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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지 전쟁

쪽지 전쟁

  • 전은지
  • |
  • 책읽는곰
  • |
  • 2015-11-23 출간
  • |
  • 183페이지
  • |
  • ISBN 9791158360177
★★★★★ 평점(10/10) | 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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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쪽지 전쟁》은 《천 원은 너무해!》로 어린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전은지 작가의 두 번째 작품입니다. 《천 원은 너무해!》의 수아가 딸을 모델로 했다면,《쪽지 전쟁》의 헌철이는 아들을 모델로 한 작품입니다. 실제로 남매와 아옹다옹하며 지내 온 일상에, 아이들을 생각하는 엄마의 달콤 쌉싸래한 마음이 보태져 재미난 이야기가 완성된 것이지요. 이경석 작가의 그림은 지현이와 수혜, 헌철이의 달콤 쌉싸래한 이야기에 코코아 한 숟가락을 더 보태 주었습니다. 지현이와 수혜 사이에서 고심하는 헌철이 입장이 되어 그림을 그렸다는 작가는 어린이들이 이 책을 읽으며 친구 사이를 달달하게도, 씁쓸하게도 만드는 ‘말의 힘’을 느끼길 바랐다고 합니다.
《천 원은 너무해!》 전은지 작가의 신작!
“지구보다 무거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말,
말은 진짜진짜 힘이 세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더니 내가 바로 그 꼴이야.
내 단짝 친구 지현이랑 이종사촌 수혜가 벌써 한 달째 전쟁 중이거든.
담임 선생님이 서로 말을 못 하게 했더니 이젠 쪽지로 싸우지 뭐야.
난 녀석들 쪽지 배달하느라 아주 죽을 맛이고.
누가 이 녀석들 좀 말려 줘!

“지현이랑 수혜 사이가 처음부터 나빴던 건 아니야. 무심코 건넨 말 한마디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서로 마음을 상하게 했어. 지현이도 수혜도 일부러 그런 건 아닌데, 상처받은 마음이 쉬 아물지 않고 계속 덧나기만 했지. 게다가 나까지 나서서 불난 집에 기름을 붓고 말았어. 싸움이 더 심해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그만 지현이와 수혜의 뼈아픈 기억을 들추고 만 거야. 둘 다 마음의 상처를 안고 있으니 서로를 잘 이해하면 사이가 좋아질 거라 생각했던 거지. 정말 미련했어. 이 일로 지현이랑 수혜 사이는 완전히 틀어졌어.
하루도 빠짐없이 싸우는 두 녀석 때문에 담임 선생님도 몹시 골치가 아프셨나 봐. 선생님은 궁리 끝에 ‘쪽지 대화법’을 제안하셨지. 나더러는 두 녀석이 예의를 갖춰 쪽지를 잘 쓰는지 지켜봐 달라고 하셨고. 선생님이 타 주신 유난히도 달콤한 코코아에 홀딱 넘어가서 알았다곤 했는데……. 아, 최지현과 노수혜 사이에 껴서 정말 지옥이 따로 없어! 도대체 언제까지 이 고생을 해야 해?”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을래, 천 냥 빚을 질래?
우리는 말을 통해 다른 사람과 관계 맺고 살아갑니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 주는 것도 말이고, 사람과 사람 사이를 갈라놓는 것도 말입니다. 말에는 엄청난 힘이 있습니다. 단순히 말하는 사람의 생각을 전달하는 걸 넘어서, 듣는 사람의 생각이나 행동을 바꿔 놓기도 하지요. 게다가 말은 한번 입 밖에 나오면 다시 주워 담을 수가 없습니다. 누구나 무심코 뱉은 말을 수습하느라 진땀 빼 본 적이 한 번은 있을 거예요. 그래서 예부터 말에 관한 수많은 격언이 존재해 왔을 테고요.
지현이랑 수혜 사이가 틀어진 것도 말 한마디 때문이었습니다. 수혜는 새로 짝이 된 지현이에게 관심을 표현하려다 본의 아니게 상처를 줍니다. 지현이는 상처받은 자신을 방어하려고 가시 돋친 말로 수혜에게 상처를 주지요. 둘은 경쟁이라도 하듯이 점점 더 독하고 뒤틀린 말들을 서로에게 쏟아냅니다. 헌철이는 둘 사이의 오해를 풀어 주려고 말을 보태지만, 오히려 불난 집에 기름을 퍼부은 격이 되고 말았지요.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기는커녕, 천 냥 빚을 덜컥 떠안고 만 거예요.
담임 선생님은 수혜와 지현이, 그리고 중간에 낀 헌철이에게 ‘말의 힘’에 대해 생각해 보자고 제안합니다. 그리고 ‘쪽지 대화법’이란 처방을 내리지요. 말을 조심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으니, 서로 하고 싶은 말은 글로 쓰고, 보내기 전에 한 번 읽어 보고, 보내도 될 말이다 싶으면 그때 전하자는 뜻으로요. 그럴듯한 처방이었지만, 일이 간단히 해결되기엔 두 사람 사이에 쌓인 ‘말빚’이 너무도 컸나 봅니다. 한껏 예의를 갖춘 ‘하십시오체’의 문장 속에, 서로의 마음을 찌르는 칼과 창과 화살이 난무하는 걸 보면 말이지요. ‘쪽지 대화법’이 소리도 없이 맹렬한 ‘쪽지 전쟁’이 되어 버린 거지요.

“모양도, 무게도 없는 말의 힘이 엄청나다는 걸 깨달았다”
둘 사이에 끼어 질식할 지경에 이른 헌철이는 참다못해 마지막 무기를 꺼내듭니다. 선생님은 어떻게든 둘을 화해시키겠다고 작정했고, 자칫하다가는 한 학년 내내 이 지긋지긋한 쪽지 전쟁 속에서 보내야 할 것 같았거든요. 그 무기란 바로 ‘가짜 쪽지’. 선생님이 타 준 코코아가 사카린 한 숟갈로 특별한 맛을 내듯(이건 순전히 헌철이의 착각이었지만), 그럴듯하게 만든 가짜 쪽지가 위력을 발휘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수혜와 지현이 사이는 쓰디쓴 코코아, 선생님이 제안한 쪽지 대화법은 코코아 가루에 첨가한 설탕. 그런데 설탕만으로는 단맛이 부족하다면 사카린이 필요하고, 가짜 쪽지가 바로 사카린이 되어 줄 거라는 기막힌 깨달음을 얻은 거지요.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헌철이가 선택한 문제 해결 방식은 정공법은 아닙니다. 하지만 가짜 쪽지에 담긴 별것 도 아닌 말들이 지현이와 수혜의 마음을 서서히 흔들어 놓기 시작합니다. 마침내 둘은 함께 모둠 숙제를 하기에 이르고, 지현이 입에서 수혜가 그토록 기다리던 말이 나옵니다. “노수혜, 고맙다.”
두 친구에게 서로의 입장을 이해시키려고 끊임없이 노력한 헌철이는, 이번 쪽지 전쟁을 통해 그 누구보다 훌쩍 성장했을 거예요. “나는 모양도, 무게도 없는 말의 힘이 엄청나다는 걸 확실히 깨달았다.”고 고백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말이죠. 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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