이 된다.
사회운동들은 대개 인터넷 소셜 네트워크상에서 시작되었지만, 광장을 점거하거나 거리시위를 지속하며 도심공간을 점거함으로써 하나의 실체적인 운동이 되었다. 또한 점거와 시위를 통해 오프라인에서 네트워크를 구축한 뒤에도 기성 권력이 가하는 각종 제약을 자유로운 인터넷 공간을 통해 극복해나갔다.

3. 지역적인 동시에 글로벌하다.
구체적인 맥락과 자체적인 이유로 시작된 운동은 독자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도심을 점거하고 인터넷 네트워크와 연결해 운동의 공공공간을 형성했다. 그러나 운동은 전 세계와 연결되었고, 다른 경험들에서 배우며, 자신의 운동 동원에 활용하려고 이 경험들에서 영감을 얻기도 했다는 점에서는 글로벌하다. 더 나아가 이 운동은 인터넷에서 범세계적인 논의를 지속하며, 때로는 각 지역의 네트워크에서 같은 시각에 글로벌 시위를 함께하자고 촉구하기도 했다.

4. 공식 지도부가 없다.
이러한 사회운동은 네트워크들의 네트워크이기 때문에, 인식할 수 있는 중심이 없고, 많은 연결점 사이의 상호작용에 의한 협의와 조정 기능을 보장할 뿐이다. 의사결정은 보통 집회와 집회에서 정한 위원회에서 이루어진다. 늘 그런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이는 지도부 없는 운동을 의미한다. 특히 이러한 특성은 지도자가 될 인물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운동의 이유 중 하나, 즉 평상시의 정치 경험에서 배신감을 느꼈고 조종당하고 있다고 생각한 유권자의 정치적 대표자에 대한 거부에 근거한다. 중재해야 할 갈등은 있었지만, 참가자들은 자치를 통해 사회운동을 이끌어간다는 절대적인 원칙을 수용하고 지켜나갔다. 이는 운동에서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행함으로써 그것의 미래 기반을 다지는 조직 절차이자 정치적 목표였다.

5. 수평적 네트워크를 통해 함께함으로써 분노를 희망으로 전환한다.
인터넷과 도심공간 모두에 있는 수평적·다중적 네트워크는 ‘함께하기’의 상황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함께하기’를 통해 분노를 한데 모아 두려움을 극복하고 희망을 찾기 때문에 이는 운동의 핵심 이슈이다. 수평적 네트워크는 공식 지도부의 필요성을 배제하면서 협력과 연대를 지지한다. 운동은 그들이 반대하는 사회적 가치의 파급에 맞서 스스로 해결책을 만들었다. 목적으로 수단을 정당화하지 않으며, 수단이 변혁의 목표를 구현한다는 것은 이번 사회운동들의 일관된 원칙이었다.

6. 자기성찰적이다.
참가자들은 하고자 하는 바와 성취하고자 하는 바(염원하는 사회와 민주주의의 모습)가 무엇인지, 그리고 많은 운동이 특히 자치와 주권의 정치적 위임 면에서 그들이 변혁시키려고 했던 시스템의 메커니즘을 스스로 답습함으로써 빠졌던 함정을 어떻게 피해야 하는지 자문했다. 이러한 자기성찰은 집회의 숙의 과정과 인터넷의 여러 토론장, 소셜 네트워크상의 무수히 많은 집단토론과 블로그에서 나타났다.

7. 비폭력을 지향한다.
폭력은 극적이고 선택적인 장면을 미디어에 제공하며, 운동에서 터져 나온 비판을 가능한 한 재빨리 억누르고 싶은 정치인과 사회지도층의 계략에 이용되기도 한다. 폭력이 골치 아픈 문제인 이유는 이것이 단지 전술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은 운동의 생성과 소멸을 정의하는 문제이다. 운동의 실천과 담론이 사회 전반에서 공감대를 형성할 때에만 운동이 사회 변화를 일으킬 기회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회운동 참여자들은 제도적 통로에서 공정한 참여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정치기관이나 기업에 압력을 행사하고자 공공장소 점거 및 파괴 전술을 활용하기 마련이다. 이에 대해 제도적 맥락과 운동의 도전 강도에 따라 폭력의 수위가 달라지는 탄압은 집단행동의 전 과정에서 되풀이되었다. 기본적으로 운동은 평화적인 시민불복종 운동으로 이루어졌지만, 점거나 항거의 과정에서 벌어지는 폭력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운동의 정당성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에 관해 참여자들은 끊임없이 토론했다.

