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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프트 대구 8

레프트 대구 8

  • 레프트 대구 편집위원회
  • |
  • 메이데이
  • |
  • 2014-05-01 출간
  • |
  • 320페이지
  • |
  • 152 X 225 X 20 mm /467g
  • |
  • ISBN 9788991402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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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교원노조운동, 그 투쟁의 역사 그리고 현재 자본주의의 쇠퇴와 노동자계급

참사의 시대에 책을 펴내며 _이득재 편집위원장

설왕설래 그야말로 설왕설래다. 세월호 참사를 두고 국가안전관리체계에 구멍이 났다느니 하며 참사의 원인을 두고 말들이 많다. 세월호 참사는 신자유주의적인 규제완화 때문에 일어났고 기적이 일어나지 않은 것은 민영화 때문이다. 선박 수명을 20년에서 30년으로 연장한 이명박 정권의 규제완화 바람에 2012년 문제의 세월호가 국내에 수입된 것이 문제다. 현 정권 또한 규제완화에 앞장섰으니 이번 참사의 공범이다. 청해진 해운이 그동안 인천 - 제주 간 항로를 독점한 것도 문제다. 항로를 다변화했더라면 사람들이 세월호를 탔을까. 세월호가 기울어진 후 사람들을 구하지 못한 것은 하청에서 돈 버는 재미를 본 청해진 해운이 언딘 소속 잠수부 외에는 그 누구도 사고 현장에서 잠수하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항로 독점에 이어 잠수 독점까지 겹치면서 며칠 동안 한 명도 구조하지 못하는 사이 아이들이 죽어나갔다. 안전관리 소홀이 원인이 아니다. 규제완화 독점 민영화, 이것의 총화 이데올로기인 신자유주의가 그 원인이다.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로 인하여 어디 학생 시민만 죽었던가. 노동자 민중은 맞아 죽고 밟혀 죽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세월호 참사 전에도 노동자 민중의 유족들은 피 말리는 생을 힘겹게 버텨 가고 있다. 세월호 유족들의 미래도 마찬가지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한국 사회에 만연한, 재벌만을 위하는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가 침몰하지 않는 한 세월호 참사는 반복된다. 청해진에 대출해 주며 온갖 특혜를 다해준 국가가 이제 다시 검찰을 동원해 청해진 일가를 수사한다니 참으로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세월호 선박 수명 연장을 누가 승인해 주었는가. 결국 국가 아닌가. 국가가 나서서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로 한국 사회 전체를 오염시키지 않았는가. 그 업을 세월호에 탄 생명들이 지고 떠난 것이다.
애도로는 문제가 봉합될 뿐이다. 프로이트는 애도가 끝나면 새살이 돋는다고 했다. 과연 그런가? 삼풍백화점 망자들의 유족의 마음 속에 새살이 돋았던가? 세월호 유족들의 가슴에 새살이 돋을 거라고 상상하는가? 상실의 고통은 파편이 되어 유족들의 마음 구석구석에 박혀 있다. 애도는 끝날 수 없다. 애도를 종식시키려면, 새살이 돋으려면 중국발 미세먼지보다 더 진하게 한국 사회를 더럽힌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가 붕괴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 정권 들어서서 신자유주의 정책은 더욱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자회사 설립 방식으로 민영화 아닌 사유화를 용인하고 규제완화를 비롯한 각종 특혜로 자본 독점을 부추기는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에 맞서 현재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인가. 세월호 참사로 죽어간 생명들 앞에 국화꽃을 바치는 것으로 끝인가? 전국적인 애도 물결이 커져가면서 ‘애도의 국가화’라는 상징 조작이 감행되는 지금 그 애도는 분노로 변해야 한다. 국가에 대한 분노를 넘어 자본에 대한 분노, 의료 ? 철도 ? 가스 ? 물 등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분노가 일어나야 한다. 국가가 전국적인 애도 분위기로 유가족과 국민들 틈에서 터져 오르는 분노를 삭이고 사회가 50일 후 2014 브라질 월드컵을 통해 애도를 축제로 뒤덮어 버리기 전에 노동자 민중이 먼저 분노해 일어나야 한다. 그래서 5월 1일이 중요하다.

요즈음 인기 사극 《정도전》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성리학으로 무장한 정도전과 이성계가 부패한 고려를 무너뜨리고 조선을 건국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는 혁명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사극에서 이성계가 함경도로 떠나는 날 고려의 마지막 충신 정몽주는 이성계에게 국가에 충성하라는 뜻으로 ‘충’자를 선물로 주지만 정도전은 이성계에게 대업을 이야기하며 ‘사’자를 선물로 준다. 그런데 그 ‘사’자는 입 구 자와 사람 인 자로 이루어져 있는 바 이에 따르면 역‘사’란 배고픈 사람들의 입을 채워주는 것이다. 도탄에 빠진 고려 백성들을 위해 역성혁명이라는 대업을 이성계와 함께 이루려 하는 정도전은 사극에서 “개혁을 원하는 자들이 혁명을 원하겠느냐”라는 촌철살인 같은 말을 한다. 개혁과 혁명의 차이가 굳이 이론을 통과하지 않아도 몸으로 전달되는 기분이었다. 선거철이 다가오면서 개혁을 원하는 사람들은 다시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선거판에 뛰어들며 민주주의의 훼손을 성토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도전이 꿈 꾼 것은 개혁이 아니라 혁명이었다.
정도전이 혁명을 위해 무장한 이론이 성리학이라면 좌파는 사회주의일 것이고 이성계가 혁명 대업에 동참할 수 있었던 계기는 위화도 회군이었다. 사극 《정도전》을 보면서 혁명 혹은 변혁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성리학으로 무장한 정도전과 군사소비에트를 이끌던 이성계가 있으면 혁명은 오는 것인가. 정도전의 선물 ‘사’자가 상징하듯이 오늘날 북유럽의 복지국가의 틀까지 공격하는 신자유주의의 맹공 앞에서 노동자 민중은 고려 시대 백성들보다 더 깊고 더 넓게 자본주의의 착취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의 전 재무장관 래리 서머스는 지난해 11월 국제통화기금(IMF) 연례 콘퍼런스에 참석해서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이 ‘영속적 경기침체(secular stagnation)’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이 점에 대해 시사인 이종태 기자는 이렇게 말한다. “여기서 ‘영속적’이라는 형용사가 의미하는 바는, ‘경기침체’가 자본주의(혹은 시장경제)의 병이 아니라 체질, 즉 ‘정상적(normal)’인 상태라는 것이다. 무서운 이야기다.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스스로는 충분한 고용과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없는 ‘불구의 시스템’이라는 얘기니까! 이렇게 보면 국가의 경기부양 정책(재정지출, 통화량 팽창)은 ‘필요악’이 아니라 ‘필수 선(善)’이다.” 시장근본주의자인 서머스가 자본주의를 가리켜 회복 불가능한 불구 시스템이라고 진단할 정도로 자본주의는 낫지 않는 치명적인 질병을 가진 시스템이다. 다만 착취의 영역이 소진되지 않는다면 당분간 기사회생할 수 있는 여력도 있다. 자본주의가 현재 술에서 깨지 못해 심각한 숙취 상태(경기침체)에 있지만 약의 도움을 빌려 알코올 영향권에서 잠시 벗어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여기까지는 좌파 포스트케인주의의 입장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이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신체 자체의 알코올 정화 능력까지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는 새로운 착취영역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석유 생산량이 처음으로 러시아의 그것을 앞지르고 셰일 가스층이 발견되면서 자본의 투자 움직임이 이미 시작되었다. 