8. 이상적인 민주주의를 기획하고 실천한다.
운동은 네트워크된 민주주의에 기반을 둔 직접민주주의와 숙의민주주의를 제안하고 실행했다. 운동은 지역공동체와 가상공동체의 상호작용에 기반을 둔 네트워크된 민주주의의 새로운 유토피아를 기획했다. 유토피아는 단지 환상이 아니다. 자유주의, 사회주의, 공산주의와 같은 정치체제에 뿌리를 둔 현대의 정치 이데올로기의 대부분은 유토피아에서 유래했다. 왜냐하면 유토피아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꿈을 불어넣음으로써, 또한 행동을 이끌고 반발을 일으킴으로써 물질적인 힘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네트워크된 사회운동들은 실행 과정에서 네트워크 사회 문화의 핵심인 새로운 유토피아, 즉 사회제도에 관한 자율적 주체의 유토피아를 제안했다.

네트워크된 사회운동의 유산

카스텔의 설명에 따르면, 이러한 네트워크된 사회운동은 이전 시대의 것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민주적 운동이다. 지역공간과 인터넷 네트워크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세워진 자율공간에서 공론의 장을 재건했으며, 집회 기반의 의사결정을 실험하고, 인간 상호작용의 토대인 신뢰를 다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운동은 계몽주의 시대의 자유혁명에서 유래한 시민권의 원칙을 인정하는 한편, 그동안 이 원칙에서 소외되었던 사회적 약자들을 놓치지 않으려 애썼다.
카스텔은 이러한 실행을 통해서 생산된 문화적 변화야말로 사회운동의 중요한 유산이라고 말한다. 우리의 개인적·사회적 삶의 몇몇 결정적인 차원에 관해 다르게 생각한다면, 어떤 시점에서 제도 역시 양보해야 할 것이고 변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회운동의 과정 속에서 참여자들이 스스로 실천하고자 했던 가치는 곧 그들이 열망하는 새로운 사회의 가치였다. 그리고 함께 모여 이러한 가치를 배우고 구체화해낸 경험은 사회운동의 일시적 성패를 떠나 결국 그들이 희망하는 방향으로 사회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다시 말해, 그들은 이번 사회운동을 통해 진정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학습했던 것이다.

* 책속으로 추가 *

활동가들은 일부가 그랬던 것처럼 페이스북에서 시위를 계획했고, 트위터를 통해 시위를 조직했으며, 문자 메시지로 이를 확산하고, 유튜브를 통해 세계로 인터넷 방송을 전송했다. 시위대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하는 보안 경찰의 모습이 담긴 편집되지 않은 영상들은 정권의 폭력성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공유되었다. 이러한 영상의 바이러스성 성격과 이집트 현장에서 신속하게 쏟아져 나오는 다량의 뉴스를 이집트와 전 세계 많은 사람이 접할 수 있었던 것, 그것이 무바라크 반대 시위 동원 과정의 핵심이었다. 기존의 오프라인 소셜 네트워크의 역할 또한 중요했다. 디지털 문화에서 소외된 빈민 지역과 금요 집회 이후 이슬람 사원에서 진행되는 전통적인 사회·정치 모임에 지지를 호소하는 팸플릿을 돌렸다. 자율적 커뮤니케이션의 이러한 다중성은 고립의 장벽을 무너뜨렸으며 연대와 참여로 두려움을 극복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운동의 근본적인 사회적 형태는 공공장소를 점거하는 것이었다. 모든 네트워크 형성 과정은 자율적인 관리와 연대의 형식을 실험하고, 정부 당국의 권위에서 벗어난 정해진 영역에서의 해방으로 수렴하는 것이었다. 이것이 타흐리르 광장이 반복해서 공격받은 이유이며, 보안 경찰과 대격전을 치르면서도 광장을 계속해서 재점거했던 이유이다. _ 68~69쪽

여기에서 나의 주요 관심사는 전쟁놀이가 아니라 사회운동이 겪게 될 운명이다. 운동이 군사행동에 대항하기 위한 군사행동에 뛰어들 때, 정권의 도전자가 되기 위해 민주 운동으로서의 그 성격을 잃어버린 운동이 참혹한 내전 속에서 때때로 압제자만큼이나 무자비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지정학적 경쟁자들이 정권 붕괴 직후 발생하는 권력 진공 상태를 이용하려고 하는 경우에 한해, 내전은 이념적 역할이 무엇이든지 간에 영향력을 늘리려는 지정학적 행위자들에게 기회가 되기도 한다. 어떤 면에서 보면, 내전은 사람들을 죽일 뿐만 아니라 사회운동과 운동의 평화, 민주주의 그리고 정의의 이념도 말살한다. _ 97쪽

나는 아랍 봉기들이 이미 사회에 존재했던 디지털 또는 대면적 소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인터넷과 무선통신에서의 요구에서 출현한 자연발생적 동원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아랍 봉기들은 대체로 운동의 선두에 섰던 젊고 적극적인 참여자 대부분이 신뢰하지 않고 탄압에 의해 초토화된 공식적인 정치조직에 의해 매개되지 않았다. 디지털 네트워크와 도심공간 점거의 밀접한 상호작용은 봉기를 기반으로 한 자치기구 및 협의를 위한 플랫폼을 제공했다. 어떤 경우에는 자기방어 본능을 넘어 반국가 운동이 될 때까지 국가 폭력의 흉악한 공격에도 버틸 수 있는 탄력성을 갖기도 했다. _ 103쪽

운동에는 지역 단위나 전국 단위의 지도부가 없었다. 공식적으로 채택된 원칙은 아니었지만, 운동의 발단에서부터 모든 사람이 사실상 동의했던 사항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대변인도 인정되지 않았다. 모든 사람이 그 누구도 아니라 자신을 대변했다. 이것은 언론을 짜증나게 했는데, 언론의 이야기 기법에서는 집단행동의 얼굴이라고 할 만한 사람이 필수 요소이기 때문이다. ‘리더 없는 운동’은 대다수 활동가들이 시행하는 근본 원칙이 되었다. 역사에서 일반적으로 배신당했던 이 아주 오래되고 무정부주의적인 원칙은 이번 운동에서 이념의 색을 띠지 않았다. 이 원칙은 수평성이 규범인 인터넷 네트워크의 경험에서 드러난다. 네트워크 접점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통해 조율 기능이 실행되기 때문에 지도부는 거의 필요가 없어진다. 네트워크가 주체가 되었기 때문에 새로운 주체성이 네트워크에서 나타났다. _ 122~123쪽

운동의 심오한 자기성찰의 순간에 과정은 결과보다 중요한 문제였다. 사실, 과정이 결과였다. 새로운 사회라는 궁극적인 결과와도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이 새로운 사회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결과가 어떠해야 한다고 미리 정해진 청사진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사회 변화의 중요한 결과가 계획에 따른 목표가 아니라 운동 행위자들의 서로 연결된 경험에서 비롯되는 진정한 혁명적 변화이다. 비효율적인 집회가 중요한 것은 이것이 새로운 민주주의의 학습곡선이기 때문이다. 위원회가 존재하고 사라지는 이유는 효율성이 아니라 시간과 아이디어로 여기에 기여하는 사람들의 헌신에 있다. 비폭력이 행동의 근본인 것은 비폭력적인 세상은 폭력(혁명적 폭력은 말할 것도 없다)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이 이 비생산성 논리를 가장 중요한 정신적 변화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들은 과정의 느긋함을 받아들였고, 느긋함이 미덕이었기에 그들 스스로 장기적 안목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느긋함의 미덕은 자기성찰의 시간을 갖게 하고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게 한다. 또한 새롭게 만들어지는 세상을 축하하는 전주곡으로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과정을 즐길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한다. “우리는 멀리 가야 하기 때문에 천천히 간다”는 가장 인기 있는 구호 중의 하나였다. _ 136쪽

①많은 사람이 현재의 정치적 과정틀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은 자신만을 믿는다. ②이 운동은 여느 때처럼 정치를 생략하고 분노와 꿈을 통합했기 때문에 광범위하고 강력하다. 이는 운동의 강점이기도 하지만 약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것이 바로 월스트리트 점거운동이다. 이 운동은 언제나 바뀌지 않는 세계관을 지지해줄 새로운 세력을 찾는 낡은 좌파를 대리한 것이 아니다. 이 운동은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이 사회의 일부가 아니라 다른 사회의 전부를 요구한다. _ 166쪽