그리고 2010년 150조 원 규모의 탄소배출권 시장 규모는 점점 더 커져가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 GNR(유전자 + 나노 + 로봇) 혁명, 세계 최대의 FTA인 TPP(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를 주도하면서 혁명의 가능성을 연기시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과연 이러한 변화가 지난 20년 간 지속적으로 하락한 실질이자율을 회복시키거나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잉여가치율을 끌어올릴지는 더 생각해 봐야 할 일이지만 유해식품이든 의료든 심지어는 물, 전기, 가스를 넘어 우리가 숨 쉬며 마시는 공기, 생명까지 상품화하는데 능수능란한 자본주의가 스스로 언제 목숨 줄을 놓을지 알 길이 없다. 우리는 화폐경제를 이야기하지만 화폐경제와 동일한 50조 달러의 규모를 가진 비화폐 자본주의 시장이 극성을 부리는 시대에 마르크스가 말했듯이 자본주의가 스스로 장벽을 세워 언제 붕괴할지 현재로서는 알 길이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비화폐경제가 창궐하고 착취를 통한 자본의 탐욕의 제국이 그 시장세를 넓힌다 해도, 화폐경제 안에서 노동자를 착취하는 방식들이 소진된 것이 아니라 손배소 가압류 등의 방식으로 더 악랄하게 진화하고 있다고 해도 2008년 주택시장을 통해 일어난 경제위기가 다른 곳에서 더 깊고 넓게 다른 방식으로 터져 나올 수도 있다.
《레프트 대구》 8호는 이번에 특집을 두 개 마련했다. 제 작년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면 전교조를 먼저 건드릴 것이라 예상했다. 아니나 다를까 박근혜 정권은 전교조를 법외 노조로 만들면서 전교조 탄압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전교조를 탄압하기로 마음먹은 그 심오한 뜻을 알 길은 없지만 득달같은 전교조 탄압은 오랜만에 전교조를 싸움닭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싸울 거리가 있어야 움직이는 전교조는 그 나름대로의 한계에 봉착해 있다. 특집 글들을 읽으면서 그 돌파구를 생각해 보자. 손호만 전교조 대구지부 참교육실장의 「교원노조운동의 역사 - 4 19 교원노조를 중심으로」, 이배호 전교조 경북지부 지부장의 「전교조투쟁의 의미와 앞으로의 전망」, 천재곤 전교조 대구지부 지부장의 「전교조 ’법외노조화‘의 쟁점과 과제」, 임순광 《레프트 대구》 편집위원의 「시간제 교사, 학교 불안정노동 확산의 시한폭탄」을 읽으면 전교조 운동의 과거 현재 미래를 통시적으로 볼 수 있다.
또 다른 특집으로 이일재 혁명 전사 추모 사업회 주최로 지난 2월 15일 국채보상공원에서 ‘오늘 변혁을 말한다’는 주제로 열린 공개토론회에 올라온 발표문, 김형계, 고민택, 조돈희의 토론문, 그리고 토론회를 스케치한 글이 실렸다. ‘코뮤니스트 정치조직의 결성’을 제안한 오세철 교수의 토론문「자본주의 쇠퇴기의 위기의 본질과 코뮤니스트 운동의 전망」은 자본주의가 지난 40년 동안 현재까지 계급투쟁의 객관적인 조건을 마련해 주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좌파 노동자정치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오세철 교수의 글은 공산주의 좌파의 논쟁 - 국제공산주의흐름(ICC)과 국제공산주의경향(CWO)의 ‘시장과 이윤을 둘러싼 논쟁 - 을 소개하고 있어서 다소 어려운 이론이 나오지만 읽어 볼만한 글이다. “좌파들은 원론적으로 노동자 계급의 관점과 원칙을 강조하지만, 그 노동자 계급이 어디에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문제 제기한 울산노동자배움터의 안승천 씨는 「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한국노동운동의 역사적 평가와 전망」이라는 토론문에서 노동자 주체가 운동 안에 처해 있는 위치를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이야기한다.