사회저항이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거리시위를 통해 궁극적으로 사회질서를 붕괴시킨다 해도, 사실 거의 대부분이 새로운 형태의 사회운동을 표현하는 것은 아니다. 전통적인 정치 혹은 모든 종류의 봉기도 소셜 네트워크에서 일어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이 네트워크된 사회운동을 만들지는 않는다. 딱 들어맞는 사례가 중국이다. 중국 정부의 데이터에 따르면, 엄격한 통제가 이뤄지는 국가라는 서구의 이미지와는 반대로 2010년에 10만 건이 넘는 무질서한 시위들이 있었는데, 이는 1만 건 미만이던 10년 전보다 증가된 수치이며, 그 가운데 많은 시위가 폭력적이었다(Hsing, 2014). 다른 자료에서는 이 수치를 18만 건으로 표기하고 있다. 그러나 공간과 시간이 제한된 몇몇 동원을 제외하고는, 이러한 역동성을 통해 형성된 자율적인 사회운동의 사례는 거의 없다. 이는 대의민주주의 권리를 주장하면서 베이징의 통제에 도전한, 진정한 의미에서 자율적이고 네트워크된 사회운동인 2014년 9월과 10월의 홍콩 우산 혁명과 대조를 이룬다(Fang, 2014). _ 198쪽

희망도 믿음도 없이 경제위기에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곳곳에 만연한 사회적 불평등은 참을 수 없는 것이 되었다. 사회적·정치적 분노가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러나 사회운동은 단지 빈곤이나 정치적 절망으로부터 일어나지 않는다. 사회운동은 노골적인 불평등에 대한 분노와 다른 지역에서 일어난 봉기의 성공이 보여준 변화 가능성에 대한 희망, 즉 감정의 동원을 요구한다. 각각의 봉기는 인터넷에서 이미지와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그다음에 일어날 봉기에 영향을 미친다. 이 운동들이 일어난 맥락은 서로 확연히 다르지만, 확실한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인터넷 시대의 사회운동의 형성이라는 점이다. _ 201쪽

일상적인 정치 혹은 새롭고 혁신적인 정치는 스페인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일어난 네트워크된 사회운동의 유산이 직면한 딜레마이며, 이 딜레마의 해결 방안이 다가올 미래의 민주주의 활동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_ 248쪽

엄밀히 말해서 나는 우리가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포데모스와 그 후속편들이 스페인 전체 정치인들의 맹공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는 여러 사안 가운데 카탈루냐와 스페인 사이의 헌정 위기 상황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2014년 12월, 인종차별적인 잔혹 행위를 저지른 경찰의 면책에 항의하는 대규모 동원이 불공정에 반대하는 저항 정신이 살아 있음을 보여주었지만, 점거운동으로 미국 사람들의 마음속에 뿌려진 씨앗들이 사회적 위기의 순간에 솟구쳐 오를지도 알 수가 없다. 또는 오바마 정부의 유산이 가져온 희망의 잔해 위에서 새로운 저항 후보들이 선출되는 일이 미국에서 일어날지도 모르며, 재선에 성공한 브라질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2014년 선거를 거의 좌지우지할 뻔했던 사회운동의 도전을 받아들일 수도 있다. 내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중대한 정치 변화가 머지않아 네트워크된 사회운동의 실천에서 비롯될 것이며, 이러한 운동이 카탈루냐에서 홍콩까지 전 세계에 걸쳐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왜냐하면 사회적 위기와 갈등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러한 역사적 이행의 시대에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며, 현재 거의 모든 곳의 정치제도들이 시민들의 마음속에서 비효율적이고 불합리하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마음은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의 바람에 의해 열리게 되고 두려움 없는 젊은이들이 실행하는 권한 강화 행위에 영감을 준다. _ 251~252쪽

목차

제1장 / 시작하며: 생각을 연결하고, 의미를 창조하고, 권력에 저항하라

제2장 / 혁명의 전주곡: 여기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튀니지: ‘자유와 존엄의 혁명’ | 아이슬란드의 키친웨어 혁명: 금융 붕괴에서 새로운 헌법의 탄생까지 | 남쪽에서 부는 바람, 북쪽에서 부는 바람: 사회를 변화시키는 다양한 문화적 지렛대