생각해 보면 2008년 금융위기로 촉발된 자본주의 위기 논쟁도 아큐파이 운동도 아랍의 봄도 모두 시들해진 것 같다. 도대체 자본주의 체제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자못 궁금하다. 주체의 역량도 분산에 분산을 거듭할 뿐 운동의 혁신으로 거듭나고 있지 못하다. 국가와 자본의 공세는 더 강화되는데 공격을 막기도 버겁다. 물론 운동이 완전히 소진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우리가 생각하는 변혁, 혁명은 그저 공염불인가? 노동자계급의 정치세력화라는 구호는 지나치게 타성적이고 관성적인 것이 아닐까?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운동의 혁신이 왜 창안되지 못할까? 《레프트 대구》는 또 다시 깊은 고민에 빠진다.
이번 ‘이슈와 논쟁’ 꼭지에는 세 편의 글이 실렸다. 첫 번째 지난 대선 기간 대학의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사례로 유소희 교수 사건을 임순광 《레프트 대구》 편집위원이 「감시와 검열 권하는 사회를 넘어서」에서 다룬다. 주지하는 대로 오늘날 대학은 참담한 몰골을 하고 있다. 사상은커녕 지적인 토론이 사라진지 오래고 대학은 그저 돈만 빨아들이는 수익업체로 전락해 있다. 전교조 탄압도 그렇지만 상대방을 적으로 규정하고 또 상대방이 적으로 존재하는 현실에서는 파시즘이 발호할 수밖에 없다. 한국 사회 곳곳에 국정원의 그림자가 드리우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파시즘의 덫에 걸린 유소희 교수 사건을 통해 ‘막장 종북론’을 생각해 보자. 두 번째 이명박 정권 때부터 불기 시작한 협동조합 운동이 힐링 열풍처럼 유행이다. 사회적 경제니 공유경제니 하는 말들처럼 협동조합 운동 또한 자본주의의 목숨을 연명시키는 것인지 아니면 어떤 가능성이 있는 것인지 교육공간 《와》의 조남수 회원이 이를 살피는 글을 실었다. 페이스북에 수많은 페친을 만들고 좌우를 오가며 사회운동, 노동운동을 질타하는 권영숙 교수가 사파기금(사회적 파업 연대기금)에 관한 글 「사회적 연대로 사회적 파업을」을 기고했다.
이번 《레트드 대구》 ‘사람을 만나다’ 꼭지에서는 올해로 93살의 고령이신 이목 선생님과의 인터뷰를 실었다. 손호만 선생님과 천재곤 선생님 두 분이 어렵사리 인터뷰를 감행하셨고 임순광, 서장수 두 편집위원이 힘든 인터뷰를 정리해 주셨다. 『한국교원노동조합운동사』(1989, 푸른나무)와 『붉은 담 안에서 전한 사연』(2009, 우리교육)같은 책을 내셨고 대구 사범학교 졸업 후 일찍이 교원노조운동에 몸 담으셨던 이목 선생님의 개인사를 통해 한국 사회사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대구 21’ 꼭지에서는 건설노조 대구경북건설지부 조직부장인 배진호, 임성열 민주노총 대구 본부장, 이재식 민주노총 대구본부 수석부본부장과의 돌직구 인터뷰, 철도노조 부산지방본부 대구열차승무지부 김병석 지부장의 철도민영화에 관한 글, 함께 하는 배움 공동체로서 올 해에 문을 연 교육공간 《와》에 관한 글이 실렸다. 《레프트 대구》의 브랜드 꼭지라 할 ‘대구 21’ 글은 글을 모으는 과정에서 그 브랜드 가치를 조금은 갉아 먹은 것 같아 송구스럽다. 날이 갈수록 치열한 정신이 산만해진 탓일 것이다. 대구 노동운동의 총아로 떠오른 대구 건설노조의 투쟁의 기록은 우리에게 반성과 성찰을 요구한다. 민주노총 대구본부 제 8기 신임임원들과 임순광 《레프트 대구》 편집위원이 한 인터뷰가 얼마나 돌직구 인터뷰였는지는 독자들 스스로 가늠하시길 바란다. 민영화가 아닌 사유화 문제인 철도민영화 문제는 철도 노조 안팎으로 아직 끝나지 않은 싸움이다. 배움 공동체 《와》가 지역운동, 노동운동 및 사회운동에 기여하고자 올 초에 문을 열었다. 문은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세상을 확 뒤집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얄궂게 정파의 눈으로 볼 필요가 없는 단체다.
이번 《레프트 대구》에도 저번 호에 이어 외국노조에 대한 글들이 세 편 실렸다. 히로시마현 노동조합교류센터 노동학교 강사인 요시나가 히시로의 「히로시마유니언 20년의 성과와 전망」, 히로시마유니언 서기장인 앗칸다 야스히로의 「히로시마에서의 반핵 반원전운동과 피폭노동 저지를 위한 노동조합 투쟁」, 임순광 《레프트 대구》 편집위원의 「일본 노동운동 진영과의 교류 보고」가 그것이다. 피폭노동이 하청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전가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이 상영되면서 삼성 반도체 백혈병 문제가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 국내에서도 밀양 청도 송전탑 건설 반대운동이 장기화하면서 노동운동과 환경운동의 결합이 이루어지고 있다. 일본 히로시마현의 반핵 반원전 운동, 그리고 노동운동과의 결합 문제는 우리에게도 시사해주는 바가 큰 사안이다. 자본이 노동을 넘어 모든 영역을 착취의 영역으로 확산시키는 마당에 운동을 혁신시키는 돌파구가 반드시 노동운동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알튀세르의 말처럼 절합絶合이 중요할지도 모른다.
배움 공동체 《와》가 출범하기 전부터 대구에 반자본주의를 향한 치열한 학습의 열기를 가동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한 교육공간 《와》의 조덕연 교육위원이 이제까지 실시한 강의들을 토대로 「’보이지 않는 손‘의 진실」이라는 글을 실었다.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이 비판적으로 계승하고 있는 고전파 경제학 이야기를 중상주의부터 리카도까지 글에 담았다. 《레프트 대구》에 가해지고 있는, 그 ’난해하다는 악명‘의 부담감이 조금은 덜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노동과 문화’ 꼭지에는 꾸준하게 화가의 길을 가고 있는 임복남의 만평, 새로운 음반 ‘환하게’를 내놓은 우창수, 조성웅의 음반 소개, 대구대 독후감 공모 당선작을 쓴 대구대 《역지사지》의 성빛나가 쓴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 대한 글, 프랑스 내전에 대한 전근배의 서평이 실렸다. 꾸준하게 그리고 노래하고 글 쓰는 사람들이 험난한 세상에 소소한 위안이 된다.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용산 학살처럼 땅에 대한 탐욕스러운 욕망이 한국 사회를 어떻게 짓누르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소설이다. 부동산 임대소득으로 돈을 벌면서도 많은 임대 소득자가 소득세를 거의 내지 않고 있는 한국의 주택임대소득 시장은 그 규모가 잡히지 않을 만큼 어마어마하다. 임금은 하락하고 집값은 올라가는 임금과 지대 착취가 동시에 일어나는 한국 사회를 변혁시키는 길은 어디에 있는가? 마르크스가 인터내셔널에 보고하기 위해 쓴 『프랑스 내전』이 시사하고 있는 바는 없을까? ‘환하게’라는 음반 이름처럼 환한 세상이 은유가 아니라면 말이다. ‘후기’ 꼭지에 실린 성빛나의글, 희년공동체 대표인 박수규의 글 두 편을 보면서도 바리케이트 위에 서면 먼 길만 보인다.
그 먼 길에 늘 동행해 주시는 권기철 화백의 그림에 감사를 드린다.
흐드러지게 꽃들이 피었다 처참하게 진다. 노란색 개나리가 꽃잎을 떨구고 그 자리에서 연두색 잎들이 자라난다. 세월이 흐르면 연두색 잎들은 짙은 녹색 잎으로 세상사에 휘둘리고 오염되어 간다. 꽃이 잎으로 변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억만년 우주의 나이를 생각하면 찰나에 불과하다. 그 찰나의 순간에 우리는 자본주의에, 자본에, 땅에, 주택에, 주식에, 펀드에, 고리대금에, 시세차익에, 이데올로기에 오염되어 가고 노동자 민중은 생과 사의 구분이 불가능한 채 지옥을 오고 가고 있다. 봄날이 가면 뜨거운 여름이 오리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지만 혁명은 도대체 언제 올지 알 길이 없다. 저 꽃들이 다 지고 나면 변혁은 오는 것인가? 사극 《정도전》에서 이성계가 최영을 무릎 꿇게 하던 날 궁 안 도처에 죽어 나자빠져 있는 병사들을 보며 정몽주가 “이게 정녕 사람 사는 곳이란 말인가”라고 하자 정도전이 정몽주에게 던진 말이 귓가에 자꾸 맴돈다. “고려가 언제 사람 살던 곳이었던가.”
이 와중에 오바마가 한국에 온단다. 한미일 군사동맹과 TPP(환태평양 경제 동반자협정)를 관철시키기 위함이다. 오바마의 애도 추모식 참가는 껍질이다. 세월호 참사로 죽은 302명의 목숨을 이어 한미일 군사동맹과 TPP로 인해 닥쳐올 군사 경제적인 쓰나미가 우리 아이들의 미래, 우리의 미래를 덮치고 있다. 미래가 너무도 불안하다. 그래서 꽃들이 미리 모습을 감추었는가.