제3장 / 이집트 혁명
이집트 혁명에서 ‘흐름의 공간’과 ‘장소의 공간’ | 인터넷이 촉발한 혁명에 대한 정부의 대응: 전면 차단 | 시위대들은 누구이고, 시위란 무엇인가 | 혁명 속의 여성들 | 이슬람의 과제 | “혁명은 계속된다” | 이집트 혁명에 대한 이해

제4장 / 존엄, 폭력, 지정학: 아랍 봉기와 그 종말
폭력과 국가 | 디지털 혁명일까 | 2014년 후기

제5장 / 리좀 혁명: 스페인 인디그나다스
자기 매개(self-mediated) 운동 | 인디그나다스는 무엇을 원하는가 | 운동의 담론 | 사실상의 민주주의 재창조: 총회가 이끄는 리더 없는 운동 | 토론에서 행동까지: 폭력에 관한 논쟁 | 정치시스템에 저항한 정치운동 | 리좀 혁명

제6장 / 월스트리트 점거운동: 세상의 소금을 캐다
분노, 규탄, 불꽃 | 불타는 대평원 | 네트워크된 운동 | 사실상의 직접민주주의 | 요구 없는 운동: “과정이 메시지다” | 비폭력운동을 향한 폭력 | 운동의 성과 | 세상의 소금

제7장 / 네트워크된 사회운동: 글로벌 트렌드인가
개요 | 터키의 신구 세력 간 충돌: 2013년 6월 게지 공원 | 개발 모델에 대한 도전과 정치 부패를 향한 규탄: 2013~2014년 브라질 | 신자유주의를 넘어서: 2011~2013년 칠레 학생운동 | 미디어-국가 복합체의 실패: 멕시코의 ‘나는 132번째다’운동 | 네트워크된 사회운동과 사회저항

제8장 / 네트워크 사회 속에서 변모하는 세상
네트워크된 사회운동: 새로운 형태인가 | 인터넷과 자율 문화 | 네트워크된 사회운동과 정치 개혁: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제9장 / 네트워크된 사회운동과 정치 변화
개요 | 정통성과 정치 변화의 위기: 글로벌 관점 | 이탈리아 의회민주주의의 실패에 대한 내부로부터의 도전: 베페 그릴로와 5성운동 | 정치체제에 관한 네트워크된 사회운동의 영향 | 정치 변화의 지렛대?

제10장 / 분노와 희망을 넘어서: 네트워크된 사회운동의 생성과 소멸

저자소개

저자 마누엘 카스텔Manuel Castells은 미국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의 교수이며, 커뮤니케이션 기술과 사회를 연구하는 월리스 애넌버그 스쿨의 석좌교수이다.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교 사회학과의 명예교수직을 맡고 있기도 하다. 마누엘 카스텔은 22개 국어로 번역된 『정보시대 경제, 사회 그리고 문화』 3부작(국내에서는 『네트워크 사회의 도래』, 『정체성 권력』, 『밀레니엄의 종언』으로 번역되어 출간), 『커뮤니케이션 권력』을 포함한 스물여섯 권의 책을 출간했다. 미국정치사회과학학술원, 영국학술원, 유럽학술원, 스페인왕립경제학술원의 회원이며, 유럽연구위원회의 창립이사이기도 하다. 2012년 노르웨이 의회로부터 홀베르(Holberg)상을 수상했으며, 2013년에는 사회학 연구 업적으로 발잔(Balzan)상을 수상했다.

도서소개

『분노와 희망의 네트워크』는 세계적인 커뮤니케이션 학자 마누엘 카스텔의 저서로, 아랍 혁명과 월 스트리트 점령운동, 그리고 아이슬란드, 스페인, 터키, 브라질, 칠레, 멕시코 등 2011년 이후 전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사회운동을 집중 분석했다. 카스텔은 자발적으로 일어나 인터넷으로 소통하고 도심공간을 점거하며 지도부 없이 운영된 오늘날 사회운동의 특성과 역학, 가치가 무엇인지 밝히며, 특히 사이버공간과 도심공간에서 이루어진 네트워크의 혁명적 활용에 관해 고찰하면서 이것이 진정한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우리 삶에 어떤 과제와 유산을 남겼는지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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