2014. 5. 1

편집위원장 이득재

목차

참사의 시대에 책을 펴내며 _이득재

《특집1》 교원노조 운동, 그 투쟁의 역사 그리고 현재
교원노조운동의 역사―4?19 교원노조를 중심으로 _손호만
전교조 ‘법외노조’의 쟁점과 과제 _천재곤
2013 전교조 투쟁의 의미와 앞으로의 전망 _이배호
시간제교사, 학교 불안정노동 확산의 시한폭탄 _임순광

《특집2》 자본주의의 쇠퇴와 노동자계급―노동자계급은 어디에 있는가?
자본주의 쇠퇴기의 위기의 본질과 코뮤니스트 운동의 전망 _오세철
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한국노동운동의 역사적 평가와 전망 _안승천
토론문 _김형계
토론문 _고민택
토론문 _조돈문
[토론회 스케치] 토론회 《오늘의 변혁을 말한다》는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였나?

《이슈와 논쟁》
감시와 검열 권하는 사회를 넘어서─유소희 교수 사건에 대한 단상 _임순광
협동조합을 생각한다 _조남수
사회적 연대로 사회적 파업을―희망버스이후 연대의 정치와 사회적파업연대기금 _권영숙

《사람을 만나다》
이목 선생님 인터뷰

《대구21》
나의 58일간의 타워 고공농성 투쟁이야기 _배진호
민주노총 임원 ‘돌직구’인터뷰 _임성열, 이재식
철도는 후손에게 물려줄 공공재 _김병석
함께하는 배움공동체 교육공간 ‘와’ _서장수

《외국 노조》
히로시마연대유니온 20년의 성과와 전망(요약) _요시나가 히시로
히로시마에서의 반핵?반원전 운동과 피폭노동 조지를 위한 노동조합 투쟁
_잇칸다 야스히로
일본 노동운동 진영과의 교류 보고―히로시마에서 대구로 오다 _임순광

《경제읽기》
‘보이지 않는 손’의 진실 _조덕연

《노동과 문화》
[만평] 새해 선물 _임복남
[음반소개] “환하게”를 세상에 내놓으며 _우창수
[독후감]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읽고 _성빛나
[서평] ‘프랑스’ 내전을 읽고―국가와 민주주의에 대한 오래된 구상 _전근배

《독자후기》
공공부문의 노동자들을 생각해보게 되다 _박수규
바리케이트 위에 서서 전선을 보다 _빛나

도서소개

『레프트 대구』 08호. 이번호에선 특집으로 손호만 전교조 대구지부 참교육실장의 「교원노조운동의 역사 - 4 19 교원노조를 중심으로」, 이배호 전교조 경북지부 지부장의 「전교조투쟁의 의미와 앞으로의 전망」, 천재곤 전교조 대구지부 지부장의 「전교조 ’법외노조화‘의 쟁점과 과제」, 임순광 《레프트 대구》 편집위원의 「시간제 교사, 학교 불안정노동 확산의 시한폭탄」을 읽으면 전교조 운동의 과거 현재 미래를 통시적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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